컴퍼니 제 348호 (2002년 08월 05일)

상상을 뛰어넘는 무대 예술의 극치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5

체호프의 단편 <검은 수사 designtimesp=22637>는 소설 특유의 서술적인 화법이 대화체보다도 더 함축적이며 의미심장하다고 여겨지는 작품. 때문에 연극화가 불가능하다고 인식돼 왔다. 그러나 카마 긴카스는 이를 과감히 무대로 불러내 그만의 혁신적인 무대언어를 입혔다.

<검은 수사 designtimesp=22640>는 2000년 러시아 연극계 최대의 화제로 떠올랐고, 긴카스에게 러시아의 권위 있는 연극상인 시걸상 최고연출가상을 안겨주었다. <검은 수사 designtimesp=22641>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공연됐을 당시 연극팬들은 회당 겨우 수십여 장으로 제한돼 있는 티켓을 구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만 했다.

이렇게 좌석을 구하기 힘들었던 것은 다름 아닌 긴카스의 과감한 무대연출 때문이었다. 전설 속에 존재하는 ‘검은 수사’에 대한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펼쳐내기 위해 긴카스는 정상적인 무대와 과반수의 객석을 포기하는 모험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그가 선택한 새로운 공간은 극장의 2층.

그는 객석 2층의 발코니에 플랫폼을 덧붙여 심플하면서도 상징적인 무대를 창조해냈다. 이는 한국공연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총 3개 층으로 이뤄진 LG아트센터의 1층과 3층 좌석은 모두 비워둔 채 객석 2층 발코니에 특수무대를 설치해 같은 층에 위치한 단 200석의 좌석만이 관객들에게 개방된다.

공연장에 입장한 관객들은 어둠 속에 떠 있는 인상적인 가설무대와 저 바깥의 어둠 속으로 아득하게 펼쳐진 미지의 공간 (실제로는 극장의 1층과 무대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이렇게 전통적인 공간개념을 탈피해 최대한 단순화된 무대는 소설 속의 배경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해낸다. 배우들은 관객의 좌우와 뒤쪽에서 등장함으로써 크지 않은 무대공간을 더욱 확장시키는 동시에 객석쪽으로 보다 가까이 접근해 배우와 관객 사이의 교감을 극대화한다.

그리고 관객들은 바로 이 공간 안에서 검은 수사의 신비로운 환영을 목도하게 된다. 주인공 코브린의 환상과 신기루 속에서만 존재하는 검은 수사. 천년 만에 나타나는 이 미스터리한 인물은 관객의 예측을 깨고 눈 깜짝할 사이에 나타났다가 발코니 아래의 어둠 속으로 뛰어내려 사라지기도 하고, 돌연 저 먼 아래층 무대의 암흑 속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그와의 만남은 관객들의 영혼을 뒤흔들어 놓을 만큼 강렬하다.

이렇게 독특한 무대연출과 더불어 빛나는 것은 긴카스의 실험적인 어법이다. <검은 수사 designtimesp=22654>에 등장하는 4명의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극중인물을 연기하는 동시에 그 인물에 대한 해석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연기한다.

예를 들면 타냐 역을 맡은 여배우가 “타냐는 오랜만에 돌아온 코브린을 보고 매우 반가워했다. 정말 오랜만이군요!” 하는 식으로 자신의 대사, 행동뿐만 아니라 지문과 배경설명까지 모두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파격과 혁신적인 연출을 통해 연극팬들은 세계적인 공연을 맛볼 수 있는 좋을 기회가 될 것이다.

일시 : 8월30일(금)~9월5일(목)

장소 : LG아트센터

문의 :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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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