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패널 생산, 딩골핑 . 로젠버그 공장에도 제공...노사 '윈윈' 전략으로 순익 증가세

특별취재팀= 이창희 기자(취재)·김진상 자동차전문가·황선민 기자(사진)독일 BMW그룹의 뮌헨 자동차공장은 딩골핑, 로젠버그와 함께 3대공장으로 꼽힌다. 1만1,000명이 근무하는 여기에서는 BMW의 주력 차종인 3시리즈(세단 및 콤팩트 카)가 생산된다. 지난해 판매된 53만여대의 3시리즈 중 20여만대를 이곳에서 만들었다.이 공장이 눈길을 끄는 것은 산업단지 내 위치한 다른 자동차공장들과 달리 도심지의 주거지역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안드레아스 헤메르레 뮌헨공장 홍보담당은 “지역주민들과 공장일로 충돌한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주변 친화적인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고 귀띔한다.매일 800여대의 3시리즈가 쏟아져 나오는 뮌헨공장은 여느 공장들과 마찬가지로 프레스공정부터 시작된다. 이곳은 뮌헨공장 내 모든 공정들 가운데 가장 바쁜 곳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수입된 냉연강판을 사용하는 이곳은 최고 500t짜리 프레스로 각종 패널들을 생산, 자체 사용하고 딩골핑, 로젠버그 및 기타 해외공장 등에도 보낸다.때문에 이곳에서는 2교대(오전 6시~오후 3시·오후 3~12시)근무하는 일반 조립공정과 달리 3교대로 공정라인을 매주 140시간 가동한다. 프레스 재고량은 10일분이지만 생산라인에 흘러가는 것을 제외한 순수재고량은 3일분에 불과하다고 한다.생산된 각종 패널들은 화이트보디(White Body) 라인으로 보내져 자동차 형태를 갖추게 된다. 여기에서는 자동차 앞ㆍ뒤ㆍ중간 부분이 동시에 용접된다. 헤메르레 홍보담당은 “이곳에서는 100% 로봇이 4,500여곳을 용접해 초기단계의 자동차 틀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렇게 만들어진 차체는 매시간 검사를 거쳐 불량품이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한다”고 덧붙인다.BMW가 가장 신경 쓰는 곳은 도장라인(Painting Line). 도장기술에 관한 한 세계 최고로 정평이 나 있다. 최첨단의 페인트 분사장치 등을 갖췄으며 칠 흐름,윤기 정도 등을 수시로 체크해 불량률 제로에 근접하고 있다.프레스, 화이트보디, 도장라인은 거의 로봇이 작업을 한다. 일이 위험할 뿐만 아니라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립라인으로 들어서면 사람이 눈에 많이 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여러 인종의 근로자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뮌헨공장의 경우 50%에 가까운 근로자들이 독일 외의 지역 출신들이다. 때문에 BMW는 다양한 인종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데 상당히 적극적이고, 이는 해외 여러 나라에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언더보디 조립, 차체 돌려 작업르노의 플렝공장과 마찬가지로 근로자들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하다. 남녀가 함께 라인에서 일하는 것도 매우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취재진의 사진촬영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조립라인 이곳저곳에서 사진촬영을 할 때마다 작업반장이 와서 이유를 묻고 “(공장책임자로부터) 허락을 받았다”는 홍보담당의 말을 듣고서야 물러날 정도였다. 헤메르레 홍보담당은 “작업 중 근로자의 얼굴 정면사진은 촬영하지 않기로 노조와 협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한다.BMW 조립라인의 특징은 작업자들이 편한 근무환경이다. 언더보디 조립은 차체 바닥이 근로자의 정면을 바라보도록 세운 상태에서 작업에 따라 차체를 10·15·25도 등으로 기울일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차체를 작업자의 키에 따라 자동조절이 가능하도록 했다.또 작업자들에게는 무선 토크콘트롤(나사를 조이는 기계)을 제공, 전선으로 인한 이동에 따른 불편함과 차체 흠집 등을 없앴다. 작업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품재고는 불과 2~3시간으로 줄이고 공간활용을 높이는 등으로 비용을 줄이는 ‘저스트 인 타임’ 시스템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었다. 엔진 및 구동, 머플러시스템으로 이뤄진 파워트레인에 조립된 차체를 뚜껑처럼 씌우는 것은 르노자동차 플렝공장의 클리오 조립라인과 같아 보인다.조립라인을 통과한 자동차는 최종 검사라인에서 테스트를 받는다. 수출 차종의 경우 검사직원이 각 나라의 규격에 맞게 제대로 이뤄졌는지 꼼꼼하게 조사한다.BMW는 2년마다 임금단체협상을 벌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임금을 15% 인상했다. 그럼에도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7%의 순이익을 올렸다.이와 관련, 동행한 김진상 자동차전문가는 “임금이 대폭 인상됐음에도 순이익을 많이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전반적으로 노사가 서로 ‘윈윈’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돋보기 / 김진상 자동차전문가가 본 뮌헨공장작업환경 배려한 라인설계 ‘인상적’독일 BMW의 뮌헨공장은 근로자들의 작업환경에 상당한 배려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웬만한 공정에 사람이 아닌 로봇을 투입한다든지, 언더보디 조립시 차체를 돌린다든지, 작업대의 높이를 종업원의 키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무선 토크콘트롤도 작업자를 위한 배려에서 나온 것이다. 보통은 유선 토크콘트롤로 인해 작업자들이 일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거나 이로 인한 부주의로 차체에 흠집을 내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즉 무선으로 인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공장 바닥의 쿠션은 들뜸현상이 없었다.부품은 손상방지를 위해 박스에 잔뜩 쌓아놓는 대신 한 개씩 걸어놓고 작업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 같은 노력이 품질불량 제로로 이어지고 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상승시키는 원동력이 됐다고 본다. 특히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사 양측의 노력에서 BMW가고품질의 최고급 자동차메이커로 올라선 이유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