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똥 가루 . 합격기원 응가 . 방구폭탄 등 다양...전문 쇼핑몰까지 등장

‘뻐꾸기 (똥)가루’를 얼굴에 바르고, ‘조랑말 뼈’를 갈아 우유에 타서 먹는 사람. 바람기 많은 남자친구의 팬티에 ‘자물쇠’를 채우는 여자.영화 <엽기적인 그녀 designtimesp=22763>의 속편쯤에나 나올 법한 이런 상황이 요즘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엽기상품’들이 장안에 심심찮게 나돌며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먼저 ‘뻐꾸기 가루’로 불리는 피부미백제의 경우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엽기화장품으로 이미 자리잡은 상태.현재 인터넷 포털업체 프리챌의 쇼핑몰 바이챌(www.buychal.com)에서도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한때 프리챌 쇼핑몰 베스트셀러 4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일본에서 ‘우구이스 가루’라는 이름으로 잘 팔렸다는 이 제품은 뻐꾸기 똥을 말려 가루를 낸 천연 화이트닝. 옛날 가부키 배우나 기생이 화장할 때 쓴 것에서 착안해 만든 제품이다.매화나무 잎을 먹고 사는 ‘매화나무 뻐꾸기’의 변에 단백질 및 지방분해효소와 미백효소 등이 많이 포함돼 있다는 설이 있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효능을 봤다는 사용자들의 입소문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만은 사실. 세수할 때 티스푼의 3분의 1 정도를 비누나 폼클렌징에 섞어 쓰면 된다.이 제품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고 보따리상들이 들여와 몇몇 화장품 상점에서 유통되는 실정.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만큼 인터넷 쇼핑몰에서 잘 팔린다. 프리챌 서영선 과장은 “기능성 화장품치고는 1만5,000원 정도로 가격도 저렴해 수요가 늘고 있다”며 “현재 8개 인터넷 상점에서 올리는 전체 매출이 월 1,500만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업체들 엽기 신제품 속속 출시최근 출시된 일명 ‘자물쇠 팬티’도 충격적인 엽기상품이다. 패션 전문 업체 인따르시아의 기능성 팬티 브랜드 ‘바쉬’에서 내놓은 이 엽기팬티는 제품 이름도 ‘엄중단속’으로 엽기 그 자체. 마치 중세의 정조대를 연상케 하는 이 제품은 평소에는 일반 팬티처럼 입다가 위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 허리선에 내장돼 있는 금속줄(체인)을 당기면 팬티줄이 조여져 절대 벗겨지지 않도록 만들었다.열쇠를 꽂아야만 벗을 수 있는 완벽한 정조팬티다. 이 팬티의 잠금장치 역시 인따르시아가 개발해 이미 실용신안등록까지 마친 상태. 크기나 착용감이 기존 팬티와 다르지 않고 리본무늬의 수를 놓아 디자인까지 돋보인다. 핑크계열의 여성용 이외에도 블루톤의 남성용 제품도 나와 있다. 가격은 2만7,000~2만9,000원 정도.김현제 인따르시아 사장은 “이 팬티는 요즘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독특하고 엽기적인 트렌드에 잘 들어맞는다”며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해 젊은 연인들의 선물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업체는 커플팬티, 입체팬티 등 기능성 속옷제품을 선보여 왔다.한때 인기 개그맨 유재석씨가 방송에 신고 나와 화제를 모았던 덧버선 모양의 스니커즈 양말의 대를 잇는 엽기양말도 시중에 나돌고 있다. 발끝과 뒤꿈치만 걸어서 덮는 양말을 비롯해 누드양말까지 하나같이 보기만 해도 웃음을 자아낸다.인터넷 검색 포털사이트 엠파스 내 소호몰 중 발냄새 제거 용품점 ‘클린풋(soho.empas.com/vasse)에서도 엽기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냄새 나는 발, 피로한 발, 각질이 심한 발, 무좀 있는 발 등을 보호하는 엽기제품을 내놓았다. 운영자인 이세려씨(31)는 “쇼핑몰 입점을 고민하던 중 풋케어 상품이 틈새시장을 뚫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현재 월매출은 400만원 정도에 20~30%의 순익을 남긴다”고 밝혔다.인터넷 풍자신문 딴지일보가 운영하는 딴지몰에서도 엽기상품들을 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일명 엽기팔베개. 일종의 인공팔로 남성의 근육질 팔을 본떠 여성들이 베고 자도록 한 제품. 남편의 팔이 저리지 않으면서 아내에게 팔을 베게 하는 데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손가락 베개’, ‘발 베개’처럼 특정 신체 부위의 피로를 풀어주는 앙증맞고, 기상천외한 베개들도 돌아다닌다. 이 밖에 한 번 입고 버리는 일회용 속옷도 엽기라면 엽기다. 몇몇 인터넷 쇼핑몰에서 공동구매로 잘 팔리는 상품 중 하나다. 일회용 브래지어, 일회용 팬티 등이 있다.지방특산물 중에도 엽기스러운 상품이 있다. 제주도 성읍 민속마을에서 볼 수 있는 말 뼛가루가 그것. 찾는 사람이 늘자 현재 제주식품이 이 말 뼛가루를 양산해 포장판매하고 있다. 사골만큼 몸에 좋다는 이 말 뼛가루는 그냥 물에 타서 먹을 수도 있다.다음커뮤니케이션이 운영하는 다음쇼핑(shop.daum.net)에서도 엽기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요즘 인기를 모으는 ‘못에 뚫린 손가락’은 공연이나 깜짝 이벤트에 활용하기에 적당하다. 방귀소리가 나는 ‘방귀폭탄’도 이벤트에 효과적인 인기 소품이다. 여기에 남성의 ‘물건’에 특별한 배려를 한 남성용 팬티 ‘엽기빤쭈’까지 등장했다. 이와 함께 상품정보를 주고받는 카페들도 몇 군데 생겨났다.엽기적인 상품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있다. 바로 엽기(www.yupgymall.com)이 그곳. 여기서는 연인과 친구들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에서 집안을 꾸미는 이색적인 인테리어 소품까지 놀라움과 웃음을 줄 엽기적인 제품들을 망라하고 있다. 엽기몰의 인기 상품은 단연 전화기.전화 수화기 모양의 ‘엽기폰’은 엽기몰을 통해 연예인들에게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히트를 친 상품 중 하나다. 지난해 문을 연 후 지금까지 꾸준히 매출이 오르고 있다. 이곳에 들어와 쇼핑하는 고객층도 계속 확산되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10대 학생들이 주류를 이뤘지만 요즘은 20~30대 직장인들도 즐거운 사무실을 꾸미기 위한 소품용으로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이 엽기몰을 운영하는 IVB의 허창도 사장은 “최근 엽기몰과 유사한 쇼핑몰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 타 쇼핑몰보다 한 발 앞서 상품을 업데이트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혐오스러운 것에서 재미있는 것으로 발전현재 이런 엽기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인터넷 쇼핑몰만 줄잡아 수십여개에 이른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시장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엽기상품들은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주로 미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직ㆍ간접적으로 들어오고 있다.하지만 엽기토끼, 우비소년 같은 국내 캐릭터들의 약진도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마케팅전문가들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일상과 상식에서 벗어난 엽기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또 “요즘은 엽기란 말이 혐오스러운 것에서 재미있고 발랄한 것으로 바뀌면서 엽기제품도 대부분 박장대소할 만한 것들로 탈바꿈했다”며 “여기에 기능성을 가미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면 시장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일본의 경우 이미 탄탄하게 자리잡은 엽기상품 브랜드가 5개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기존 팬시점들과 제휴할 경우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몇몇 창업 컨설턴트들은 소호몰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엽기상품들을 유망 아이템으로 추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