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354호 (2002년 09월 16일)

“영어요? 귀 뜨이면 입은 그냥 열리죠”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5

9월4일 오후 서울 강북구 도봉동에 위치한 영어이야기 서울 도봉점. 10명 남짓한 아이들이 헤드폰을 끼고 영어공부를 하고, 신미영 원장(41)은 그날 푼 문제를 채점받으려는 초등학생들에 둘러싸여 있다. 리스닝룸 안쪽의 스터디룸에는 보조선생님이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에는 적잖은 나이지만 수강생들은 신원장을 친구처럼 여기고 장난치기를 좋아한다. 장난꾸러기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비결을 묻자 ‘공부는 재미있게’라는 평소 소신 덕분이라고 답한다.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으면 못하는 일이에요. 같이 영어로 게임을 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친해졌죠. 지금은 다들 자식 같아요.”

영어로 게임하고, 노래 부르며 ‘교육’

중학교에서 10년 동안 영어를 가르치던 신원장이 교편을 놓은 것은 지난 91년. 맏딸이 중병으로 앓아누워 간호할 사람이 필요했다. 다행히 딸의 병세가 호전되자 다시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신원장은 동네아이들을 모아 집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영어듣기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공부방이 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은 올해 초.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자신 있던 터라 지난 3월 집 근처 아파트단지 내 상가에 학원을 차렸다. 처음 창업을 한 사람이면 으레 하는 전단지 돌리기도 하지 않은 이유는 10년 넘게 산 동네라 워낙 이웃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 창업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학원생은 모두 60여명. 10평 남짓한 작은 학원치고 꽤 많은 편이다. 몇 달 안돼 많은 원생들을 모은 비결은 바로 ‘어머니들의 마음’을 뺏은 덕분이라고 귀띔한다.

“사춘기아이들이라 고민이 많잖아요. 부모님한테 말 못할 고민도 저한테는 하곤 해요. 나중에 부모님과 상담할 때 알려드리면 참 고마워하시죠. 덕분에 지금껏 그만둔 아이가 한 명도 없어요.”

영어듣기방이란 이름답게 수업은 듣기능력을 키우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우선 귀가 뜨여야 말문도 자연스레 열린다는 점에 착안한 것. 수업은 일주일에 5일, 매일 1시간씩 한다. 먼저 리스닝룸에서 30분 동안 원생의 수준에 맞는 교재로 듣기훈련을 하고 그후 강사가 얼마나 이해를 했는지를 체크하는 식이다.

따로 스터디룸을 마련해 그곳에서 15분 동안 말하기 훈련도 한다. 원생들의 월 수강료는 주 5일 기준 10만원이다. 일주일 내내 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해 주 3일, 주 2일 코스를 만들어 각각 8만5,000원, 6만5,000원을 받고 있다.

강사모집·관리하는 것도 수월 ‘강점’

신원장이 창업을 하는 데 든 비용은 모두 1,800만원이다. 점포를 임대하는 데 1,000만원이 들었고, 인테리어비용으로 600만원을 지출했다. 본사가맹비와 교재비로 각각 100만원을 썼다. 반면 한 달 매출은 480만원 선. 여기서 점포임대비 35만원과 교재비 100만원, 그리고 관리비와 인건비 50만원을 제한 295만원이 수익이다. 인건비 35만원은 일주일에 3일 동안 아이들 가르치는 것을 도와주는 대학생에게 지불한다.

이 사업의 장점은 강사를 모집하고 관리하는 것이 다른 교육사업에 비해 수월하다는 점이다. 듣기 위주의 교육을 하기 때문에 강사가 지도하기 쉬우며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일반 학원보다 두 배의 인원을 관리할 수 있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신원장은 중학교에서 영어선생님을 했기 때문에 따로 강사를 둘 필요가 없어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영어가 초등학교 필수과목이 된 이래 초등학생 전문영어학원이 주위에 많이 생겼지만 신원장은 분명히 차별화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형 학원에서는 1대1로 교육을 받는 게 힘들잖아요. 소극적인 아이들은 선생님과 친해지기 힘들어 효과를 보기 어렵고요. 저희는 듣기를 강조하는데다 1대1 교육이 원칙이라 많이 찾으시는 것 같아요.”

신원장은 새로운 책에도 관심이 많다. 바로 아이들 교육에 부교재로 쓸 요량이다. 일주일에 두 번은 시내의 대형 서점을 방문해 새로 나온 영어책을 들여다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워낙 천차만별이거든요. 똑같은 책으로 공부해서는 비효율적이죠. 본사에서 교부하는 교재 외에 아이들 개개인에 맞는 책을 선물하곤 해요. 선생님한테 선물받았다고 집에서도 자랑한데요.”

신원장은 앞으로 미국인 강사를 영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 아무래도 아이들의 발음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에서다. 교단을 떠난 이후 느꼈던 아쉬움을 이곳에서 풀 수 있어 보람을 많이 느낀다는 신원장이 꼭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있다. 다름 아닌 이제 곧 중학생이 될 초등학교 6학년 원생들이 “그동안 잘 가르쳐줘서 감사합니다”는 말이다.

“오전에는 좋아하는 영어 공부도 틈틈이 할 수 있고 집안 살림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랍니다.”

인터뷰를 마친 신원장의 책상 앞으로 하루 동안 배운 것을 자랑하려는 아이들이 환한 얼굴로 몰려들고 있었다. (02-444-6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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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