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354호 (2002년 09월 16일)

‘밀리면 끝장’… 위스키 9월 대전 ‘한창’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5

국내 위스키 시장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시장이 이미 고성장궤도에 오른데다 업체간 브랜드 이동으로 지각변동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위 업체인 ‘임페리얼’의 진로발렌타인스와 2위인 ‘윈저’의 디아지오코리아간 선두다툼이 치열하고, 지난 7월 롯데 ‘스카치블루’에 3위 자리를 내주며 4위로 밀려난 하이스코트가 ‘딤플’의 뒤를 이을 ‘랜슬럿’ 신제품 2종을 내놓으며 대반격에 나섰다. 여기에다 98년 6월 위스키 시장에서 철수한 ‘주류 명가’ 두산도 복귀를 서두르고 있어 시장쟁탈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국내 위스키업체들이 불꽃 튀는 ‘9월 대전’을 벌이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나날이

커지고 있는 시장규모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98년 이후 지난 4년 동안 소주ㆍ맥주 시장이 한 자릿수 성장에 머무른 반면, 위스키는 평균 26%(출고량 기준)의 고성장을 거듭했다.

위스키 판매량은 지난해 1∼7월(누적) 179만9,741상자(500㎖ 18병)에서 올해 1∼7월에는 204만7,170상자로 13.7%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이는 맥주(3.6%), 청주(7%), 소주(-3.9%) 등의 신장률과 비교해 볼 때 위스키의 폭발적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다 고급 위스키 시장의 급성장도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는 올해 1~7월 24만4,448상자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8%나 증가했다. 이에 비해 12년산 프리미엄급은 13.5%가 늘어나는 데 그쳤고, 5년 이상 스탠더드급 위스키는 오히려 23% 감소한 것.

이와 함께 하이스코트가 내년부터 ‘딤플’ 브랜드를 디아지오코리아에 넘겨야 하고 위스키 시장에 복귀한 두산이 각각 ‘슈퍼프리미엄급’ 신제품을 내놓는 등 시장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위스키 시장(지난 7월 점유율 기준)은 진로발렌타인스(34.5%)와 디아지오코리아(24.8%)가 1, 2위 다툼을, 하이스코트(14.7%)와 롯데칠성(11.8%)이 3, 4위 다툼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각사의 총력전이 예상되는 9월의 한판 승부에 따라 향후 시장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로발렌타인스·디아지오 1위 경쟁 ‘점입가경’

1, 2위 다툼은 그야말로 불꽃이 튈 정도로 격렬하다. 진로발렌타인스는 대표 브랜드 ‘임페리얼’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올 들어 기존 1위 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옛 씨그램코리아)의 ‘윈저’를 크게 따돌렸다.

진로발렌타인스는 2000년 8월 데이비드 루카스 사장이 부임하면서 위스키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음주문화를 알기 위해 회사 임원들은 직원들과 함께 어울려 ‘막걸리 파티’를 여는 등 현지화 작업부터 시작했다. 또 국내에서만 생산ㆍ판매하는 ‘발렌타인스 마스터스’를 출시해 한국적인 입맛을 강조하면서 슈퍼프리미엄급 공략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위조방지캡이 부착된 프리미엄급 위스키 ‘임페리얼키퍼’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당당하게 1위에 올라선 것. 가짜 위스키에 대한 불안감이 만연했을 때 유흥업소들을 중심으로 위조주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킨 전략으로 위스키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던 ‘임페리얼’이란 브랜드는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진로발렌타인스는 올해 임페리얼의 시장점유율을 40%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주류업계에서는 진로발렌타인스의 1위 자리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지난 4월 하이스코트가 판매했던 ‘조니워커’ 시리즈를 인수했고, 내년부터는 하이스코트의 대표 브랜드인 ‘딤플’도 판매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로 진로발렌타인스의 임페리얼이 시장점유율 38.8%로 1위지만 ‘윈저’(27.9%)와 ‘딤플’(12.9%)을 합하면 디아지오코리아가 진로발렌타인스를 앞서게 된다.

이미 대표 브랜드 ‘윈저’ 17년산의 경우 최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슈퍼프리미엄급 시장에서 79%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경쟁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토종브랜드임을 내세워 국내 슈퍼프리미엄급 시장을 휩쓸고 있는 것.

최근 하이스코트, 두산 등이 잇따라 17년산 경쟁에 뛰어든 것을 계기로 디아지오코리아는 좀더 다각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고급화와 다양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업소 위주의 획일적인 마케팅에서 벗어나 일반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자사가 운영하는 홈페이지(www.whisky.co.kr)를 통해 뮤지컬 <레미제라블 designtimesp=22838> 공연에 100명을 초청하는 등 문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그중 하나다. 홍정의 마케팅 과장은 “앞으로도 시사회,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벌일 예정이다”면서 “윈저의 브랜드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사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바 문화가 급속도로 자리잡으면 바 마케팅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세계 최대의 주류회사인 영국 디아지오사의 한국법인으로 씨그램이 디아지오에 흡수ㆍ합병되면서 지난 7월1일 씨그램코리아에서 디아지오코리아로 사명을 바꿨다. 윈저17과 함께 조니워커 3종의 슈퍼프리미엄급 브랜드와 윈저12, 조니워커 블랙, 크라운 로얄 등 3개의 프리미엄급 브랜드, 그리고 스미노프(보드카), 베일리스(리큐르), 고든스(진)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다각적으로 국내 위스키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하이스코트와 롯데칠성은 ‘엎치락뒤치락’

위스키 시장에서 3ㆍ4위 다툼도 1, 2위 못지않게 치열하다. 롯데칠성음료의 스카치블루가 지난 7월 처음으로 하이스코트의 딤플을 제치고 위스키 판매 3위로 올라섰다. 스카치블루가 7월 한 달간 전년 동기 대비 66.7%가 늘어난 3만5,292상자를 판매된 반면, 딤플은 3만4,493상자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시장점유율도 12.9%로 처음으로 스카치블루에 밀리는 치욕을 겪었다.

롯데칠성의 약진은 눈부시다. 롯데칠성이 ‘스카치블루’를 출시한 것은 지난 97년 말. 98년에는 매출액이 4,000만원(주세포함)에 불과하던 것이 2001년 1,200억원으로 늘어나 4년여 만에 무려 3,000배의 성장을 기록했다. 올 예상매출액은 지난해보다 60%가 늘어난 2,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롯데칠성의 선전은 국내 주당의 입맛을 분석해 21년산 원액과 6년산 원액을 절묘하게 브랜딩해 ‘스카치 블루 인터내셔널’을 탄생시킨 데서 찾을 수 있다. ‘몇 년산’이라는 숙성기간보다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맛과 향에 신경을 쓴 것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 자체 평가다.

무엇보다 위스키의 주 소비처인 유흥업소 진입에 총력을 펼친 것이 주효했고, 이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계획이다. 유흥업소 진입 전략은 치밀했다. 위스키 선택권은 이른바 ‘마담 손안에 있다’고 판단, 영업사원들에게 1인당 5~10개의 대형유흥업소를 할당했다.

영업사원들은 영업이 시작되기 전인 오후 5~9시 업소에 찾아가 영업 준비를 직접 도왔다. 테이블 세팅작업은 물론 심지어 화장실 청소까지 하며 인간적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약 3개월이 지난 후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렇게 형성된 신뢰관계는 지금까지도 ‘스카치블루’ 선전의 발판으로 작용하고 있다.

광고 및 판촉전략은 주 소비층을 겨냥한 타깃 마케팅이었다. 수백억원에 이르는 광고물량 경쟁에 가세하지 않고 오피니언 리더들이 자주 보는 전문지나 시사지에 집중적으로 광고를 실었다. 또 대학교수, 비즈니스맨 등 전문직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시음회 및 제품증정을 통해 제품을 알렸다. 현재까지 시음회에 참가한 인원이 35만명에 이를 정도다. 마케팅 구전효과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한 가지 약점은 ‘스카치블루’의 21년산, 17년산, 인터내셔널의 3종류 중 인터내셔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95%가 넘는다는 점이다. 시장이 뚜렷하게 고급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진 것이다. 롯데측은 서두르지 않으면서 조직을 보완하고 광고증대에 신경 쓸 계획이다. 4위로 처진 하이스코트가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는 등 명예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다. 또 신제품의 출시계획도 없다.

한편 롯데칠성에 3위 자리를 내준 하이트맥주 계열 ‘하이스코트’는 위스키 신제품 ‘랜슬럿’을 9월3일 출시하며 명예회복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이스코트가 랜슬럿 출시에 들인 비용이 100억원 이상으로 알려질 정도로 총력태세다. 랜슬럿의 시판에 맞춰 종합일간지 등에 전면광고를 낸 것도 지난 96년 OB맥주와 하이트맥주가 맥주업계 1위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일 때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이뿐만 아니다. 하이스코트는 랜슬럿 12년산과 17년산 2종을 시판한 데 이어 올해 안에 21년산과 30년산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슈퍼프리미엄급’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하이스코트가 새 브랜드를 출시한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주력 브랜드의 소멸. 그

동안 판매해 오던 ‘딤플’과 ‘조니워커’의 판매권이 올 7월 신설된 디아지오코리아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연말까지만 딤플의 재고 물량을 판매할 수 있는 하이스코트는 판매할 수 있는 브랜드가 없어진 난처한 상황에 놓였던 것이다.

따라서 연말까지 기존 딤플을 판매한 노하우와 하이트맥주의 막강한 영업력을 살려 7.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까지 시장점유율을 18%로 높여가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갖고 있다.

돋보기 / 업소 판촉전략 백태

거물급 마담들에게 선물공세하며 ‘러브 위스키’

‘마담을 잡아라.’ 서울 강남지역을 담당하는 주류업체 영업사원들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강남 일대는 전국 위스키 시장의 20%를 소비하는 지역. 그중 80% 이상의 위스키가 룸살롱, 단란주점 등 이른바 강남의 ‘업소’에서 판매된다.

따라서 영업사원들에게는 업소를 관리하는 ‘마담’의 힘은 그야말로 막강하다. 업소를 찾는 고객들이 대부분 술에 취한 상태에서 마담이 권하는 위스키를 그대로 마시는 게 다반사기 때문이다. 마담들은 사장이라기보다 지배인이다. 거물급 마담의 경우 수억원의 몸값이 따라다닌다.

업소를 옮길 때 고객리스트는 물론 여종업원, 웨이터 등과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최근 마담들의 특징은 재색을 겸비한 젊은 인텔리다. 갓 대학을 졸업한 20대 마담도 등장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주류업체들은 거물급 마담을 잡기 위해 여행권, 선물세트, 골프 초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색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모 주류업체는 강남 거물 마담들을 상대로 ‘뉴비틀’을 선사하는 프로모션을 벌였다고 알려져 있다. 자사가 출시한 위스키 판매량이 가장 높은 마담들에게 ‘뉴비틀’을 선물한 것.

이로 인해 마담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높은 판매량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최근에는 신제품을 런칭할 때 공식적인 기자간담회 뒤 마담들을 불러 비공식적인 간담회를 가지는 것이 관례일 정도라고 관련업계 영업사원들은 말했다.

돋보기 / 위스키 제대로 마시는 법

어름물 곁들여야 위장보호 ‘OK’

위스키처럼 알코올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면 위장의 맨 아래부위에 있는 유문이 심한 경련을 일으키고 움츠러든다는 것은 정설이다. 장으로 내려가는 출구가 순간적으로 막혀버린다. 이렇게 되면 알코올이 위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지고 위점막의 손상도 커지게 된다.

아울러 다른 음식물의 소화도 어렵게 한다. 독한 술을 급히 마셨을 때 구토를 하거나 속이 울렁거리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빈속에 마시면 그 정도가 훨씬 더하다. 따라서 빈속에 위스키는 절대 금물이다.

또 하나 절대로 과음하지 말라는 것이다. 양주를 마시고 취하면 간장의 손상은 물론 위장에도 엄청난 타격을 주게 된다. 가볍게 한두 잔으로 만족하는 것이 양주를 즐기는 요령이다.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에는 얼음물을 곁들여서 마시는 것이 좋다.

위스키는 육식으로 위가 튼튼한 서양인들이 만들어낸 서양술인데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를 과음, 폭음, 공복 음주 등을 하는 경향이 있다. 맥주에 양주를 섞어 만든 ‘폭탄주’는 절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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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