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바다출판사 대표김인호 바다출판사 대표(37)는 지난 7월 초 네덜란드에서 날아온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발신자는 ‘코스모스’라는 생소한 이름의 출판사. 이전에 거래한 적이 없는 회사인지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일주일도 안돼 김대표는 한국출판인회의로부터 같은 e메일을 전달받았다.“알고 보니 라는 책을 번역ㆍ출간하고 싶다는 편지였습니다. 저희의 답장이 없자 한국출판인회의로 같은 메일을 보냈더군요.”최근 김대표는 이 출판사와 선인세 3,000유로에 번역출판계약을 체결했다. 유럽 책을 수입할 때의 평균 선인세 2,000유로보다 높은 수준이다. 주한네덜란드대사관측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 서적이 네덜란드에서 번역ㆍ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책은 이미 지난 8월 초부터 일본에서도 팔리고 있다.지난 6월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국내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관련 서적은 30여종. 같은 인물을 놓고 출간된 여러 종류의 책 중 하나로서 네덜란드 현지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그는 책에 대한 설명으로 대답을 대신했다.“철저하게 경제ㆍ경영서에 초점을 맞춰 기획했어요. 우리나라는 미국의 잭 웰치 관련 서적처럼 특정인물의 경영비법을 분석한 책이 없었잖아요. 히딩크 감독을 보면서 ‘이거다’ 싶었죠. 곧장 스포츠기자와 경영학 교수를 섭외했습니다.”본격적으로 책의 발간을 준비한 것은 20여일. 다행히 공동저자 중 한 명이 6개월에 걸쳐 취재한 히딩크 감독의 자료를 갖고 있어 단시일 내에 양질의 책을 만드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일하다 보니 직원들이 지칠까 싶어 “책을 히딩크 감독 식으로 만들자”고 주문했다. 히딩크 감독이 500일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4강 신화를 이룬 것처럼 정해진 기간 내에 기적 같은 책을 한 번 만들어 보자고 격려한 것. 그렇게 이룬 직원들과의 단합도 그가 꼽는 성공비결이다.사실 그는 지난해 <블루데이북 designtimesp=22838>이라는 책으로 유명세를 치른 적이 있다. 출판업계의 히트상품인 이 책 역시 직원의 뜻을 존중한 덕분에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블루데이북 designtimesp=22841>은 제가 반대하던 아이템이었어요. 한 여직원이 ‘고향에 계신 어머니께 이 책을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라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기 전까지는요.”그런 그에게 일본으로, 유럽으로 책을 수출하게 된 ‘잘나가는’ 출판사 대표로서 포부를 묻자 대뜸 “책을 어떤 사람이 읽는지 아느냐”고 반문했다.“아직 자신에게 발전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책을 읽어요. 그런 사람들에게 좀더 큰 꿈을 안겨주고 싶습니다.”그래서 그의 최종 목표는 논픽션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다.“어린이에게 천사가 되는 꿈을 꾸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과학, 인문과학적 사고력을 키워주는 일도 중요하죠. 제가 그런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