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가요계 최고의 화제는 단연 ‘체리 필터’다. 한 달여 전부터 자주 전파를 탄다 싶더니, 처음 듣는 순간 그 특이한 제목과 강렬한 여성보컬, 귀에 쏙 들어오는 선명한 멜로디가 뇌리에 남았고 어느새 그 곡 <낭만 고양이 designtimesp=23120>가 TV 가요순위 1위 후보에 올랐다.결성된 지 올해로 6년째인, 그러나 대중에게는 무명이나 다름없던 인디밴드의 2집음반 타이틀곡이 가요순위 정상권에 올랐다는 건 그야말로 ‘충격’에 가까운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더구나 거창한 뮤직비디오를 통한 인기몰이나 인기 드라마, 영화, 광고의 삽입된 식의 특별한 홍보수단 없이 음악과 라이브 실력만으로 이루어낸 성공이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조유진(보컬ㆍ25), 정우진(기타ㆍ26), 연윤근(베이스ㆍ26세), 손상혁(드럼 & 랩ㆍ25) 등으로 구성된 체리 필터는 1997년 3월 결성된 이래 이른바 홍대 주변 라이브클럽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록밴드다.라이브활동 틈틈이 옴니버스 음반 ‘해적방송’(98), ‘Open the Door’(99),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designtimesp=23129>(99), <플란다스의 개 designtimesp=23130>(2000) OST 음반에 곡을 수록하며 영역을 넓혀가던 이들은 2000년에 드디어 데뷔음반 ‘Head-up’을 발표한다.당시 신선한 사운드로 록팬들 사이에 이름을 알리던 체리 필터는, 그러나 클럽의 침체와 인디 록계의 침체, 더 나아가 록계 전체의 침체로, 그리고 인디음반이라는 한계 때문에 대중과 폭넓게 만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라이브활동을 펼치던 이들은 일본 무대를 돌파구로 삼았다.지난해 여름부터 올 봄까지 일본에서 활동하며 모두 4장의 싱글과 1장의 정규음반을 발표했다. 이중 지난해 발표한 정규 음반 ‘The Doll’이 일본 오리콘 데일리 앨범 차트 20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이러한 일본에서의 ‘숨은’ 성공도 <낭만 고양이 designtimesp=23137>의 히트 이후에 새롭게 조명된 사실이다. 그만큼 체리 필터는 <낭만 고양이 designtimesp=23138>의 히트 이전에는 ‘숨어 있는’ 그룹이었다. <낭만 고양이 designtimesp=23139>의 성공비결은 단숨에 귀에 들어오는 경쾌한 멜로디와 홍일점 보컬리스트 조유진의 ‘예쁜 척’하지 않는 파격적인 보컬에 힘입은 바 크다.여기에 ‘크라잉 넛’ 멤버 한경록이 조유진의 이미지에 착안해서 썼다는 튀는 가사와 제목도 한몫 단단히 했다. 물론 성공의 가장 큰 원천인 뭐니뭐니해도 6년째 다져온 단단한 팀워크다.거침없는 솔직함·자유분방함이 특징이들은 2곡의 가사, 2곡의 편곡과 프로그래밍을 제외하고 작사, 작곡, 편곡, 프로그래밍을 모두 자체적으로 해결했다. 총 14곡의 수록곡의 특징은 젊음 특유의 솔직함, 거침없음, 자유분방함 등으로 표현될 수 있을 듯하다.한 곡쯤 들어 있을 법한 ‘평범한’ 발라드는 찾아볼 수 없고, 전반적으로 경쾌한 펑크록풍의 음악에 랩이 담긴 하드코어, 힙합 등도 담겨 있다. <낭만 고양이 designtimesp=23148>뿐만 아니라 다른 수록곡들도 대중이 듣기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로 낯설지 않은 느낌이다.2000년에 발매된 데뷔음반이 채 2만장이 되지 않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에 비해 체리 필터의 이번 음반은 발매된 지 두 달 만에 10만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러한 선풍적 인기는 체리 필터의 ‘잠자던’ 데뷔음반 판매량을 다시 깨워 데뷔음반이 추가로 3만장이 더 팔리는 이변까지 속출하고 있다.이러한 인기의 여세는 라이브무대로 고스란히 옮겨져 지난 10월25~27일 대학로 폴리미디어 씨어터에서의 열린 체리 필터의 라이브콘서트는 전회 매진을 기록하는 성황을 이뤘다. 이들은 10월28일부터 5박6일간 소속사가 마련해준 사이판 보너스여행으로 재충전한 후 11월과 12월, 전국투어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팬들이 선정해준 후속곡 <내게로 와 designtimesp=23153>로 또 한 번 인기몰이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