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독특한 제목의 애절한 발라드 <12월32일>이 인기다. 가수이름도 노래제목만큼 튀는 ‘별’이다. 흔한 단어지만 언제 들어도 예쁘고 신비감마저 감도는 한글이름이다. 더구나 영어 예명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말이다.이미 알려진 대로 신인여가수 별은 ‘박진영사단’(또는 JYP사단이라고 한다)의 두 번째 신예이다. 별은 이미 스타대열에 오른 ‘비’에 이은 JYP의 두 번째 작품인데 초반 인기몰이에는 일단 성공했다. 별에 이어 ‘노을’이라는 이름의 남성그룹도 ‘개봉박두’라 요즘 가요계는 가히 프로듀서 박진영의 전성시대를 방불케 한다.이미 여성가수 ‘진주’, 소년듀오 ‘량현량하’를 키워낸 바 있고 그룹 god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박진영은 박지윤, 이기찬 등 기성가수들의 음반프로듀서로 활동해 이들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놓으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잘나가는’ 프로듀서에게 발굴됐으니 별의 출발은 신인가수치고 성공적인 셈이다.별과 박진영이 만난 것은 2000년 1월 말. 충남 서산에 사는 김고은이라는 이름의 평범한 고교생이던 별은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서울에서 열리는 박진영 팬클럽 행사장을 찾았다. 운 좋게 기회를 얻어 팬 장기자랑 시간에 박진영의<난 designtimesp=23250>을 무반주로 불렀다. 여기서 박진영의 눈에 띄어 정식 오디션을 보고 합격해 JYP사단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힘겨운 트레이닝이 시작되었고 결국 3년 가까운 연습기간 끝에 데뷔음반을 발표했다.박진영이 발굴, 호소력 있는 가창력 돋보여‘여름 댄스, 겨울 발라드’라는 공식이 깨진 지 오래됐지만 날씨가 추워질수록 애절한 발라드를 듣는 맛이 더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연말도 다가오는 시점이기 때문에 <12월32일>을 듣기에는 더욱 제격이다.올해 안에 돌아오기로 약속한 남자친구가 돌아오지 않는 한 자신에게 1월1일은 없다는 슬픈 가사와 그 슬픔을 호소력 있게 잘 전달하고 있는 별의 예사롭지 않은 가창력은, 이 곡이 정식 녹음 전 데모(demo) 곡이라는 것, 그녀가 겨우 대학 1년생이라는 점에서 듣는 이를 더욱 놀라게 한다.하지만 그녀가 또래들처럼 발랄한 여대생이라는 것은 <12월32일> 다음에 자리한 발랄한 두 곡 <왜 모르니 designtimesp=23259>와 <별의 자리 designtimesp=23260>에서 새삼 실감하게 된다. <12월32일>의 느낌이 워낙 진하고 강렬해서 그 다음에 전혀 상반되는 발랄한 곡보다 <12월32일>의 여운을 좀더 이어지게 할 수 있는 느낌의 곡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박진영은 자신이 프로듀서를 한 가수들의 창법까지도 자신의 스타일과 닮게끔 만들 정도로 자신의 색깔과 개성이 강한 프로듀서인데 여성가수에게서는 상대적으로 덜 드러난다. 그러나 박진영이 작사ㆍ작곡한 노래에서는 영향의 정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별의 경우도 <바보같이 designtimesp=23263> <그가 멀어질 때 designtimesp=23264>와 같은 박진영의 곡에서는 특유의 진한 창법과 감성을 더욱 잘 표현해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이제 겨우 데뷔 2개월 남짓. 방송순위보다 한 발 앞서는 모바일 서비스 신청순위, 인터넷 음악사이트 신청순위 등에서 1위를 달림으로써 그 인기몰이를 실감케 하는 별의 <12월32일>, 그 제목에 해당되는 날짜인 2003년 1월1일 새벽에 정동진 바닷가에서 야외콘서트를 펼칠 계획인 신인가수 별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