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 현대차 .포스코 .현대중 . SKT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

‘재벌은 지고 대기업이 뜨는’ 신재계시대에는 어느 기업들이 간판스타로 등장할까. 이미 세계시장 곳곳을 누비며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SK텔레콤 등이 대표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경제는 이들 업체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업체의 위상과 미래전략을 알아봤다.삼성전자TFT-LCD 등 세계 1등상품 다수 보유삼성전자의 글로벌전략은 한 마디로 ‘고부가가치 상품의 생산ㆍ판매’로 압축할 수 있다. 저가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 대형할인마트에 물건을 넣지 않을 정도다. 휴대전화단말기 애니콜이 소니, 에릭슨, 필립스 등 경쟁제품보다 가격이 10~20%가 비싼 데도 불티나게 판매되고, TFT-LCD, VCR, 전자레인지 등이 세계 1등 상품으로 손꼽히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경쟁력은 어디에 있을까.“진정한 글로벌 초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문화, 제도, 프로세스, 인력 등 내부 역량을 한 단계 올리고 해외생산체제의 정착도 조속히 완성해야 될 것이다.” 윤종용 부회장의 올해 신년사에서 엿볼 수 있듯이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은 탄탄한 해외 거점에서 출발한다. 삼성전자의 해외 거점은 이른바 ‘리틀삼성전자’로 불린다.체질과 경쟁력에서 본사만큼의 역량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법인이라도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면 공장을 돌리거나 영업을 할 수 없다. 해외 거점이 제대로 움직이는지 파악하기 위해 해마다 5∼6월이면 본사 재무 관련 임직원들은 90여개 해외 거점에 대한 경영진단을 위해 세계 각지로 떠난다. 1개 거점당 파견인원은 3명. 4∼5일간 치밀하게 사업현황을 분석한다.해외공장은 반도체, 휴대전화단말기, 디지털TV, 모니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기지로 육성하는 한편 질적 성장을 이뤄 본사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경영주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지생산’을 통해 글로벌 니치시장 장악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삼성의 글로벌전략 중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철저한 현지화전략. 현지화 없이는 경쟁력도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중국 웨이하이시에는 산싱루(三星路)가 있다. 산둥성 정부가 삼성법인이 있는 인근 1㎞의 명칭을 이렇게 정했다. 오는 2051년 말까지 50년 동안 산싱루라는 도로명을 사용하고 광고판도 세울 수 있다.중국정부가 외국기업에 도로명칭을 제공한 것은 이례적인 일. 이에 대해 회사측은 이 지역에 프린터공장을 세운 데 대해 중국측이 보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사장단에게 “우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면서도 현지에서 원하는 그런 해외사업을 적극 개발하라”고 당부한 이후 글로벌 경영전략이 맞아떨어진 셈이다.글로벌 경영전략으로 삼성전자는 브랜드, 디자인 등 소프트 경쟁력에서도 이미 국내 최고이자 세계 최고수준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의 브랜드 평가회사 인터브랜드가 평가한 삼성전자 브랜드가치는 83억달러로 세계 34위. 나이키(35위) 폴크스바겐(38위)을 제쳤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공식후원업체로 브랜드마케팅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손용석 기자 soncine@kbizweek.com현대자동차2010년 세계 5위로 올라선다현대자동차 그룹의 중장기 경영목표는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현대차의 글로벌화는 크게 3가지 방향에서 진행 중이다. 먼저 적극적인 해외 현지공장 건설이다. 지난해 4월부터 미국 앨라바마에 현지공장을 짓고 있다.총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해 196만평 규모로 세워진다. 오는 2005년 상반기에 생산을 시작해 첫해에 12만8,000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중국 북경기차와 합자회사 설립 조인식을 가졌다. 12월에는 중국 합자법인인 북경현대기차에서 쏘나타 1호가 태어나는 등 중국진출에 가속도가 붙었다. 중국시장에 2004년까지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연간 50만대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이와 함께 기업체질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작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정몽구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세계 5대 자동차메이커 도약을 위해 내실경영, 연구개발 투자확대, 인재육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이중 인재육성은 ‘글로벌화’의 핵심 솔루션으로 삼고 있다. 정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21세기 기업경쟁력의 원천은 바로 사람”이라며 인재육성을 강조한다. 이미 김동진 현대차 사장이 지난해 7월 말 미국 상위권 18개 대학 출신 석ㆍ박사급 인력을 뽑기 위해 직접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가 신입사원 면접을 보기 위해 해외출장까지 간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글로벌인재를 그룹의 핵심 인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27조3,000억원, 차량판매 185만대의 실적을 올렸다. 이중 수출물량은 전년 대비 24.4%가 상승한 105만8,000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약 15%가 늘어난 120만7,000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생산대수 순위는 세계 7위. 세계 ‘빅5’를 향한 현대차의 도약은 이미 시작됐다.권오준 기자 jun@kbizweek.com포스코세계서 가장 존경받는 철강기업포스코의 철강분야 경쟁력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포춘 designtimesp=23449>지는 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철강기업 1위로 포스코를 꼽았다. <포브스 designtimesp=23450>도 지난해 4월 세계 400대 기업 중 금속광업 부문 1위로 포스코를 선정했다. 원가경쟁력과 효율성 측면에서 최강의 기업이라는 평가다.물론 덩치에서도 세계 철강기업 중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2001년 2,780만t을 생산해 일본 신일철(2,580만t)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는 유럽과 일본지역 철강회사들의 통폐합으로 순위가 밀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다섯손가락 안에 꼽힌다.포스코의 2003년 글로벌 키워드는 ‘중국’이다. 유상부 포스코 회장은 신년사에서 “중국을 우리의 중요한 사업파트너이자 사업기지로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중국시장을 겨냥한 글로벌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유회장은 지난해 11월 직원 대상 경영설명회에서도 “중국을 주목하는 까닭은 철강업뿐만 아니라 세계의 많은 산업들이 중국의 지배를 받거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이에 따라 대중국 투자계획이 줄줄이 집행 중이거나 잡혀 있다. 이미 합자회사로 설립한 순덕, 다롄, 장가항지역 현지공장에 약 1억5,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전기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34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만들고 있다.또 지난해 9월에는 포스코가 4,800만달러의 자본금을 출자, 중국 칭다오강철과 함께 ‘칭다오포항불수강유한공사’를 설립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연산 15만t의 스테인리스 생산시설을 건설해 2005년부터 본격 생산한다는 계획이다.포스코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아시아지역에서의 철강 공동체 설립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의 석탄 및 철강연합체인 ECSC와 같은 공동체가 아시아에도 필요하다는 것. 철강산업에서 통상마찰을 없애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통상마찰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비아시아지역의 공략으로부터 아시아시장을 보호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담겨있다.시장과 기술을 개방하면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은 살아남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서서히 도태되기 마련이다. 아시아지역 철강 공동체 설립 추진은 포스코의 자신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권오준 기자 jun@kbizweek.com현대중공업2010년 종합중공업 1위 야망‘우리의 관심사는 이제 더 이상 조선이 아니다.’현대중공업의 장기 글로벌전략에 대한 질문을 던진 뒤 조선 부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면 기대한 답변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현대중공업의 2010년 목표는 종합중공업 세계 1위다. 이 회사는 현재 선박건조 부문에서 이미 세계 1위에 랭크돼 있다. 조선 부문에 대해서는 점유율도, 회사측의 자신감도 일정궤도 이상 올라와 있는 상태.따라서 세계시장의 약 16%를 점유하고 있는 조선 부문에 대해서는 세계 1위를 이어간다는 전제하에 2004년에 매출 85억달러, 2010년 매출 175억달러로 종합중공업 1위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게 현대중공업의 글로벌 목표다.특히 전 사업분야에 걸쳐 고부가가치 사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이 일류상품이라고 꼽고 있는 것 중 하나는 LNG선이다. 지난 94년 국내 최초로 건조하기 시작한 이후 99년 나이지리아로부터 13만7,000㎥급 2척을 수주하며 해외시장 개척의 선두에 나섰던 것이 바로 LNG선.이제는 이미 16척을 수주한 바 있는 LNG선을 뛰어넘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CNG선 건조에 나선다는 목표다. 천연액화가스를 활용하는 LNG선과 달리 응축된 기체가스를 쓰는 CNG선은 부대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돼 수출에 더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또 최근 이 회사가 강한 추진력을 보이는 사업 중 하나는 중국진출에 관한 것이다. 해외활동이 활발해진 가운데 굴삭기 등 건설장비 수출에 매우 의욕적이다. 종합중공업회사로서 정상에 오르고자 하는 회사측으로서는 중국시장이 성장의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70년대 자동차 ‘포니’가 대미수출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느냐”며 “가장 각광받는 건설시장인 중국에서 굴삭기 판매실적 수위에 올라 있다는 것 역시 글로벌경쟁력의 새로운 바로미터인 셈”이라고 말했다.이밖에도 조선 부문에서 장기적으로 크루즈선과 같은 ‘문화가 담긴’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하지만 무엇보다 이 같은 현대중공업의 ‘비전2010’을 실현할 경쟁력은 인재다. 회사측은 용접, 배관, 철골구조 등 각 기술분야 종사자에 대해 사내 자격시험을 마련해두고 반드시 통과해야만 실전업무에 임할 수 있게 하는 등 우수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특히 세계 최대인 1,300여명에 달하는 전문 조선설계인원, 그리고 전문직 박사, 석사학위 소지자 등 500여명으로 구성된 선박해양연구소와 산업기술연구소, 기전연구소는 현대중공업의 글로벌경쟁력 원천을 제공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자랑이다.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SK텔레콤국산 휴대전화 기술 ‘세계로 … 세계로 …’SK텔레콤은 지난 1년여 사이 해외시장 공략에 성공을 거두는 쾌거를 이룩했다. 지난해 4월 이스라엘 펠레폰사와 무선인터넷 플랫폼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7월에는 중국 차이나유니콤사와 무선인터넷 현지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대만 APBW사에 3,000만달러 규모를 수출하기도 했다. 특히 대만 수출계약은 에릭슨과 모토롤러, 알카텔, 퀄컴, 액센추어&오픈웨이브 컨소시엄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이 참가한 국제 입찰이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사업자로 선정돼 더욱 의미가 크다고 SK텔레콤측은 평가하고 있다.이 회사 관계자는 “무선인터넷 플랫폼 라이선싱을 통한 해외진출은 투자에 따른 위험없이 라이선스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관련 기술의 표준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와 솔루션 콘텐츠 업체 등의 해외 동반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크다”고 덧붙였다.이에 앞서 SK텔레콤은 2000년 8월 세계화전략을 수립한 후 2001년 3월 SKTI를 미국에 설립했다. 이어 2001년 6월 무선인터넷 해외사업전략을 수립한 후 10월에는 중국과 아태지역 등의 시장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1월 SKTE를 유럽에 설립했고, 3월에는 SKT차이나를 설립하는 등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여기서 멈추지 않고 SK텔레콤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미얀마를 포함한 인도차이나반도를 기반으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으로 사업진출지역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다게스탄공화국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지역에서도 CDMA 이동전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ㆍ중ㆍ일과 함께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를 잇는 아시아 전역에 걸친 CDMA벨트를 가시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이동전화 서비스보다 빠른 개방이 예상되는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중심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중국 차이나유니콤과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