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ㆍ남기환 월드콤 여행기자 worldcom@worldpr.co.kr사진ㆍ이창주 KaMP Studio / 취재협조ㆍ호주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02-779-8927ㆍwww.eaustralia.or.kr)호주 동북부의 퀸즐랜드주는 이 대륙의 대표적인 열대기후지역이다. 요즘 같은 여름(남반구인 까닭에 우리와 계절은 정반대이다)이면 30도를 가뿐히 넘기는 한낮의 날씨는 습한 기운까지 머금고 있다. 퀸즐랜드를 대표하는 도시 케언스는 이런 기후와 식생을 제대로 실감해 볼 수 있는 곳으로 통한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이들을 제일 먼저 반기는 것도 ‘훅’ 하고 불어오는 물기를 머금은 더운 바람이다.당연히 케언스의 식생도 열대우림의 특징을 남김없이 보여준다. 저 멀리 해변을 바라보고 있는 어느 산에서도 훌쩍 키가 큰 나무들이 숲과 정글을 이루고 있는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특히 작은 마을 쿠란다를 둘러싼 열대우림지역은 세계적인 관광명소. 과거 벌목장으로도 쓰였던 이 케언스 북부 열대우림지대는 34㎞에 걸쳐 형성된 89만4,000㏊의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1억2,000만년 전부터 조성된 것으로 밝혀진 것은 물론 이미 유네스코의 세계유산(World Heritage)으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이 지역에 자생하고 있는 수종은 학계에 보고된 것만 해도 무려 3,000여종. 그 가운데는 오직 이곳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종도 적지 않다. 이 울창한 숲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곤충과 동물들이 공생하고 있다. 파란 얼룩무늬가 아름다운 나비(율리시즈)를 비롯해 25종의 희귀동물들도 숲 곳곳을 터전으로 삼고 있다.카우리 소나무 등 희귀수종 ‘빼곡’케언스를 찾은 이들은 어김없이 이 거대한 숲 속으로 들어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열대우림 특유의 끈적끈적한 산소를 가득 내뿜는, 그래서 늘 약간은 흐릿하고 뿌옇기까지 하지만 의외로 맛보게 되는 상쾌함. 침엽수림이나 활엽수림에서와는 분명 색다른 느낌의 공기와 정경은 숲과 덩굴 사이를 지나는 동안 신비스러움마저 감돌게 한다.산책을 위해 숲 사이에 나무로 짠 데크를 길처럼 내 놓았고, 희귀한 수종에는 어김없이 상세한 설명을 달아놓았다. 나뭇가지들은 아치가 되고 화려한 빛깔의 샹들리에처럼 바다에서 불어온 미풍에 작은 열매들이 흔들린다.예전에는 범선의 돛대로 쓰였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카우리 소나무는 50m나 뻗어 있어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한 해 동안 암수가 바뀌면서 교배와 성장을 되풀이한다는 신기한 습성을 지닌 식물이기도 하다.하지만 열대우림에 버금가는 이곳의 매력 포인트는 지상에서 정상을 거쳐 쿠란다 마을에 이르는 스카이 레일(Sky Rail)이다. 7.5㎞에 이르는 케이블을 따라가며 지상 100m 높이에서 융단처럼 깔린 열대우림을 발아래에 두고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지상에서 종착역 쿠란다까지 논스톱으로 가더라도 걸리는 시간은 45분. 푸른 숲과 저 멀리 남태평양의 푸른 파도가 어우러지는 장관이 여기에 있다. 낮은 구름을 뚫고 정상으로 오르는 신비로움도 함께한다. 중간에 레드피크역을 비롯해 두 개의 정거장을 경유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잠깐 내려 열대우림을 산책해 볼 수 있다.이 스카이 레일이 세워질 당시의 사연이 재미있다. 입국시 음식물은 물론 신발에 묻은 흙도 엄격하게 검사할 만큼 환경에 대해서 야박하기까지 한 곳이 호주. 이 긴 케이블을 세우기 위해서는 숲을 밀어내고 곳곳에 기둥을 세워야 하는 일이 불가피했다.호주인들은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을 요구하는 길로 향했다. 케이블 기둥을 미리 조립해 헬기로 공수한 뒤 숲 사이에 박아놓은 것이다. 숲 속에 길을 내 공사를 하지 않기 위함이었다.하지만 기둥을 지지하는 작업에서만은 어쩔 수 없었다. 결국 선택한 것이 기둥 지지에 필요한 최소 공간의 나무를 뽑아 다른 곳에 옮겨 심었다가 작업이 끝난 후 다시 제자리에 옮겨심기. 어쩌면 바보스럽다할지 모르지만 두 개를 잃고 얻게 된 하나는 이제 케언스를 세계인들이 모두 부러워할 만한 환경도시로 만들어 놓았다.◆여행메모1. 열대우림 가는 법 : 현재 국내에서 케언스까지의 직항편은 없다. 시드니나 브리스번까지는 직항편을, 그다음 국내선을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을 경유하는 방법도 있는데 오사카와 도쿄에서 케언스 직항편을 이용하면 된다. 열대우림 관광은 케언스의 거의 모든 호텔 로비에서 예약할 수 있다. 현지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투어버스가 호텔 로비까지 직접 온다.2. 열대우림 기차여행 : 곤돌라 외에 열대우림을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이 쿠란다행 삼림 열차를 이용하는 것. 18세기에 벌목된 목재를 운반하기 위해 세워진 철도를 따라 당시 만들어진 고풍스러운 기차를 타고 숲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곳곳에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타고 내리는 폭포와 열대우림의 풍경을 기차여행과 함께 즐길 수 있어 작은 시골역 쿠란다는 늘 사람들로 북적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