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학원 프랜차이즈 . 장례식장 . 장미사업까지 수익사업에 앞다퉈 참여

얼마전 건국대는 건국AMC(Asset Management Corporation)를 설립했다. 부동산 개발 관련 업무를 중점적으로 하는 곳으로 1차적으로 학교 체육시설 부지를 개발하는 일을 추진할 방침이다. 건설경영인 출신 권상문 사장도 영입했다. 권사장은 삼성중공업 건설 부문 사장 출신으로 업계에서 알아주는 전문경영인이다.학교측은 서울 본교 인근 1만8,000여평 크기의 체육시설 부지에 50층대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4개동과 쇼핑몰을 지을 예정이다. 공사의 시공과 분양은 포스코건설이 맡는다. 상반기 중에 공사에 들어가 200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교측의 한 관계자는 “대단위 공사인 만큼 적잖은 수익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속병원 건립과 기타 학교시설 투자에 수익금 전액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상아탑 비즈니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제는 대학들도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 아래 다양한 수익원 개발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보유 중인 부동산 개발에 적극성을 보이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외국어학원과 장례사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학교가 주축이 돼 인터넷쇼핑몰 등 수익사업체를 만드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중앙대는 지난해 9월 쇼핑몰 구축업체인 TMM과 손잡고 카우몰(www.caumall.com)을 만들어 쇼핑몰사업에 뛰어들었다. ‘중앙가족 인터넷 쇼핑몰’이란 별칭이 붙은 카우몰의 경우 구축과 운영은 TMM이 담당하고 대신 중앙대는 전체매출액의 5%를 받는다.사업제의는 중앙대가 먼저 했다. 재학생과 동문들을 상대로 한 쇼핑몰 구축의 필요성을 느끼던 학교측이 TMM에 제의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TMM측이 중앙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를 제안하면서 사업이 커졌고, 2002년 말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쇼핑몰을 통해 자동차보험 관련 상품까지 판매하고 있어 대학가 수익모델의 새로운 실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중앙대, 지난해 말 쇼핑몰 오픈운영을 맡고 있는 TMM의 양재준 전무는 “일반 쇼핑몰에서 취급하는 것은 모두 갖춰놓고 있다”며 “특히 중앙대 로고와 상징물을 형상화한 의류제품은 인기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카우몰은 중앙대 서울캠퍼스 학생회관 1층에 사무실을 두고 직원이 상주하며 학생과 교직원 등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서강대와 한국외국어대는 외국어학원 프랜차이즈사업에 뛰어들어 학교재정에 보태고 있다. 학교이름을 학원에 빌려주는 대신 로열티 명목으로 가맹비 등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학원 입장에서는 신뢰도를 높일 수 있어 선호하는 분위기다. 두 대학은 학교 밖에서 학교의 지명도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하는 셈이다.특히 서강대는 ‘SLP 어린이 영어학당’이라는 이름으로 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 교내 수익사업 가운데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전국에 32개의 가맹 학원을 두고 있으며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학교 입장에서 보면 조건도 괜찮다. 가맹비조로 서울지역의 경우 1억원을 받고 영어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주는 대가로 매달 일정한 액수의 돈을 받는다.그런가 하면 경북과학대는 부설 식품공장을 만들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국내외에서 식품 관련 특허를 17개나 획득했으며 전통음료와 다과류 신제품 60여종을 개발하기도 했다. 특히 제일제당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기능성 음료 ‘팻다운’을 공급하기도 한다.여기에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홍콩에서 열린 한 박람회에 참가해 외국기업과 50만달러 상당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교수를 비롯해 석ㆍ박사 출신들로 구성된 연구원들이 각종 음료를 개발하면 학교 부설 식품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출시되는데 그 기간이 아주 짧아 시스템이 본궤도에 올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장례식장을 수익원으로 활용하는 대학도 등장하고 있다. 장례문화가 고급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춘 장례식장을 만들어 대학재단에서 직접 관리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고려대재단의 경우 서울 안암동 고대병원 옆에 60여억원의 자금을 투자, 2층 규모의 초현대식 장례식장을 지어 운영하고 있다. 대학병원과 별도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익금은 전액 학교에 투자된다.대학 내 창업보육센터 역시 상아탑 비즈니스의 새로운 유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곳을 통해 배출된 기업들이 수익금의 일부를 장학금이나 연구지원비로 내놓는 등 대학재정에 보탬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대학들이 앞다퉈 창업보육센터 활성화에 나서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창업보육센터도 주목 대상앞서 말한 서강대는 이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학교 내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배출된 (주)옥서스가 성공을 거두는 등 큰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옥서스는 이 대학 기계공학과 이태수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산소발생기 개발업체로 서강대 학내 벤처로 출발해 지금은 어엿한 벤처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공장을 따로 둘 만큼 규모가 커졌고 매출액 역시 지난해 23억원에서 올해는 70억원을 바라볼 정도가 됐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태생적으로 서강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산학연 차원에서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성균관대의 인비트로플랜트라는 회사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석찬 교수(유전공학 전공)가 기술지도를 맡고 있으며, 밀폐된 유리용기에서 장미를 키우는 기술을 활용해 지난해 약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이 회사로부터 4,000만원의 발전기금과 주식 9만주를 받았다.지난해 기준으로 창업보육센터를 만들어 산학협동으로 사업을 하는 대학은 전국적으로 243개나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특히 최근 들어 더욱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한다.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은 관련 전공교수 1명씩을 ‘보육닥터’로 임명해 활성화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대학들이 시도하는 비즈니스가 아직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아직 역사가 일천한데다 사업규모나 자금사정 역시 일반기업과 비교해 열악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수익원을 더욱 많이 개발해 대학재정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