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가 데스크톱 PC 시장에서도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인가.리눅스는 컴퓨터 운영체제(OS)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공개 OS. 값이 싸다는 장점을 내세워 서버 시장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 PC 시장에서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부 ‘마니아’만이 재미삼아 써보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다.그러나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일반인들이 PC에서도 손쉽게 쓸 수 있는 리눅스 OS가 등장하고 리눅스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업무용 프로그램과 유틸리티, 게임 등이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리눅스 진영은 최근 PC 시장 공략의 무기들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최남단 도시 샌디에이고에 집결시켰다. MP3닷컴 본사가 있는 비방디 유니버설 빌딩에서 열린 ‘데스크톱 리눅스 서밋’이 바로 그 무대. 데스크톱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리눅스 관련 행사로 20여개 기업과 1,000여명이 참석했다.이 행사는 리눅스를 PC용으로 최적화한 ‘린도’(Lindows)를 개발한 린도스닷컴이 주관했다. 이 회사는 리눅스를 일반인들도 쉽게 설치할 수 있게 하고, 또 PNP(Plug and Play) 기능을 추가해 리눅스의 PC 시장 공략을 주도하고 있다. 제품과 회사이름도 린도(Lindows)로 정해 윈도(Windows)의 대안임을 내세우고 있다.이 회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린도 신제품과 린도를 채택한 노트북(린도 모바일 PC), 가정용(린도패밀리PC), 미디어 PC 등을 선보였다. 노트북은 933㎒의 VIA C3 프로세서를 채택했으며, 메모리는 256메가바이트. 가격은 799달러로 비슷한 성능의 다른 회사 제품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패밀리 PC는 음란물을 차단할 수 있는 ‘서프세이프’를 내장한 것이 특징이며, 미디어 PC는 윈도미디어 PC와 비슷한 제품이다. 4월께 TV수신 기능과 개인용 비디오녹화장치(PVR) 기능을 갖춘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이번 행사에서는 리눅스 PC에 쓸 수 있는 응용소프트웨어(SW)가 선보여 PC 시장 잠식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미 리눅스 종합업무용 SW로 오픈오피스, 스타오피스(선마이크로시스템스), 한컴리눅스오피스(한컴리눅스) 등이 선보인 가운데 이어 수지리눅스는 이번 행사를 통해 MS의 오피스를 리눅스에서 쓸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을 내놓았다.엡손은 리눅스용 복합기기(CX5200)를 선보였다. 트랜스게이밍은 윈도용 게임을 리눅스에서 쓸 수 있게 해주는 위네X를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액티브X를 리눅스에서 쓸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사용료는 월 5달러.리눅스 PC만 사용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마인드브리지가 주인공. 이 회사 스콧 테스터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회사에서는 기본 PC로 199달러짜리 린도 PC를 사용한다”고 소개했다.이 회사에서는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에서만 윈도 PC를 사용한다. 리눅스용 CRM 솔루션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저 곧 리눅스 시스템으로 바꿀 계획이다. 웹 기반의 CRM 솔루션을 도입하면 굳이 윈도PC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이번 행사를 통해 리눅스 진영은 PC 시장에서도 리눅스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린도스닷컴의 마이클 로버트슨 CEO는 리눅스를 PC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강조했다.“바다 속의 물고기를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물고기는 물을 보지 못하며 다른 세계를 생각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리눅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면 이용자가 자연 늘어날 것이란 생각이다. 물론 엄청난 경비절감 효과도 거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