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379호 (2003년 03월 10일)

“고양시, 중국진출 거점으로 삼겠다”

손학규 경기도지사(56)의 머릿속에는 동북아 허브를 향한 거대한 청사진이 그려져 있다. 경기도를 중심으로 위쪽으로는 북한, 중국, 러시아까지 남으로는 부산, 일본을 잇는 물류 네트워크가 그것이다. 특히 올해를 ‘동북아 경제중심’의 원년으로 삼고 경기도를 동북아 허브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수도권 경제특구 지정을 추진하는가 하면 평택항을 동북아 물류센터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6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 토론회’에서는 수도권 규제완화 필요성에 대해 강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뿐만 아니라 남북한 경제협력과 대륙횡단철도의 화물보관 기능을 담당하는 남북교류 배후도시를 파주 김포 일대에 300만평 규모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21세기형 차이나문화타운’을 조성한다는 것. 지난 2월11일 서울차이나타운 개발, 중국 칭화대학 기업집단 등과 함께 고양시 부지 2만1,000여평을 공급하는 가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차이나타운은 동양 최대규모로 건립될 국제전시장 예정 부지 내에 조성된다. 국제전시장을 통해 고양시를 국제비즈니스센터로 만들겠다는 계획에 중화권 자본까지 유치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는 셈. 손지사의 대중국 비즈니스, 나아가 고양시를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엿봤다.

고양시에 차이나타운 건설을 추진하는 배경은 어디에 있습니까.

한국의 생존은 중국에 달려 있습니다. 중국과의 효과적인 교류가 대한민국의 생존전략과 맞물려 있는 셈이죠. 고양시는 동북아 비즈니스센터로 어떤 도시보다 적합합니다.

먼저 인천공항과 가장 가까운 도시일뿐만 아니라 앞으로 경의선 철도가 구축된다면 대북경제협력의 전진도시가 될 것입니다. 인천공항과 개성공단의 중간에 위치한 곳이 바로 고양시입니다. 고양시를 국내에서는 중국진출의 거점으로, 중국에서는 한국진출의 거점으로 만들 수가 있겠죠.

경제교류라는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문화시설로 중국사람들이 와서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겠죠. 그게 바로 차이나타운입니다. 이미 추진하고 있는 국제전시장사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담당할 겁니다.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중국과 이만한 교류를 가졌는데 차이나타운이 없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거지요.

일단 차이나타운을 건설하게 된다면 투자유치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차이나타운 계약체결 당사자가 바로 그 유명한 중국의 칭화대의 기업집단입니다. 칭화대는 베이징대와 더불어 중국 정치경제의 본산입니다.

특히 청화대가 설립한 기업집단은 단순히 대학이 아니라 산업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화교의 중심이기도 하지요. 쏭준 총재도 중국 내 실력자로 주도적으로 동남아 화교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또 고양시에 복합스포츠센터, 노래하는 분수대, 아쿠아리움 등도 건설할 예정입니다. 그것이 실현되면 외국자본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질 것입니다.

최근 발표한 경기도 6개 권역 개발 방안과도 관계가 깊은 것 같습니다.

물론입니다. 경기도 6개 권역 개발 방안은 6곳의 특별성장구역을 정해 계획된 개발을 하자는 겁니다. 파주와 고양 일대는 경기도 내 6개 특별성장구역 중 하나로 국제비즈니스센터로 가꿀 예정입니다.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어떻게 해결해나갈 생각입니까.

수도권 정책이 아직까지 규제 일변도라 생각합니다.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일대 혁신이 필요합니다. 아직까지 세계화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투자를 유치하는 데 있어 외국기업들이 경기도에 입지를 찾지 못한다면 국내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아예 주변 국가로 발을 돌리게 되죠. 하지만 새정부가 지방분산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어 수도권 규제 완화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지역이기주의가 아닌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경제정책을 많이 제시해서인지 ‘경제도지사’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앞으로 경기도의 경제정책 방향을 말씀해 주십시오.

경기도는 총생산규모 면에서도 전국의 23%에 달하고 무역규모도 20%에 달합니다. 경제정책에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산업과 첨단산업의 육성입니다.

수원과 용인은 반도체산업의 중심지로, 성남은 디자인산업과 벤처집적지로, 안양에는 지식산업센터를 만들어 경기도 전체를 아우르는 이른바 산업벨트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물론 도로, 철도, 항만 등 인프라가 먼저 구축돼야겠지요.

그중에서 평택항은 입지조건으로 볼 때 동북아 물류 허브로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부권에 있는 물류를 소화할 수 있어 물류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인천시 송도와도 연결해 서해안을 따라서 개성공단까지 이어지는 산업벨트가 만들어지겠지요.

경기도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경제정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도로나 철도 같은 교통정책이 우선이겠지요. 지난해 취임해서 추경예산의 50% 이상을 도로에 투자했고, 올해도 52.7%를 간접자본에 투자했습니다. 적어도 2~3년은 걸리겠지만 교통난 지역도 해소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심야경제활동에도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수도권 주변에 심야버스를 운행해서, 지금은 10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노선을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또 새벽 2시까지 운행하고 있지만 24시간 운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임기 중에 반드시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특별히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도정운영이라는 것이 종합행정으로 특정사업에 집착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죠. 포괄적으로 말한다면 경기도가 동북아 허브 역할뿐만 아니라 앞으로 진행될 남북교류에 앞장서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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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