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379호 (2003년 03월 10일)

수출기업 '내부관리기법' 도입해야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4

기업경영에 있어서 또다시 환율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동안 약세를 보인 미 달러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3월 말 결산을 앞두고 일본기업들의 국내 송금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계절적인 요인만 끝나면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달러화 가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인 배경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미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선 주요인은 미국측에 있다. 다시 말해 상대국측 요인이 받쳐주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달러화 가치는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올 들어서도 일본경제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경기회복의 관건인 민간소비는 정부가 어떤 신호를 보내도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좀비경제(Zoombi Economy)란 용어까지 생기고 있다. 일본금융회사의 부실채권은 오히려 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도 일본처럼 구조병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요인만 따진다만 지금처럼 유로화가 강세를 보일 만한 요인은 별로 없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유로화 가치는 회복세가 예상된다. 경기요인보다 유로존(Zone) 확대가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경제는 저점을 통과하고 회복국면에 놓여 있다. 올 들어 지정학적 위험으로 불안심리가 가시지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경제지표를 본다면 나쁘지 않은 지표가 나쁜 지표보다 ‘3대1’ 비율로 높게 나왔다. 벌써부터 CCN 머니와 같은 기관은 이라크전쟁이 남아 있긴 하지만 미국경제가 경기불안(Soft Patch) 국면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책적으로도 부시 행정부가 집권 후기를 맞아 강한 달러화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할 수 있을지 의심받아 왔으나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후 극도로 말을 자제해 오던 스노 재무장관이 강한 달러화 정책을 재추진할 뜻을 비침에 따라 이런 의혹이 해소됐다.

원화 환율 하락 지속될 전망

그렇다면 원화 환율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요즘 외환당국은 외환보유고가 1,200억달러를 넘어섬에 따라 추가적립에 따른 기회비용이 만만치 않다. 외환수급상에 달러공급 요인이 발생하면 올해도 원화 환율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앞으로 외환수급 전망이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경상거래 측면에서 서비스 수지의 적자폭이 확대돼 경우에 따라서는 적자로 돌아설 공산이 있다. 외국인들도 추가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좋지 않다.

결론적으로 최근 들어 외국인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북한 핵, 경기둔화, 정책혼선 문제를 얼마나 빨리 해소할 수 있느냐에 따라 앞으로 원화 환율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노무현 정부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이런 문제를 해결할 경우 주가가 상승하면서 원화 환율은 의외로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노무현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원화 환율은 현 수준에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은 환위험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 이론적으로 환위험 관리기법에는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고 있으나 사용기법에 따라 내부관리기법과 외부관리기법으로 나뉜다.

내부관리기법이란 기업이 환위험 관리를 위해 추가적인 거래 없이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말한다. 재무제표 조정이나 가격정책 변화 등 일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기업 자체적으로 환위험을 줄이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환차익까지 얻는 수단이다.

이런 내부관리기법으로는 상계와 매칭, 리딩과 래깅, 자산부채관리, 결제통화 조정, 재송장 전략 등을 들 수 있다. 일부 기업들이 원자재와 부품의 투입시기를 조정하거나 공장입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해 환위험을 줄이는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환위험 회피방안 적극 강구 필요

반면 외부관리기법은 외환ㆍ금융시장을 통해 별도의 거래를 함으로써 내부관리기법으로 제거하지 못한 환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말한다. 이 기법은 내부관리기법보다 환위험을 제거하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만 별도의 거래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

이런 외부관리기법으로는 선물환과 통화선물, 통화옵션, 통화스왑 등을 들 수 있다. 이밖에 단기금융시장을 이용하거나 팩토링, 환율변동 보험 등이 자주 활용된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선물환 계약에 의한 헤지나 통화스왑 등 외부관리기법에 큰 비중을 두고 있으나 기업 내부적으로 상계나 매칭, 자산부채관리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관리기법은 충분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단 환위험이 발생하면 국내 기업들은 가장 먼저 내부적으로 환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만약 환위험이 내부관리기법에 의해 제거되지 않으면 그때 가서 외부관리기법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위험 관리기법이 결정되면 환위험에 대해 어떤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 단순히 환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그칠 것인가 아니면 환차익을 극대화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결정해야 보다 적절한 관리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내부관리기법이 중개기관을 개입시키지 않고 자체적으로 환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이므로 거래비용이 저렴하고 상황이 반전됐을 때 거래를 상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특성상 간헐적으로 수출하는 기업과 계속적으로 수출하는 기업간의 환위험 관리전략도 달리해야 한다. 만약 간헐적으로 수출하는 기업이라면 수출과 동시에 선물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환율변동과 관계없이 매출액을 일정금액의 원화로 확정짓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수출을 계속하는 기업은 현재 거래되는 선물환율은 확정돼 있으나 미래시점에 거래하게 될 선물환율은 현물환율과 마찬가지로 계속 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는 선물환 거래를 하더라도 미래 매출이익의 변동가능성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수출이 계속 이뤄지는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내부관리기법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미 달러화 결제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결제통화를 적절히 선정함으로써 환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밖에 외부관리기법을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통화스왑, 통화선물, 옵션과 같은 파생금융상품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초기단계에서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외부전문가와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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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