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379호 (2003년 03월 10일)

지방 등 억제하는 건강유 매출 ‘쑥쑥’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4

식용유는 유통업계에서 가장 홀대받는 상품 중 하나다. 고객을 끌어당기기 위해 판매가격을 파격적으로 끌어내리는 ‘로스리더’(미끼상품)로 애용되는 탓에 장사 실속에는 크게 보탬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추석 명절 등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시기에 판매가 급증하고 나면 한동안 공백을 피할 수 없어 진열대만 차지하면서 매장담당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 일쑤다.

일본도 사정은 나을 것이 없다. 건강식생활을 위해서는 식물성 지방도 멀리 하는 것이 좋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되도록 식용유를 적게 먹으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시장환경은 밝은 편이 못된다. 메이커들의 판매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가격은 내리막길 일변도다. 미끼상품으로 걸핏하면 광고 전단에 등장하는 것도 한국과 비슷하다.

이 같은 시장상황에 아랑곳없이 일본에서는 고가 식용유가 인기몰이에 한창 박차를 가하고 있어 대화제다. 식용유는 분명 식용유이되 ‘건강유’라는 별칭이 붙어 팔리고 있는 이들 제품은 초고가임에도 불구, 수요가 쑥쑥 늘고 있어 디플레이션에 신음하는 일본시장에서 돌연변이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상품은 생활용품업체 가오의 ‘건강 에코나’와 아지노모토의 ‘건강 사라라’ 및 닛싱오이리오의 ‘헬시 리세터’ 등 3개 제품. 이들 건강유는 가오와 아지노모토 2개사의 제품만으로도 2002년 한 해 동안 약 275억엔의 판매실적을 올리며 전년 대비 30% 이상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시장전문가들은 건강유가 쾌조의 매출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이유를 무엇보다 상품 자체의 특징에서 찾고 있다. 일반 식용유와 달리 특정보건용 식품 허가를 취득한 이들 상품에 소비자들이 탄탄한 신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건강유, 일반 식용유보다 4배 비싸

특정보건용 식품은 건강의 증진이나 유지에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이 기대되는 먹을거리로 일본 후생노동성이 그 효과를 상품 겉포장 등에 기재하는 것을 허가한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후생노동성은 의학 및 영양학적 관점에서 해당 상품을 심사하고 허가하며 ‘특정보건용 식품’ 마크를 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허가제도는 1991년에 도입됐으며 현재 약 330개 품목이 나와 있다. 시장규모는 2001년의 경우 약 4,120억엔으로 불과 2년 전인 99년에 비해 80% 이상 늘어날 만큼 빠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정보건용 식품의 허가를 받은 상품답게 가오의 에코나는 식용유 속의 지방성분이 체내에 잘 쌓이지 않도록 효과를 발휘하는 제품과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제품 등 두 가지를 내놓고 있다. 사라라는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효과를 강조하고 있으며 리세터는 지방이 쌓이지 않는다는 기능에 제품 컨셉을 맞추고 있다. 판매가격은 3개 상품 모두 용량이 500~600g에 불과하면서도 500~600엔까지 받고 있어 1.5ℓ에 400엔 전후인 일반 식용유보다 4배 가까이 비싼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건강’을 전면에 앞세운 과감하고도 치밀한 광고활동도 수요확산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을 강조하다 오해를 살지도 몰라서 공격적 판촉활동을 자제해 온 일반 식용유 메이커들과 달리 건강유 메이커들은 고유 특징에 초점을 맞추며 소비자들의 잠재적 불안을 덜어내는 데 주력한 것이 들어맞았다는 분석이다.

선두주자인 가오는 제품개발을 지난 95년에 끝내 놓고도 특정보건용 식품 허가를 취득할 때까지 시판을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에 좋은 식용유이니 많이 먹어도 괜찮다는 안도감을 심어줄 수 있을 때 시장개척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계산을 해놓고 있었던 셈이다.

일본의 일반 식용유 시장규모는 지난 98년의 약 900억엔에서 계속 뒷걸음질치며 2002년 800억엔 밑으로까지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건강유는 메이커 3사의 광고ㆍ판촉싸움까지 겹치며 앞으로 수요가 급팽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확신하고 있다.

yangsd@hankyung.com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06-09-04 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