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379호 (2003년 03월 10일)

과장급 이하 활발한 경영참여 유도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4

기업조직은 사람과 비슷하다. 사고방식이 고로해지면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이 늦어진다. 뒤처지게 되고 경쟁에서 무너진다. 갓난아이는 흔히 백지로 비유된다. 백지는 가능성의 상징이다. 백지에는 수천, 수만 가지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러나 윤곽이 잡혀갈수록 결과로써 나올 수 있는 그림의 가짓수는 줄어든다. 결국에는 하나의 그림으로 굳어지고 만다. 안정된 기업일수록, 중후장대한 조직일수록 ‘젊음’을 유지하려는 노력과 비결이 무엇보다 시급해진다. 신선한 피, 참신한 발상이 있어야 한다.

KTF의 하트보드(Heart Board)는 이 같은 필요에서 나온 제도다. 대리에서 과장급 이하의 직원들 중 일정수를 선발해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각도에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에서 회사의 업무와 관련된 개선과제를 도출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경영전략회의나 이사회 같은 공식적인 의사결정기구가 아닌 제3의 주체의 경영참여이다.

하트보드는 10~15명 정도의 인원으로 구성된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활동하고 물러가는 전임 멤버나 임원들의 추천을 받아 주관부서인 경영혁신팀에서 선발한다. 현업을 6개월 이상 수행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에 맞으면 스스로 지원할 수도 있다.

체인저스(Changers)와 챌린저스(Challengers)라는 2개 팀으로 운영되며 구성원들의 토의에 의해 활동과제를 정한다. 정기모임은 주 1회이며 비정기 모임은 필요에 따라 수시로 이뤄진다.

추진과제가 보고되고 결정이 이뤄져 실행으로 옮겨지는 과정은 과제가 경영혁신팀에 제출되는 것이 출발점이다. 격월제로 이뤄지는 최고경영자에 대한 보고를 디데이(D-Day)로 잡아 3~4일 전에 경영혁신팀이 과제를 점검하고 디데이에는 최고경영자, 기획조정실장, 해당업무의 담당임원, 하트보드 멤버 및 경영혁신팀의 간사가 모여 과제의 발표와 질의응답을 벌인다. 결정은 세 가지로 나온다. 채택, 관련부서 검토 후 채택, 불채택 중 하나다.

채택여부에 대한 최종결정이 이뤄지며 채택된 과제에는 관련부서에 구체적인 실행계획의 수립요청이 들어간다. 검토 후 채택으로 결정된 과제에는 관련부서가 의견을 첨부하도록 요청한다. 관련부서의 실행계획과 추진상황은 최고경영자와 하트보드에 피드백되며, 이를 체크하는 것은 경영혁신팀을 통해 이뤄진다.

99년 도입돼 4기까지 활동 마쳐

하트보드는 사내의 변화에이전트(Chang

e Agent) 양성과 업무 프로세스의 재구축,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확보 등을 목적으로 99년 기획, 제도화됐다. 현재까지 4기가 활동을 마쳤다. 이들의 활동예산은 경영혁신팀을 통해서 지원되며 임기가 끝난 후에는 인사기록에 반영된다. 또 원활한 활동을 위해 임기 중 실시한 전문교육에 대해서는 이수학점으로 인정되는 메리트도 부여된다.

4기까지 모든 기수에게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의 해외벤치마킹 기회가 제공되기도 했다. 한편 하트보드는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들이 바라는 기대와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역시 인트라넷과 사내방송 등을 통해 자신들의 활동상황과 결과물을 알린다.

4기 하트보드의 멤버였던 주영일 차장은 “최고경영자의 강한 의지와 실행하는 허리조직의 자발적인 참여가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광고를 통해 접하는 ‘KTF적인 사고’라는 것도 4기 하트보드의 활동을 통해 나왔다.

어린아이처럼(Kids) 흥미를 가지고 즐겁게(Fun) 서로를 신뢰하면서(Trust) 일상을 부딪쳐가는 기업문화로 풀이할 수 있다. 또 2000년 하반기의 2기 하트보드 활동으로 만들어진 인트라넷상의 하트라인은 임직원의 수직적, 수평적인 의사개진 창구로 지금도 활용되고 있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의욕적으로 추진과제를 설정할 수 있지만 가급적 많은 직원들이 참여, 변화를 폭넓게 실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하트보드의 존재가 서서히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차장은 지적한다. 또 어느 기업에나 존재할 수 있는 현업 부서와의 인식차이, 멤버들에게 주어지는 과외적 업무에 대한 부담을 얼마나 조화롭게 해결하는가 하는 점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KTF의 하트보드는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국내외 기업을 벤치마킹해 실시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1932년 미국의 식품회사인 찰스 맥코이가 하의상달을 활성화하고 우수사원을 조기발굴하기 위해 일반직원 중 위원을 선발, 주니어보드를 출범시킨 것이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 같은 청년조직을 주니어보드라고 통칭하기도 한다. 국내에는 영보드, 차세대위원회, 청년이사회 등 기업별로 이름을 달리한 유사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엘테크의 브레인스토밍

하트보드와 같은 주니어보드 제도는 회사의 문제를 바라보는 젊은층의 새로운 시각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포스코, KT 등 다수의 대기업들이 이 같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뢰경영의 관점에서 볼 때 하트보드는 사내 의사결정 구조의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표현되는 존중(Respect)과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것을 보면서 갖게 되는 자부심(Pride)이란 요소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회사의 구성원 중에는 수동적인 존재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기업의 문제에 대해 능동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훌륭한 일터(Great WorkplaceㆍGWP)는 이들에게 참여의 공간을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의견개진이란 기초적 수준에서의 참여는 물론 스스로 전사적인 변화의 과제를 도출하고 그것이 실행에 옮겨지도록 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강한 동기부여와 자부심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최고경영자의 전위부대, 선민집단이라는 인식을 준다면 최악이다. 사내의 분위기를 해치게 되고 없는 것만 못한 결과를 낳는다. 과외로 생기는 부담에 대해 유무형의 보상을 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다고 위화감이 생길 정도의 과도한 보상도 역효과를 낳기에 적절한 수준의 유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하트보드의 멤버로 활동하는 것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면 선발과정의 투명성과 공정한 기회부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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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