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제 379호 (2003년 03월 10일)

세계적인 호텔비즈니스의 메카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4

글ㆍ남기환 월드콤 여행기자 worldcom@worldpr.co.kr

사진ㆍ서경택, 지호영/현지취재협조ㆍ스위스관광성

하루에도 여러 번 기차를 갈아타며 이동해야 하는 스위스의 알프스 마을들. 규모는 작지만 저마다 독특한 사연과 이야기가 있어서 여행하는 재미가 각별한 곳들이다. 그중 세계적인 호텔리어 세자르 리츠가 태어나 성장하고 교육받은 브리그라는 작은 마을은 각국에서 호텔교육을 받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콘크리트를 처음 개발한 구르동이란 화학자가 태어났고 오랜 고성이 르네상스의 도시, 피렌체와 스위스를 연결해줬던 대부호의 저택이어서 이래저래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곳이기도 하다.

스위스의 산악마을을 연결하는 거점도시

브리그는 스위스 발레(Valais)주의 동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그 이름이 ‘a bi-lingual canton’이란 독일어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교육적인 잠재력과 상업적인 중요성에 근거한 도시이기도 하다.

스위스에서는 오래전부터 중요한 거점도시로 여겨져 왔다. 발레주의 중심도시의 역할을 하기에 브리그(Brig)란 단어가 그대로 다리(Bridge)의 이름처럼 사람들 기억 속에 자리잡게 되었고, 실제로 론 강(Rhone River)과 살티나 강(Saltina River) 사이에 마을이 위치해 있기도 하다.

그 역사는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로마인들이 사용한 군사적인 거점도시로 기록에 나와 있기도 하다. 브리그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사람은 당대의 부유한 상인이었던 캐스퍼 조덕 본 스톡칼퍼(Kaspar Jodok von Stockalper)이다. 밀라노 출신인 그는 1634년 리용까지 실크를 운반,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1640년에는 밀라노에서 제네바까지 우편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1658~1678년에 브리그에 성을 하나 세웠는데 그 이름을 ‘스톡칼퍼팔레스트’(Stockalperpalast)로 명명했다. 마치 세 개의 양파가 앉혀진 것 같은 돔 형식의 탑은 그대로 브리그의 상징이 됐고, 후에 세 사람의 현자(Kaspar, Melchior, Balthasar)의 이름을 따서 부르고 있다.

아름답고 규모가 상당한 이 성은 스위스는 물론 유럽에서 여행자들이 일부러 찾을 만큼 우아한 매력으로 중세의 기품을 전하고 있다. 규모가 크고 화려한 성들만 보았던 여행자라면 이처럼 작고 조용한 마을에서 뜻밖의 예술적인 건축물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듯싶다.

브리그시는 그후 이 성을 사들여 시청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역사적인 박물관으로써의 가치 또한 만만치 않아 오래전 로마인에서 나폴레옹까지 정복자들의 흔적을 더듬어보는 중요한 사적 자료가 되고 있다.

기차역에서 내려 도보로 약 5분 정도 걸으면 마을의 중심 광장에 다다른다. 그곳에는 원을 그리듯 주변에 작은 호텔들이 둘러서 있고 한가운데 분수와 동상이 하나 서 있는데 바로 태양신을 향해 날다 날개가 타버린 이카루스의 동상이다.

오래전 비행기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했던 사람이 브리그에서 추락하는 바람에 그를 기리기 위해서 세웠다고 하는데, 이러한 슬픈 사연은 아랑곳없이 마을사람들은 물론 여행자들도 이 동상 옆의 분수대와 함께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방사선으로 뻗어 있는 도시의 명소들은 아스팔트를 처음 만들어낸 발명가 구르동의 기념비와 세계적인 호텔리어인 세자르 리츠가 교육받은 장소들로, 이 고장 출신들의 흔적들을 더듬는 관광코스가 마련돼 있다. 알프스 산자락에서 내려오는 갑작스러운 홍수를 예방하는 계단식 댐 시스템을 포함, 자연을 지혜롭게 이용한 과학물들을 순례하듯 훑어보는 관광명소들은 이방인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알프스의 험준한 산악마을 한 곳도 훌륭한 관광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고장 출신인 세자르 리츠의 흔적들은 곳곳에 자리한 호텔학교와 마을 크기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많은 작은 호텔들의 수에서도 알 수 있다. 브리그같이 작은 마을이 세계적인 호텔리어들을 양산하는 훌륭한 교육장소라니 스위스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은 듯싶다.

스위스 국민이라면 3개 국어 정도는 능숙하게 구사하기 때문에 이처럼 코스모폴리탄적인 사람들이 접근하는 호텔비즈니스야말로 가장 스위스적인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스위스에서는 호텔학교에 유학 온 외국인들이 많고, 이곳 브리그 역시 예외는 아니다. 거리 어디서든 호텔비즈니스를 배우기 위해 유학 온 동양인들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기차로 이뤄지는 스위스 여행의 백미는 창밖으로 펼쳐지는 알프스의 자연과 중간중간 쉬어갈 때 보이는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모습의 작은 마을 풍경들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처럼 브리그에도 독특한 건축스타일과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산을 벗삼아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소박한 모습이 공존한다.

대도시 위주의 여행만 고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자칫 지나칠 수도 있는 이런 작은 마을에서 뜻밖의 사람들과 조우하고, 그곳 사람들의 삶에 조용히 침잠할 수 있어서 제법 훌륭한 명소나들이로 추천할 만하다.

◆여행메모

1. 찾아가는 길 : 브리그까지 기차로 이동할 수 있는데 TGV나 글레시어 익스프레스 등으로 로잔에서 1시간 40분, 체르마트에서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2. 여행정보 : 브리그 관광안내소(Brig Tourism Office/주소: Postfach 688 CH- 3900, Brig 전화: 027-921-60-30/ www.brig-tourismus.ch ) 스위스관광성(02-739-0034 / www.myswitzerla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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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