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온라인게임이 서서히 인기를 얻고 있으며 휴대전화가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하고 있다. 또 ‘슈퍼’ 성능을 지닌 게임기가 등장해 게임뿐만 아니라 홈네트워크의 핵심기기 자리를 노리고 있다.이 같은 변화의 흐름은 3월4~8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게임개발자회의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올해 개최된 제17회 행사에는 120여개 기업과 1만여명의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특히 3월7일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이 한국인으로는 처음 이 행사에서 기조강연을 해 관심을 모았다.▲ 게임기용 ‘슈퍼’ 칩 등장=게임기 시장의 ‘제왕’ 소니가 차세대 게임기에 초고성능 칩을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2005년께 선보일 예정인 플레이스테이션3(PS3)에 사용될 중앙처리장치는 ‘셀 프로세서’로 지난해 9월 특허를 받았다.이 칩은 여러 개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하나의 칩에 담아 서로 연계돼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PS3에는 72개의 프로세서를 담은 칩이 사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칩의 성능은 인텔의 펜티엄Ⅳ 100개와 맞먹으며 기존 PS2에 비해서는 1,000배 이상 빠르다.소니는 이 칩이 단순히 게임기의 고성능화에 그치지 않고 게임기를 가정의 중심기기로 자리잡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을 하면서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해 메일을 확인하거나 TV 프로그램을 녹화하는 등 수많은 작업들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안도 구니타케 소니 사장은 “PS3가 가정용 서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이 칩은 IBM이나 도시바 같은 협력회사들은 서버나 핸드헬드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로도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 칩은 게임기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인텔과 AMD가 경합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의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휴대전화와 게임보이의 격돌=휴대전화 시장의 1위인 노키아가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닌텐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07년 40억달러로 추정(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되는 휴대전화 게임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 닌텐도는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게임보이 어드밴스를 미국에서만 무려 1,200만대 가량 팔았다. 시장점유율은 99%.이 시장에 노키아가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나섰다. 그 무기는 N게이지 게임데크. 이 제품은 휴대전화 게임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게임보이와의 차이는 무선네트워크에 연결돼 여러 사람과 동시에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 신용카드의 4분의 1 정도의 크기인 메모리카드를 채용, 보다 복잡한 게임도 할 수 있다. 메모리카드에 게임을 담아 새 타이틀을 시판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가격이 다소 비싼 점(200달러 예상)과 게임타이틀의 부족, 작은 화면 등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탄력받는 온라인게임=마이크로소프트(MS)의 온라인게임 X박스 라이브가 서비스 시작 3개월 만에 가입자 35만명을 확보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X박스 라이브 이용시간은 주 평균 300만시간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시간대도 TV 피크타임인 오후 8~10시로 조사돼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요인으로 여러 명이 같은 게임을 하면서 서로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고 새로운 내용을 내려받아 게임의 흥미를 돋운 점을 들었다.X박스 라이브용 게임은 현재 14종이 제공되고 있으며, 앞으로 두 달 내에 10종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MS는 3월14일부터 유럽에서 이 서비스에서 나서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에서는 올해 안에 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