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약세장 지속’, 주식보유비중 조절해야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위원(38)은 요즘 들어 “아예 돗자리를 펴라”는 말을 부쩍 많이 듣는다. 이연구위원은 LG투자증권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 비관론을 견지하는데 그 주요 논리를 제공해 온 ‘공신 중의 공신’이다. 더욱이 ‘전황이 곧 시황’인 최근 증시 움직임에서는 기업의 실적을 토대로 한 기본적 분석보다 주가차트를 이용한 기술적 분석에 관심이 모아지기 마련이다.이연구위원은 지난 2001년 하반기, 업계 최초로 순수 기술적 분석 주간자료를 발간하는 등 몇 안되는 국내 기술적 분석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특히 내놓는 리포트마다 적중률이 높아 ‘거의 예언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런 그가 지난 3월24일 내놓은 <소탐대실보다 안분지족 designtimesp=23628>이라는 리포트는 약 2주 전 자신이 내놓은 보고서에 대한 평가로 서두를 열고 있다. 3월12일 발간된 <기회가 오고 있다 designtimesp=23629>에서 예측한 대로 증시가 512에서 정확하게 반등했다는 ‘애교 섞인’ 자랑이 담겨 있다.‘기회’에 대한 언급도 여전히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저점매수를 이야기했던 2주 전과 달리 이번에는 기회를 기다릴 것을 권했다. 진정한 기회는 추세적이고 장기적인 시장흐름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보수적인 투자자세가 그의 이번 ‘예언’ 내용이다.‘안분지족이 필요한 때’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뜻입니까.현재 국내증시는 하락국면을 벗어나는 징조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단지 기술적 반등 정도로만 볼 수 있을 뿐이죠. 아직 추세를 논할 상황이 아닌 만큼 추격매수보다는 주식보유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우선 지수가 52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지 못했습니다. 장기상승 추세로 반전에 실패한 셈이죠. 또 12주 이동평균선이 26주선을 뚫지 못했습니다. 하락 추세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입니다.이를 뒷받침하듯 바로 그 시점에서 지수는 재차 저점을 하락 돌파했습니다. 이격도만 봐도 그래요. 이격도는 당일 주가를 당일 이동평균으로 나눈 백분율로 현재 국면이 과열인지 침체인지를 알려주는 지표입니다.대개 이격도는 90 내외일 때 과매도권, 110 내외일 때는 과매수권으로 보는데요. 20일 이격도가 100 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워낙 약세장이잖아요. 단기 숨고르기의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말 그대로 단기적인 시각에서 작은 것에 욕심내기보다(소탐대실) 장기적인 흐름을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안분지족).최근 차트에 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차트를 해석하는 기술적 분석은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데요.‘시장은 가격으로 거래된다’는 게 기술적 분석가의 기본 마인드입니다. 물론 기업가치를 분석하는 일도 중요하죠. 하지만 모든 주가는 기업의 가치를 매순간 반영한다는 이야기입니다.주식시장은 원래 기업실적보다 먼저 움직이기 마련인데요. 특히 저점과 고점을 맞히는 일은 가치분석만으로는 어렵습니다. 기술적 분석으로나 예측해 볼 수 있죠.하지만 기술적 분석을 과거 상황에 적용하는 것은 대체로 맞지만 미래에 대한 부분은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오정 분석’이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요.‘장님 코끼리 만지듯’이라는 속담이 있죠. 일부로써 전체를 그린다는 뜻 아닙니까. ‘코끼리를 제대로 만져야’ 제대로 된 기술적 분석입니다. 다양한 지표와 이론들이 있는데요. 어느 한 가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는 정확한 예측결과를 제시할 수 없습니다. 잘 맞지 않는다는 평가는 개개인에 대한 평가이어야지 기술적 분석 전체를 부정확한 것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그렇다면 기술적 분석을 투자자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요. 기업의 가치를 논하는 것이 일종의 ‘메이저’ 분석이라면 기술적 분석은 ‘마이너’로 여겨져 온 것도 사실이지 않습니까.조금만 관심 있게 보면 재미있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는 대체로 어렵게 여겨지는 모양입니다.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에서도 때로는 강의하는 기분을 느낄 때가 있으니까요.우선 리포트를 낼 때면 반드시 포인트를 짚어주는 내용을 담으려 노력 중입니다. 또 현재 연재하고 있는 일간지 기고도 열심히 할 계획이고요. 지난 96년에는 <프로만을 위한 신차트 분석 designtimesp=23660>이라는 책을 낸 적도 있습니다. 앞으로 이 책의 내용을 업데이트하는 한편 초보자를 위한 책도 한 번 써볼 생각입니다.그렇다면 일반투자자들은 기술적 지표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종목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바랍니다.기업정보로는 종목을 선택하고 차트로는 타이밍을 결정하는 게 주식투자의 기본이죠. 일정 기간의 주가흐름을 반영하는 막대 모양의 ‘봉차트’만이라도 확실히 이해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그다음 우량주를 뽑아서 꾸준히 기술적 분석 차원에서 살펴보는 겁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적절한 매수와 매도시기를 파악할 수 있죠.‘예언가’라는 주변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술적 분석의 선도자로서 개인적인 목표도 궁금합니다.지난해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그런 평가가 두렵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올 즈음이 바로 정점을 지나 하락국면에 들어선 시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또 조금만 틀려도 시장의 평가가 확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요.하지만 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어야 하는 제 역할에 큰 책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자극점이 되기도 합니다. 될 수 있으면 현장에서 오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 시장상황의 극과 극을 모두 경험한 만큼 50대, 60대가 돼도 인정받는 경륜 있는 애널리스트가 됐으면 합니다.돋보기 인터넷 - 1분기실적 미리보기 : 계속되는 어닝 서프라이즈한국 인터넷주 실적 호전 미국보다 우세지난주(3월24~28일) 초에는 금융업종 브리핑 리포트와 전쟁수혜주인 휴맥스 등의 기업분석 리포트가 많았다. 주중반으로 들어서면서 LG투자증권의 중국 관련 리포트가 쏟아져 나왔다. LG투자증권 주최로 3월26일 대한생명 63빌딩에서 대규모 행사인 ‘차이나포럼’이 열렸기 때문.특히 지난주에는 주종반으로 넘어가면서 대거 등장한 인터넷 업종 리포트들이 단연 눈에 띄었다. 인터넷업종에 대한 증권사들의 투자의견 상향이 줄을 이었는데, 그중 김창권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인터넷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예상외의 높은 실적을 기록)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3월27일 발간한 <인터넷 - 1분기 실적 미리보기: 계속되는 어닝 서프라이즈 designtimesp=23687>라는 리포트에서 국내 인터넷기업의 1분기 실적 모멘텀이 미국보다 크다며 업종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높였다.김연구위원은 “지난 1, 2월 다음, 네이버, 세이클럽 등 주요 포털 사이트의 평균 방문자수는 지난해 4분기에 비해 7.0%, 방문시간은 16.8%가 늘었다”며 인터넷산업의 성장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그는 또 NHN, 옥션, 네오위즈, 인터파크, 다음 등 인터넷기업의 1분기 매출액은 총 1,904억원, 영업이익은 309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각각 9.0%와 27.4%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