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중년이 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러 가지 갱년기 증세를 겪으면서 결국 생식기능이 끝나는 폐경으로 접어들게 된다. 그런데 이런 갱년기가 남성에게도 있는지에 대해 의학계와 일반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성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해서 유달리 정력제를 많이 찾는 한국남성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여성의 갱년기는 일정한 기간 내에, 늦어도 50대에는 폐경이 되면서 예외 없이 모두 생식기능이 완전히 없어지는 과도 기간을 뜻하는데 남성에게는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갱년기가 없다.나이가 들면서 고환 기능이 떨어지지만 여자보다는 훨씬 더 완만하게 감소하고 그 정도도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여자처럼 갱년기가 극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남성호르몬의 분비감소로 생기는 증상도 덜하다. 또 남성호르몬, 즉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떨어져도 배우자를 임신시킬 수 있는 생식능력은 여자와는 달리 유지돼서 기록에 보면 90대에 아빠가 된 할아버지도 있다.일반적으로 남자들은 성기능 장애를 노화의 상징처럼 받아들이면서 성욕감소와 발기장애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자신의 건강과 남성상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40대 후반부터 60대에 이르는 남자에서 보이는 피곤, 우울, 신경질 같은 증세가 호르몬 변화의 결과이기보다는 오히려 이런 성기능 장애의 후유증이기도 하다.성기능장애는 노년에 나타나는 발기반응과 성기감도의 저하, 기타 각종 질병과 약물,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빚어진다. 이 시기에는 자식들이 결혼해서 집을 나가고, 퇴직도 하게 되고, 부모나 친구, 심지어 배우자가 사망하는 일까지 많은 생활 사건이 일어난다.성호르몬 분비가 확실히 부족한 성선 기능 부전에 걸린 젊은 나이의 환자에서는 남성호르몬으로 치료해 성욕도 생기고 발기도 일어나지만, 건강한 정상 노인의 발기장애 치료에 남성호르몬은 효과가 없다는 것이 아직 정설이다.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서 골다공증이 더 잘 생기고 근육량이 줄어들고 근력이 떨어지는 결과에 주목해서 젊음의 활력을 되찾는 방법으로 남성호르몬을 어떻게 쓸까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한 일부 노인에서는 뱃살이 줄고 근육량이 늘고 골밀도도 증가하면서 실제 근력이나 신체활동 능력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건강한 노인에게는 효과가 없었다.따라서 어떤 사람들이 이런 치료의 대상이 될지 명확히 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아직까지 누구나 인정하는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또 장기간 사용해도 되는지 안전성과 부작용도 확실하지 않다.폐경 여성에서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이 한때 각광을 받다가 최근 부작용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것에 비춰볼 때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도 임상시험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듯싶다.현재로서는 실행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누구나 잘아는 점진적 운동, 적절한 영양섭취, 충분한 수면, 적극적인 스트레스 대처로 활력을 되찾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