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알칼리성 이온음료로 소비자 입맛 사로잡아, 연간 시음회 100회 이상 열어

본격적인 음료성수기다. 특히 올해의 경우 날씨가 일찍 달아오르면서 시원한 음료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느는 추세다. 자연 음료업계는 조기에 달아오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음료들 중에서 스포츠음료는 여름이 성수기다. 연간 팔리는 물량의 70% 가량이 여름철에 나간다. 따라서 업체들은 여름고객을 잡기 위해 기를 쓰고 뛰어들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름장사가 한해 농사를 좌우한다”고 말했다.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스포츠음료는 모두 4가지다. 포카리스웨트(동아오츠카), 게토레이(롯데칠성), 파워에이드(한국코카콜라), 네버스탑(해태음료) 등이 주인공이다. 시장규모는 약 1,7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고, 해마다 5~10%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이 같은 스포츠음료시장에서 포카리스웨트는 절대강자다. 지난 87년 국내에 처음으로 스포츠음료라는 꼬리표를 달고 등장한 이래 줄곧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5월 CMS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시장점유율이 무려 52%에 달할 정도다. 나머지 3개 브랜드를 합쳐도 못미치는 셈이다. 그렇다면 포카리스웨트가 지존의 자리를 지키며 장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스포츠음료 전통 맛 유지포카리스웨트가 한국에 상륙한 것은 지난 87년이다. 당시 동아식품과 일본의 오츠카가 합작형태로 동아오츠카를 만들며 소비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물론 당시는 스포츠음료가 소비자들에게 워낙 생소해 시장에 진입하는 데 애를 먹었다.하지만 회사측은 당황하지 않고 일관된 방침을 고수했다. ‘희한한 음료’라는 애기가 들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고, 장기적으로 시장에 파고들어야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이후 다른 제품들이 잇달아 들어와 레몬 등을 첨가한 스포츠음료를 내놓았지만 포카리스웨트는 순수 알카리성 이온음료의 원래 맛을 지키기 위해 변화를 주지 않았다. 한국적인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뭔가를 넣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포카리스웨트의 장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부드러운 맛도 바로 이런 배경에서 나온다. 만약 다른 것을 첨가하면 독특한 향이 나는 대신 자극적이 되고 결국 부드러운 맛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던 것. 결국 17년째 같은 맛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마니아층이 많이 생겼고, 포카리스웨트의 색깔을 확실하게 심어준 것이다.기능성에 승부수스포츠음료는 보통 운동 후 갈증이 많이 날 때 마신다. 자연 흡수가 빨라야 하고, 수분과 전해질을 효과적으로 공급해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포카리스웨트의 장점은 많다. 기능성에서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일단 흡수가 매우 빠르다. 물보다 세 배 정도 체내흡수가 빠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흡수속도의 경우 다른 제품보다 15~20% 가량 더 빠르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특히 알칼리성 이온음료라 신체의 이온밸런스를 유지시키고 약알칼리성화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구체적으로는 운동할 때, 목욕 후, 아기의 설사 때뿐만 아니라 발열과 구토증세를 보일 때 등 수분의 보충이 필요할 때 효과적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의사들이 감기환자 등에게 수분보충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포카리스웨트를 권하는 사례까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밀착마케팅 전개스포츠음료의 주 소비자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이다. 중고생과 대학생이 주로 마시는 셈이다. 자연 마케팅 대상 역시 이 쪽에 맞춰야 한다. 포카리스웨트가 87년 이후 줄곧 이들을 상대로 각종 시음행사를 열고 스포츠행사에 후원을 해 온 것도 이런 상황과 관련이 깊다.회사측이 마케팅을 하며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연간 100회이상 여는 시음행사다. 각 대학 축제현장뿐만 아니라 대학로, 종로, 강남역 주변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리지 않고 찾아가 현장에서 맛을 보게 한다.회사측은 7년간 한 달에도 몇 번씩 고정적으로 행사를 연 것이 포카리스웨트 고유의 맛을 널리 전파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주 소비층들에게 제품 브랜드의 인지도를 크게 높이는 데도 일익을 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각종 스포츠행사도 적극적으로 후원한다. 해마다 포카리스웨트 프로골프대회를 주최하고 있으며 한국프로농구(KBL)대회의 공식스폰서로 후원하고 있다. 각종 마라톤대회에도 빠지지 않고 후원사로 참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배구대회에도 얼굴을 내밀었다.차별화된 광고컨셉포카리스웨트의 광고전략은 요란하지 않다. 깨끗한 이미지를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문이나 TV 등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 등의 PPL광고도 적극 활용, 노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대표적인 것이 영화 <쉬리 designtimesp=23973>다. 자판기는 또 다른 홍보수단이다. 포카리스웨트용 자판기를 만들어 전국에 보급하고 있다. 다른 스포츠음료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요즘 포카리스웨트는 여성이 선호하는 음료라는 이미지를 강조한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다른 업체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다른 제품들이 강한 남성을 내세우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중해를 배경으로 탤런트 김규리 등을 기용해 TV용 광고를 만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올해 들어 포카리스웨트를 만드는 동아오츠카는 만만치 않은 외부변수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게토레이를 제일제당(현 CJ)에서 인수한 롯데칠성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롯데칠성이 게토레이를 키우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리는 상황이다.내부적으로 롯데칠성은 케토레이의 시장점유율을 연말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최초의 한국인 타자로 인기가 급상승 중인 최희섭 선수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하지만 동아오츠카는 시장점유율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카리스웨트의 인지도가 워낙 높은데다 이미 많은 고정팬을 확보해 놓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상대가 롯데라는 점은 다소 신경이 쓰인다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