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유비쿼터스 개념을 포함한 e비즈니스 분야를 꼽았다. 2012년에는 이 분야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까지 올라간다고 예측했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 오길록 원장도 “유비쿼터스 분야에서 10만여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해 발전시킨다면 차세대 디지털산업에서 선진국을 앞지르고 후발국을 따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라틴어인 유비쿼터스는 어원상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뜻을 가진다. 현대적 의미로는 모든 사물과 일상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상태를 말하는 단어로 쓰인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가전제품, 통신기기는 물론 자동차, 가구, 심지어 의류에까지 칩형 컴퓨터가 내장돼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룬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접하는 모든 공간과 사물에 지능이 부여돼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우리는 이미 유비쿼터스사회의 초기단계에 진입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연결돼 있고, 모바일컴퓨팅이 일반화돼 가고 있다. 집안 가전제품들도 원격지에서 조정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들이 아직 네트워크에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다.유비쿼터스의 기본조건은 다음과 같이 4가지로 요약된다.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야 하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처리하며, 눈에 띄지 않게 존재하고, 언제 어디서나 접속에 제한이 없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오원장은 유비쿼터스시대를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세상이 나를 위해 움직이고, 내가 세상을 움직이게 되는 공간”으로 정의한다.유비쿼터스 개념을 가장 먼저 도입해 실용화하고 있는 분야는 가전산업이다. ‘스마트홈’ 혹은 ‘디지털홈’의 형태로 유비쿼터스 개념을 가정에 도입하고 있다.2015년 홍길동씨의 하루를 가상해 보자. 미혼인 28세 홍길동씨는 퇴근하면서 휴대용 정보단말기를 통해 목욕물을 41도로 준비해 놓고, 집 실내온도도 원하는 대로 조절한다. 냉장고에 부족한 먹거리가 없는지도 정보단말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문 앞에 서면 인식시스템이 자동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보안장치를 해제한다.집안에 들어서면 정보단말기 기능이 내재된 TV가 중심 역할을 수행한다. 기본적인 방송시청은 물론 인터넷, 화상통신, 홈쇼핑 주문, 각종 가전제품 제어가 TV 컨트롤러 하나로 다 해결된다. 하루 활동량과 영양섭취 정도는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자동적으로 의료기관 서버에 보내져 분석된다.최근 다이어트 중인 홍길동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활동량과 음식을 조절한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면 TV단말기가 자동으로 켜지면서 지난밤 뉴스와 오늘의 일과가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아침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은 TV단말기를 통해 간단히 처리한 후 출근길에 오른다.공상영화의 한 장면 같은 얘기지만 이 같은 생활이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이 돼가고 있다.삼성은 최근 국내 최초로 유비쿼터스 IT신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경기도 화성에 4만가구 정도의 유비쿼터스 기술 기반 디지털시티를 건설한다는 내용이다.차세대 통신네트워크가 구축되는 이곳에는 집안 모든 기구들이 리모컨이나 휴대전화로 간단하게 조작되고, 도시의 교통흐름도 교통량에 따라 자동적으로 조절되는 등 유비쿼터스 커뮤니티의 전형을 보여줄 전망이다.이동통신업계도 유비쿼터스 개념 도입에 매우 적극적이다. 음성, 화상의 통신기능에 머무르고 있는 현재의 사업영역에서 생활 전분야를 제어 및 통제하는 무선플랫폼을 제공하는 쪽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현재 절대우위를 보이고 있는 전자서적, 영상, 음악, 게임 등의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분야도 계속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인터넷 전용선과 모바일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가전산업이 발달한 우리나라는 유비쿼터스를 꽃피우기 위한 좋은 토양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장점보다 취약점이 많다는 지적이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하원규 박사는 “기반기술 수준이 취약한 편”이라며 “네트워크 컴퓨팅 소프트웨어는 미국에 밀리고, 각종 통신기기 및 전자제품 관련 기술에서도 미국과 일본에 뒤처진다”고 진단한다. “현재의 IT 강국이라는 자부심으로 인해 자칫 기반기술 개발을 소홀히 할 수 있음을 경계한다”고 덧붙였다.오원장도 “유비쿼터스 경제는 디지털 경제보다 시장선점의 효과가 더 크다”며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와 센서, 칩 등의 기술개발에 하루빨리 투자해 제품상용화에 앞서야 한다”고 말했다.유비쿼터스는 개인의 모든 일상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는 상태를 말한다. 상세한 개인정보가 네트워크상에 떠돌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정보보호시스템 개발을 위한 투자의 필요성도 함께 강조되고 있다.INTERVIEW /오길록 유비쿼터스 IT코리아 포럼 회장 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최단기간에 ‘U코리아’ 구축해야”‘U코리아포럼’이란 무엇입니까.‘유비쿼터스 IT코리아 포럼’은 세계적인 추세인 유비쿼터스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국내 IT업계 대표 16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모임입니다. ‘U코리아포럼’은 유비쿼터스 개념을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교육 등 사회 각 분야로 확산시켜 나가기 위한 정책 및 법제도의 제안, 정보의 수집, 관련산업의 발전을 선도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유비쿼터스 사회 구축을 위한 시급한 과제는.100억대 이상으로 추산되는 전세계 PC 및 비PC계열의 정보단말기를 모두 연결하기 위해서는 무한대의 IP주소를 갖는 IPv6의 체계화가 필수적입니다. 현재 IPv4체계하에서의 IP주소는 이미 포화상태입니다.유비쿼터스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요.자원이 한정돼 있는 우리나라는 U코리아 구축이라는 지식정보국가의 실험적 모델에 도전하기 위해 소모적인 실험을 반복하거나 시장이 저절로 형성되기를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 국내외 기술적 자원과 인재, 기업가적 모험을 총동원해 U코리아 구축이라는 국가적 프로젝트를 최소의 비용으로 최단기간에 끝마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