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성인방송 ‘바나나TV’로 유명한 한국TV(대표 신재각)는 이동통신 3사에 성인동영상, 사진, 야설, 플래시만화 등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페티시’, KTF에는 ‘바나나 비디오방’ ‘바나나TV’, LG텔레콤의 ‘세미누드’와 ‘전라포토’ 등이 대표적이다. 하루 접속은 2만~3만건에 이르러 하루 매출이 2,000만원에 달한다.신재각 사장은 룰라, 디바 등의 유명가수들을 키운 잘나가는 음반제작자였다. 그러나 외환위기로 부도가 나고 말았다. ‘한가해진’ 신사장은 인터넷을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국내에 성인사이트가 없다는 것과 유독 성인사이트만 유료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국내에 유료성인사이트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이 순식간에 섰다. 그가 만든 인터넷 성인방송인 ‘바나나TV’는 하루 접속 150만건에 이르며 ‘대박’을 터뜨렸다.한국TV의 강점은 콘텐츠의 기획, 제작, 운영을 모두 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라는 것이다. 특히 다년간 ‘바나나TV’를 자체제작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모바일에서 유감없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인터넷 방송의 콘텐츠를 모바일에 그대로 옮기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환경이 완전히 다르니까요. 한국TV는 모바일 환경에 맞게 카메라의 앵글, 콘텐츠의 길이, 배우들의 동선 등을 치밀하게 계산해 콘텐츠를 제작합니다.”최근 수많은 업체들이 성인 콘텐츠에 출사표를 내놓고 있다. ‘돈이 된다’는 소문이 파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별다른 기술의 개발 없이 쉽게 진입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사장의 생각은 다르다.“권민중의 누드사진이 인기를 끈 이유는 모바일에서만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서도 볼 수 있었다면 진작 해킹돼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처럼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없이 성인콘텐츠에 도전하는 것은 무모합니다.”신사장은 성인물에 대한 법이 바뀌지 않는 한 성인콘텐츠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인터넷에 노출수위가 높은 음란물이 범람하는데 누가 국내 콘텐츠를 보겠냐는 것. 이를 증명하듯 한때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인터넷 성인방송 바나나TV의 하루 접속건수는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모바일의 경우도 현재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머지않아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한다.“성인콘텐츠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성인콘텐츠라면 흔히 야한 사진과 동영상을 떠올리지만 성인콘텐츠의 범위는 그보다 훨씬 넓습니다. 성인을 위한 게임, 커뮤니티, 정보 등도 모두 성인콘텐츠입니다.”한국TV는 7월에 성인용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올 10월에는 ‘다마고치게임’을 응용한 새로운 성인용 성장게임을 내놓을 예정이다.최근 한국TV는 지방의 케이블 성인방송인 오렌지TV를 인수했다. 조만간 또 다른 케이블 영화채널을 인수할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한국TV는 동영상을 지향합니다. 인터넷, 모바일, 방송 등 매체를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의 소스를 여러 매체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케이블 영화 콘텐츠를 모바일, 웹 등의 콘텐츠로 재가공해 판매하는 거죠. 바나나TV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게임 - 박지영 컴투스 사장“변화를 빨리 받아들여야 성공하죠”박지영 컴투스 사장(29)은 유명하다. 어떤 매체에든 ‘인터뷰’라는 제목 아래에 박지영이라는 이름 석자가 있으면 “또야?”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부부가 함께 기업을 꾸려나가는 사례로 나오는가 하면 또 ‘잘나가는’ 여성 CEO라며 기사에 등장한다. 더욱이 20대 CEO를 소개하는 자리에도 빠지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성공한 모바일게임 전문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그녀를 돋보이게 한다.하지만 유명세를 치르는 그녀답지 않게 모바일게임시장에 대한 분석은 무척 조심스럽다. “모바일 게임만 취급하는 회사라면 어느 회사라도 우리 회사에 위협적이죠. 게임이라는 게 누구나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한 아이템이잖아요.”현재 유무선 게임을 개발하는 국내 회사는 300여개로 그중 3분의 1 정도가 컴투스처럼 모바일게임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모바일게임은 PC게임과 달리 생각하는 모든 것을 구현해낼 수 없다. PC게임이 완성도로 평가받는다면 모바일게임은 그래서 사용자 편의가 더 중요하다.“아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죠. 모바일게임은 핵심을 담아내면서도 질리지 않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저희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아, 이 점은 오히려 제가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시행착오를 거칠수록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게임개발 이외에 박사장이 요즘 들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지난해 말부터 고객지원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자신 있게 “컴투스가 다른 모바일게임업체와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말할 정도다.“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우리의 1차 고객은 망사업자인 이동통신사들이라고 생각했어요. 게임사용자들은 2차 고객으로 봤고요.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모바일게임에 처음 뛰어든 99년과는 시장환경이 달라졌거든요.모바일게임시장이 작고 하드웨어 환경도 갖추지 못했을 때야 망사업자들의 입김으로 모바일게임의 순위가 결정된다고 불평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사용자들에게 다가가기 좋은 구조입니다.”그녀는 조심스레 게임업체 자체의 브랜드시대를 점치기도 했다. 이제 “어느 이동통신사의 게임이 재미있느냐”는 질문 대신 어느 게임업체의 게임이 재미있는지를 물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이야기다.사실 그녀가 처음부터 모바일게임을 사업아이템으로 삼은 것은 아니다. 96년부터 정보제공(IP)사업을 하던 중 ‘모바일 콘텐츠 중 금융과 게임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돼 99년에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다행히 예상은 적중해 사업체는 성공적인 변화를 맞았다. 모바일게임에서만 4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그녀는 하지만 지금의 변화는 예상보다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진화속도가 생각보다 늦어지는 바람에 저희는 오히려 충분한 연구개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죠. 모바일게임회사로서 시스템을 구축할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거든요. 해외에 ‘컴투스’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됐고요.”박사장은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이 해외에서 각자의 위치를 다져가고 있는 것이 모바일게임업계에도 똑같이 적용되리라 보고 있다. 게임의 재미는 만국 공통으로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서도 통할 만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제 PC게임 못지않은 대형 모바일게임도 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한다.“게임처럼 공평한 세상이 어디 있나요? 시간과 노력만 들이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잖아요. 아름다운 세상을 구현할 수 있는 게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박사장이 유명 CEO답지 않게 편안한 느낌을 주는 이유가 있었다. ‘젊은 CEO’보다, ‘성공한 벤처사업가’보다 강한 그녀의 색채는 바로 ‘꿈꾸는 소녀’와 같은 모습이었다.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벨소리 - 이기돈 (주)야호커뮤니케이션 사장국내 최초 벨소리서비스… 해외서 두각1999년 2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휴대전화를 통해 김수희의 ‘남행열차’가 흘러나왔던 것. 단말기에 저장된 ‘군밤타령’ ‘엘리제를 위하여’ 등이 고작이었던 시절에 ‘남행열차’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700-5782’로 유명한 야호커뮤니케이션(대표 이기돈)이 이 ‘사건’의 주인공이다.이기돈 사장이 벨소리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은 우연이었다. 몸담고 있던 회사가 구조조정되면서 실직상태였던 98년 어느날 이사장은 지하철에 있었다.“사람들의 휴대전화벨이 울리는데 모두 똑같더라고요. 문득 개성 있는 벨소리를 팔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를 구현할 기술과 자금이 없었어요.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도움을 구해 1년 후 기술을 개발했지요.”국내 최초로 휴대전화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야호커뮤니케이션은 줄곧 벨소리서비스시장의 선두를 지키고 있다. 2001년에는 서비스 시작 1년 11개월 만에 다운로드 1억회를 돌파하며 최단시간 다운로드 횟수로 한국 기네스북에 올랐다. 또 지난해에는 현재 최다 다운로드 벨소리인 ‘오 필승 코리아’로 주가를 올렸다. 2002년 1월에는 모바일 콘텐츠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등록됐다.야호커뮤니케이션의 강점은 다양한 음원보유와 높은 음질에 있다고 이사장은 말한다. 최초의 사업자인 만큼 보유하고 있는 음원만도 5,000곡에 이를 뿐만 아니라 음악을 전공한 10여명의 음원개발인력을 거느리고 있다는 것. 그러나 현재의 상태가 지속되리라고 낙관할 수는 없다. 시장의 성장에 따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현재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는 무선인터넷 킬러 콘텐츠 가운데 하나다. 휴대전화 사용자의 90% 가량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 그러나 수익모델이 검증되면서 수많은 업체들이 벨소리서비스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에 대한 야호커뮤니케이션의 대응전략은 무엇일까.“원음서비스를 하는 마당에 벨소리의 종류나 음질로는 더 이상 차별화가 어렵습니다. 사용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맞춤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를 이뤄나갈 계획입니다. 사용자의 기분과 바이오리듬에 따른 벨소리 추천, 연예인들의 목소리를 이용한 벨소리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최근 야호커뮤니케이션은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벨소리서비스사업의 경험을 살려 디지털 콘텐츠 전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이미 노무현 대통령 캐릭터의 모바일 독점사용권을 획득하고 ‘노짱 게임’ 등 관련 콘텐츠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퀴즈전문 케이블방송인 퀴즈업을 운영하고 있다.“콘텐츠사업에서 인터넷, 영화, 방송 등 매체의 종류를 구별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콘텐츠를 어떻게 응용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콘텐츠가 여러 종류의 콘텐츠로 재생산되는 것이 현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퀴즈업의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응용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습니다.”사업다각화와 더불어 해외진출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차이나모바일과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이는 중국 최초의 무선 ARS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다.단일시장으로는 최대 규모인 중국에 진출해 매출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인도네시아, 대만 등지에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를 수출한 바 있다.올해 상반기 야호커뮤니케이션은 45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26.6% 증가한 수치다. 회사측은 멀티미디어, 게임, 캐릭터, 케이블방송 등 새로운 수익원이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기대, 올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신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커뮤니티 - 김광묵 (주)사이넷 사장모바일 채팅 선두주자… 230만 회원 보유“삼성 홍보실에서 근무할 때부터 정보와 사람의 교류를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어요. 그러던 차에 TV에서 연애 관련 정신의학 강의를 하던 친구가 연애 관련 커뮤니티를 운영해 보라고 제안했습니다. 이거다 싶었지요.”사이넷(대표 김광묵)은 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의 선두주자다. 특히 모바일 채팅 분야에서는 60%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2003년 4월 현재 23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하루 히트수는 200만회에 이른다. 주요 서비스인 ‘러브러브채팅’ ‘스피드부킹’ ‘두근두근폰팅’은 SK텔레콤과 KTF의 커뮤니티군 베스트파트너로 선정되며 주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모바일 채팅은 인터넷 채팅에 비해 여러 제약 요인이 있다. 우선 시간적 제한이 있다. 채팅하는 시간만큼 요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 타이핑을 하기도 불편하다.아무리 탁월한 ‘엄지족’이라도 열손가락을 이용하는 것에 비해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사이넷의 채팅서비스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사장은 이동성, 개인성, 즉시성을 그 이유로 든다.“대화 상대자의 나이, 성별, 접속가능 여부 등을 보여줘 원하는 상대와 대화할 수 있는 개인성, 상대방의 위치를 확인하고 대화를 신청할 수 있는 즉시성, 모바일 고유의 이동성이 성공의 요인입니다.최단시간에 원하는 상대를 만날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사이넷은 지금까지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변화가 심한 콘텐츠시장에서 홍보마케팅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는 것이 김사장의 판단이다.“콘텐츠는 사람의 정신을 디자인하는 사업입니다. 사람의 정신은 불연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새로운 요구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 이유로 한창 인기 있던 콘텐츠가 소리 소문 없이 사장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결국 고객의 요구를 따라가기보다 만들어가야 생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사이넷이 주력하고 있는 부문은 인력개발이다. 각자의 개성과 재능을 콘텐츠에 접목하면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제품이 탄생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관건은 직원의 개성을 개발하는 방법.사이넷은 매월 1회 전직원이 자신의 업무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SS(smart and speedy) 오디션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직원이 회사 업무 전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우수사원에게는 상여금과 휴가가 지급된다.사이넷은 장기적으로 네트워크 프로바이더(provider)로 거듭난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커뮤니티 네트워크망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삼겠다는 것. 이를 위해 웹, PDA, 모바일 등 다양한 디바이스들에서 콘텐츠가 연동되도록 했다. MSN, 라이코스, 유니텔 등 협력업체가 50여개에 이른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스포츠, 교육, 모바일 영상 사업 등에 뛰어들었다.“다양한 디바이스와 콘텐츠에 따른 고객성향을 분석해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효과적인 마케팅을 원하는 기업들도 사이넷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할 수 있겠지요.”해외진출도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 콘텐츠는 현지 문화의 핵심을 파고들어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도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직접 시장에 진출하기보다 현지업체들의 힘을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베이징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기분 좋게 술을 마시고 호텔 로비에 앉았는데 건너편에 엄청나게 큰 만리장성사진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사진이 마치 외국인을 쉽게 들여놓지 않겠다는 경고처럼 보이면서 ‘원류의 힘’이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중국진출은 철저하게 ‘원류’인 현지인을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그림 - 신상준 캐릭터코리아 사장“새로운 도전이 명브랜드 만듭니다”몇 년 전만 해도 연예인 누드처럼 충격적인 콘텐츠가 세상에 나오는 방법은 책을 통해서였다. 또 불과 몇 달 전까지도 인터넷을 통해 등장하는 게 보통이었다.그런데 요즘에는 이런 것들이 모두 휴대전화를 통해 표현된다. 누드 동영상뿐만 아니라 톱스타의 비밀 프로젝트 등도 휴대전화가 주요 매개체다. 언제부터인지 모바일이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빠르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수단이 된 것이다.신상준 캐릭터코리아 사장(34)이 모바일 콘텐츠, 그중에서도 그림서비스사업에 뛰어든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원래는 중소기업의 캐릭터를 제작해주는 일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회사들이 디자인비용을 얼마나 썼겠습니까. 그러니 회사는 영세성을 벗어날 수가 없었죠. 그래서 자체 캐릭터 개발 쪽으로 눈을 돌렸습니다.”개발한 캐릭터의 인지도를 높이는 매개체로 택한 것이 바로 모바일이었다. 캐릭터를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정한 이상 빨리 알리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 판단했고 마케팅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사용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휴대전화였기 때문이다.이렇게 해서 99년 출발한 캐릭터코리아는 현재 캐릭터와 벨소리, 모바일 카드와 노래방 등 각종 모바일 콘텐츠를 이동통신 3사에 제공하고 있다. 매출비중은 캐릭터 등 그림서비스가 50%, 벨소리서비스가 20%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30% 정도는 노래방서비스에서 나오는 매출이다.이처럼 소위 ‘뜬다’고 하는 모바일 콘텐츠사업을 하는 신사장이지만 “수많은 콘텐츠제공업체(CP)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더욱이 캐릭터나 사진 같은 그림서비스사업을 하는 CP들은 고민이 많습니다. 캐릭터를 애니메이션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또 온라인ㆍ오프라인 사업으로 확장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단순히 캐릭터 다운로드 수준에 그치는 게 현실이거든요.”아직은 비즈니스 확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캐릭터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그의 말이다. CP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업을 끌고 가기에는 자금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흔히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통해 알려진 국내외 유명 캐릭터를 모바일 콘텐츠로 제공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이처럼 모바일 캐릭터시장 상황이 유연하지 못한데다 시장규모도 벨소리시장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모바일 그림서비스의 가능성에 대한 그의 확신은 여전하다.“토털 엔터테인먼트사업을 하는 게 제 꿈입니다. 캐릭터에서 출발해서 애니메이션으로 발전시키고, 또 이를 바탕으로 영화와 음반사업도 시작할 겁니다. 모바일 콘텐츠 자체는 시장규모가 작을지 몰라도 이 모바일이라는 창문을 통해 진출할 수 있는 온ㆍ오프라인 시장의 규모가 엄청나지 않습니까.”그는 캐릭터사업의 시작점을 모바일로 정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자부한다. 특히 캐릭터코리아가 대행사(agency)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기를 끌 가능성이 있는 캐릭터를 찾아내고 이를 휴대전화를 통해 세상에 알리겠다는 것이다. 또 애니메이션으로, 캐릭터 상품으로 연결시키겠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캐릭터 관련 온ㆍ오프라인 업체와의 업무제휴도 추진할 예정이다.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솔루션 - 우승술 (주)필링크 사장30년 유선통신 베테랑, 무선도 ‘펄펄’2000년 창사한 필링크(대표 우승술)는 국내의 대표적인 무선인터넷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특히 콘텐츠를 단말기에서 구현할 수 있게 하는 게이트웨이, 문자메시지ㆍ멀티미디어 메시지를 구현하는 메시징 관련 솔루션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 KTF의 장문 메시지 서비스, SK텔레콤의 포토메일 서비스의 솔루션 등이 필링크의 작품이다.“무선인터넷사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사장을 맡아주십시오.” 1999년 1월, 20여명의 젊은이들이 당시 한국통신기술의 대표이사였던 우승술 사장을 찾아와 대뜸 말했다. 이들은 LG정보통신의 무선인터넷팀이 해체되면서 회사를 그만둬야 했던 엔지니어들이었다.“처음에는 내 처지가 왜 이렇게 한심하게 됐나 싶더라고요. 직원만 6만명인 한국통신의 중역에서 직원 350명인 한국통신기술의 사장으로 올 때도 그런 느낌이었는데 오죽했겠습니까. 당연히 직원이 고작 20명뿐인 벤처기업의 사장이 내키지 않았지요. 그러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번뜩 들더라고요. 제의를 받은 다음날 수락했지요.”20여명의 경험 많은 엔지니어들의 기술과 30년간 한국통신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우사장의 의기투합은 성공적이었다. 회사설립 당시 마침 무선인터넷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며 승승장구, 창사 2년 만에 동종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등록됐을 정도.“필링크의 강점은 기술력에 있습니다. 처음부터 20여명의 무선인터넷 전문엔지니어들이 주축이 됐고, 현재도 81명의 직원 가운데 66명이 연구인력입니다.”우사장의 경영철학은 ‘안정’이다. 무리한 사업확대는 오히려 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직원들에게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솔루션 기업에서 직원은 회사의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원 자녀의 교육비 전액과 의료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조만간 직원전용 주택까지 마련할 참이다.“저 역시 30년간 월급쟁이였던 만큼 직원들의 심정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또 저는 오너가 아니라 전문경영인이기 때문에 욕심을 부릴 이유가 없습니다. 회사에 유리하다면 M&A도 불사할 수 있습니다.”필링크는 일찌감치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다. 우사장은 국내 솔루션업체들의 해외진출 조건이 매우 좋다고 판단한다. 단시간에 초고속인터넷과 모바일 통신망을 구축하며 IT 강국으로 부상한 국가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술의 적응력이 높기 때문이다.“우리나라 기술은 다른 나라에 적용하기 좋습니다. 세계에서 무선인터넷이 가장 발달했다는 일본의 경우 아이모드(i-mode)라는 자국 표준을 정해 그 틀에서 성장했지만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춰 기술을 발전시켰기 때문이죠.”필링크는 올해 목표매출인 250억원 가운데 104억원을 수출을 통해 이룰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전체 수출액이 이미 100억원을 넘어서 현 상태를 유지하면 목표에 무난히 이를 전망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국내 시장에 대한 기대도 높다.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새로운 사업기회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솔루션시장의 특수성도 이런 낙관적 기대에 한몫 한다.“고객사인 통신사들은 협력솔루션업체를 바꾸기 꺼려합니다. 다른 기반의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협력사를 바꾸면 시스템에 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통신사로부터 안정성과 신뢰성을 일단 인정받으면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셈입니다. 필링크의 기술은 시장형성 단계부터 인정받아왔고 앞으로도 기술개발에 매진할 것입니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