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 간편하고 가격부담 적어 인기, 일반 PC의 3분의 1크기에 깜찍한 디자인 눈길

요즘 베어본 PC가 인기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베어본 PC(Barebone PC)는 조립 PC의 일종이지만 메인보드와 전원공급장치 등 일부 부품만을 장착한 반조립 제품이다.일반 조립 PC처럼 필요한 부품을 일일이 따로 구입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지금 당장 베어본 PC를 장만한다면 CPU와 메모리를 끼우고 CD-ROM이나 CD-RW, DVD-ROM 드라이브 같은 광드라이브와 하드디스크 등 4가지만 장착하면 모든 조립이 끝나는 것.그래픽카드와 사운드카드, TV-out 등 웬만한 기능은 메인보드에 내장돼 있기 때문에 가격부담도 적다. PC 조립이 두려운 초보자는 조립부담이 없어 좋고, 가격부담 덜어서 또 한 번 좋은 게 베어본 PC다.베어본 PC가 인기 있는 진짜 이유는 조립의 편의성보다 작고 세련된 디자인과 갖가지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원하는 등 젊은 PC 세대와 ‘코드’가 잘 맞기 때문이다. 베어본 PC는 일반 PC보다 3분의 1 이상 작고 얇다.회색 일변도의 투박한 기존 PC보다 디자인이 깔끔해 인테리어 효과가 뛰어난데다 크기가 작아서 실내 어디에 놓아도 부담스럽지 않다. 프린터와 스캐너, 덩치 큰 모니터 때문에 책상이 비좁아서 고민이라면 베어본 PC가 해결책이 될 것이다.기능도 빵빵하다. 갖가지 외장장치와 연결할 때 쓰이는 차세대 고속 인터페이스인 USB 2.0은 물론 디지털 캠코더 등과 연결할 때 쓰이는 PC 인터페이스인 IEEE 1394 포트 등도 기본으로 채택하는 등 재주가 많다. 신세대에게 이런 베어본 PC의 엔터테인먼트 기능은 궁합이 잘 맞는 놀이도구인 셈이다.베어본 PC를 장만하는 사람은 이미 PC를 한 대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베어본 PC는 거실에서 TV-out 기능을 이용해 TV와 연결하고 5.1채널 스피커와 연결하는 등 가정용 멀티미디어센터로 활용할 때 좋다. DivX 영화나 MP3 파일을 좁은 모니터나 방안에서 감상하기보다 온 가족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베어본 PC를 장만할 만하다.TV-out, 5.1채널 사운드 지원 확인해야보통 일반 PC를 조립할 때는 ‘원하는 부품을 모두 장착’할 수 있는지 ‘필요한 건 언제든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하지만 베어본 PC의 경우 이런 업그레이드 확장성은 일반 PC보다 떨어진다.크기가 작기 때문에 이것저것 마음에 드는 부품을 나중에 따로 업그레이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물론 베어본 PC는 대부분의 기능을 자체 내장하고 있으니 제품을 고를 때 ‘확장성이 떨어지니, 안 떨어지니’ 따질 필요가 없다.베어본 PC를 고를 때 소비자가 가장 신경 쓰는 건 디자인이다. 요즘 나온 베어본 PC는 오디오처럼 생긴 것부터 반짝이는 불빛을 내는 고휘도 LED를 달아놓은 제품, 투명 아크릴판을 덧대거나 아예 케이스를 투명하게 만들어놓은 것까지 모양도 제각각이다. 어디에 놓을 것인지 고려해서 디자인을 따져보는 게 좋다.베어본 PC도 어디까지나 PC인 만큼 기능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일단 베어본 PC에 내장돼 있는 메인보드가 어떤 부가기능을 지원하는지 체크해 본다. 베어본 PC의 메인보드에는 기본적으로 그래픽과 사운드 기능이 포함돼 있다.하지만 기능도 기능 나름. 그래픽 기능의 경우 모니터와 연결할 수 있는 D-SUB 포트는 기본이다. TV와 연결해서 사용할 생각이라면 TV-out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이 좋다. 사운드 기능 역시 일반 2개 채널만 지원한다면 함량 미달. 5.1채널 스피커와 연결해서 홈시어터 시스템으로 활용할 생각이라면 5.1채널, 그중에서도 S/PDIF 등 디지털사운드 출력을 지원하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베어본 PC는 크기가 작아서 내부 부품 업그레이드 여력이 거의 없으므로, 외부 확장성이 뛰어난 제품을 고르도록 한다. 예를 들자면 USB 2.0 포트가 몇 개나 되는지, 디지털 캠코더 등 디지털가전제품과 연결할 때 주로 쓰이는 IEEE 1394 포트가 있는지 따져본다. IEEE 1394 포트의 경우 기본 6핀 외에 소니 가전제품에 쓰이는 4핀짜리 포트도 있으면 더할 나위 없다.디지털카메라나 MP3플레이어 등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메모리카드 슬롯을 지원하는 제품을 고른다. 메모리카드 종류도 다양하니 콤팩트플래시와 SD카드, MMC, 메모리스틱 가운데 무엇을 지원하는지 살펴볼 것.베어본 PC는 편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 편의성도 구입 포인트 가운데 하나라는 얘기다. 본체 앞쪽에 USB 포트나 사운드 관련 단자 등을 달아놓은 제품이라면 다루기 쉬워서 좋다는 점도 염두에 두자.마지막으로 이왕 베어본 PC를 고를 생각이라면 일반 조립 PC보다 확실하게 크기가 작은 제품을 고른다. 일반 조립 PC와 크기가 비슷한 제품이라면 베어본 PC의 장점이 하나 없어지는 셈이다. 작은 것으로 고르자.10만~40만원대까지 제품군 다양찾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베어본 PC의 가짓수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초보자는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망설이게 마련. 베어본 PC가 뭔지, 어떻게 골라야 할지 알았다면 이제 시장으로 가볼 차례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베어본 PC는 10만~40만원대까지 다양하다.40만원대 베어본 PC로는 스팍일렉트로닉스의 스팍 X-PC와 메가PC가 대표적인 제품. 스팍 X-PC는 인텔의 최신 메인보드 칩셋인 인텔 865GE를 장착, 3GHz가 넘는 최신 펜티엄4 CPU는 물론 시리얼 ATA와 5.1채널 사운드 등을 모두 지원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이 제품은 네모반듯한 큐빅형이어서 공간활용도가 높고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서 인테리어 효과도 뛰어나다. 가격은 46만원.메가 PC는 요즘 가장 눈길을 끄는 베어본 PC 가운데 하나다. 이 제품은 PC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MP3 오디오와 FM 라디오를 감상할 수 있는 전형적인 가전형 PC. 패키지 안에 포함돼 있는 리모컨으로 원하는 기능을 모두 조절할 수 있어 마치 미니 컴포넌트 오디오를 쓰는 듯한 느낌을 준다.또한 S/PDIF와 USB, IEEE 1394 등은 물론 10/100BASE-T 랜 포트와 56Kbps 모뎀까지 모두 지원하는 등 확장성도 뛰어나다. 그밖에 쓰임새가 거의 없어진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 대신 콤팩트플래시와 SD카드 등 6가지 메모리 카드를 읽을 수 있는 메모리카드 슬롯을 달아놓은 것도 탁월하다. 44만원.공간활용도를 더욱 높이려면 렉스테크놀러지의 ZPC도 쓸 만하다. 이 제품은 두께가 44mm에 불과해 책꽂이에 끼워놓아도 될 만큼 크기가 작다. 본체 양쪽 끝에 투명 아크릴로 한껏 멋을 부려 놓은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TV-out과 5.1채널 사운드를 지원하지 않는 게 흠이지만 USB와 IEEE 1394, 10/100BASE-T 랜 등 웬만한 기능은 모두 갖췄다. 가격은 47만원이다.20만원대 제품인 디지털리더스의 e큐브 845GE도 추천할 만하다. X-PC와 마찬가지로 큐빅형 디자인을 채택한 이 제품은 본체를 투명 아크릴로 만들어서 어디에 놓아도 잘 어울린다. 인텔 펜티엄4를 지원하며 TV-out은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그밖에 5.1채널 광출력과 USB, IEEE 1394, 10/100BASE-T 랜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가격은 29만9,000원.가격이 부담스럽다면 10만원대 제품에 눈길을 돌려보자. 13만8,000원에 판매하는 아수스의 울트라슬림 MX는 인텔 펜티엄4 CPU를 지원하는 제품으로, 본체 앞쪽에 LED를 장착해서 시스템 동작 상태를 잘 알 수 있으며 모든 부품을 손으로 끼울 수 있게 설계해서 조립하기 편한 게 장점. 확장성이 떨어지는 다른 베어본 PC와 달리 PCI 슬롯 3개를 달아놓았고 10/100BASE-T 랜과 USB 2.0 등을 지원한다.예산과 사양을 미리 세워놓고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베어본 PC의 메인보드에 주로 쓰이는 SiS651이나 인텔 845D 칩셋의 경우, 최신 CPU를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10만원대 제품 가운데 일부는 유통사가 덤핑부품을 한데 묶어서 만든 ‘베어본 아닌 베어본’ 제품도 있으므로 구입할 때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