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방향 입체음향 구현하는 5.1채널 헤드폰 인기… 매혹적인 디자인도 일품

흔히 한 분야에만 집중적으로 관심을 쏟는 사람을 가리켜 마니아라고 표현한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직업과 취미, 일과 놀이의 경계가 분명치 않다는 것. 벤처업계에서도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지만, 이후 실제 비즈니스로 발전한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다채널 헤드폰 제작업체 엠엠기어(www.mmgear.com)도 바로 이런 경우에 속한다. 엠엠기어 김성일 사장(43)은 자타가 공인하는 AV 마니아로, 어려서부터 ‘좋은 음향’에 관심을 쏟은 덕분에 지금은 어느 전문가 못지않은 해박한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자랑한다.처음 김사장을 보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외모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그는 얼마전까지 안방극장에 자주 얼굴을 비치던 현역 탤런트 출신이다. 그러나 회사를 운영하는 데 연예인 꼬리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연예인이 사업을 한다면 대개 ‘얼굴마담’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다.김사장 역시 초창기에는 주변의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오해도 결국 실력이 해결해주더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연예인이라고 우습게보던 클라이언트나 업체 담당자들도 전문가 뺨치는 그의 식견에 금세 행동이 바뀌더라는 것.엠엠기어는 AV에 대한 김사장의 열정과 마니아 기질이 일궈낸 ‘작품’이다. 지난 2000년 천리안 AV 동호회의 시삽이었던 김씨와 몇몇 회원들이 의기투합, 5.1채널 스피커에 적합한 헤드폰의 필요성을 절감해 회사를 설립했다.이런 배경 때문일까. 김사장은 자신이 사업가가 아닌 소비자임을 누차 강조한다. ‘소비자의 니즈(Needs)로 만들어진 회사’라는 자부심도 상당하다. 이는 판매자가 아닌 구매자 입장에서 제품을 만든다는 확고한 믿음에 기인한다.엠엠기어에서 개발한 다채널 헤드폰은 AV 마니아라면 누구나 한 번쯤 욕심낼 만한 제품이다. 가장 큰 특징은 헤드폰으로 5.1채널 스피커가 들려주는 고품질의 3D 입체음향을 들을 수 있는 것. 원음을 전후방 좌우, 중앙 등 총 6채널의 신호로 각각 분리해 전달함으로써 공간감을 극대화한 것이 핵심이다.사실 일반 가정에서 5.1채널 효과를 제대로 얻기란 쉽지 않다. 다채널 오디오 시스템의 특성상 일정 이상 볼륨을 높이지 않으면 음향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그러나 이 제품은 주변소음과 공간부족 등의 문제로 이제껏 욕심내지 못했던 5.1채널 사운드를 한층 맛깔스럽게 구현한다. 최근에는 기능과 디자인을 보완한 두 번째 제품 ‘M500FL’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전체적인 불황 속에 AV시장도 전에 없던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엠엠기어는 이런 상황에서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회사 간판을 세운 지 불과 3년 만에 해외수출과 흑자경영을 달성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지난해 7월 우수산업디자인(GD) 상품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하고,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인 올 2월에는 6억8,000만원의 투자금 유치에 성공하는 등 업계 평가도 호의적이다.엠엠기어는 앞으로 헤드폰뿐만 아니라 관련기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AV 전문메이커로 발돋움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전세계 음향솔루션 메이커 가운데 으뜸가는 위치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