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몇 년 해서 큰돈을 벌고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살아있는 동안에는 계속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사람이라면 반드시 가슴깊이 새겨야 할 투자철학서”벤저민 그레이엄 지음/강남규 옮김/국일증권경제연구소/426쪽/1만5,000원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designtimesp=24100>는 증권투자서의 ‘클래식 중의 클래식’이다. 번역자의 말마따나 문학으로 치면 <죄와 벌 designtimesp=24101>에 해당할 것이요, 음악으로 치면 바흐쯤 되지 않을까.1940년대에 나온 이 투자서는 여전히 추앙받고 있다. 그 이유를 찾으라면, 고전이 갖춰야 할 조건인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 할밖에.‘옛날사람’인 저자 그레이엄은 요즘에는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더 유명하다. 하지만 그 자신이 1910년대와 20년대 월스트리트에서 가치주를 골라내고 시장이 반응하기를 기다리는 투자방식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던 전설의 투자분석가였다. 오늘날 증권사들이 대대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리서치파트는 모두 그레이엄으로부터 비롯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책은 가치 있는 종목을 어떻게 선별할 것인지, 또 이를 위해 어떤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지 일러준다. 애초에 귀가 번쩍 뜨일 만한 투자기교에 대한 기대 같은 건 버리고 이 책을 읽는 게 현명하다. 저자가 서문에 쓴, 듣고 또 들어도 옳은 말을 다시 한 번 새겨보자.“일반투자자라 해도 모험을 하지 않는다면 최소한의 노력과 능력만으로 웬만한 수익은 올릴 수 있다. 그러나 평균 이상의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실전경험과 지혜가 필요하다. 남보다 뛰어나지도 않은 지식과 지혜로 평범한 수익 이상을 얻고자 한다면 수익은커녕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추천2 - 탁월한 CEO가 되기위한 4가지 원칙 / 조유식 인터넷 서점 알라딘 대표이제는 건강한 조직 구상할 때“CEO가 집중해야 할 단 하나의 과업을‘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한다.회사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휴가지에서회사를 생각하면서 읽기 좋다”패트릭 렌시오니 지음/송경모 옮김/위즈덤하우스/258쪽/1만1,000원‘기업경영자는 이래야 한다’는 전형이라는 게 존재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을 직접 챙기는 꼼꼼한 경영자가 좋은 경영자일까. 웬만하면 아랫사람들에게 맡기고 ‘노는’ 경영자가 더 나을까? 이 책은 한동안 크게 유행했던 ‘경영우화’에 속하는 책이다. 딱딱하지 않은 우화의 형식을 빌려 저자는 이 같은 난처한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저자는 성공한 조직의 특성을 ‘영리한 조직’과 ‘건강한 조직’이라는 두 가지 간단한 개념으로 요약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CEO들은 조직을 영리하게 만드는 데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하지만 건강한 조직은 스스로 영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또한 기업을 영리하게 만드는 작업인 전략수립이나 기술연구 마케팅 재무정책 등의 분야는 임원들에게 맡길 수 있지만 건강하게 만드는 일은 오직 최고경영자만이 할 수 있기 때문에 CEO는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그래서 책 말미에는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네 가지 원칙이 요약되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지도급 임원의 단결을 구축하고 유지하라. 조직의 성격을 명확히 하라.조직의 명확성에 대해 가능한 한 자주 의사소통을 하라. 인력시스템을 통해 조직의 명확성을 강화하라. 저자는 을 써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패트릭 렌시오니다.추천3 - 뇌 상·하 / 박남규 거원시스템 대표미지의 세계, ‘뇌’로의 초대“벤처란 미개척분야를 가는 기업이다.뇌도 역시 아직까지 많은 부분이 미개척분야.그런 호기심이 바쁜 와중에도이 책을 선택하게 만들었다”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이세욱 옮김/열린책들/각 500쪽 내외/각 8,500원<개미 designtimesp=24167>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designtimesp=24168> <아버지들의 아버지 designtimesp=24169> 등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팬을 거느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일곱번째 소설이다. 전작들에서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흥미진진함’에 있어서는 더 보탤 부분이 없다. 저자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려 미지의 영역인 뇌의 세계로 독자들을 끌고 들어간다.‘뇌’라는 추상적이고 거창한 주제를 선택했음에도 작가는 이를 구체화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인간과 컴퓨터의 두뇌대결, 체스대국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 열한가지를 찾는 과정을 그려내면서 베르베르 특유의 이원구조를 구사하고 있다.소설은 저명한 의학자 사무엘 핀처가 슈퍼컴퓨터인 딥블루Ⅳ를 꺾고 체스 세계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는 데서 시작된다. 승리의 그날, 핀처는 약혼자와 사랑을 나누다 그 품에서 죽음을 맞는다. 그 죽음에 범상치 않은 구석이 있음을 눈치챈 여기자와 탐정이 추적을 시작한다.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까지 독자를 놓아주지 않는 베르베르의 솜씨는 이 책에서도 여전하다. 이 작품은 뇌에 대한 최근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인간한계의 새로운 지평을 탐구하고 있다. 결국 수많은 과학적 사실과 신화를 헤집고 베르베르가 도달하는 지점은 현대 과학철학이 항상 되묻고 있는 질문인 ‘인간은 무엇인가’일 것이다.추천4 - On Writing/ 황치문 리서치 인터내셔날 연구원치열한 삶이 무언지 알고 싶다면“창작론을 넘어, 치열하게 사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이 책을 보면 된다. 자신의 직업과 삶 앞에이런 자세를 가진 이를 두고,그를 대중소설 작가라 해서 우습게 볼 수 있을까”스티븐 킹 지음/Simon & Schuster/288쪽/14.95달러스티븐 킹은 글을 쓰는 사람이고 이 책 또한 글쓰기에 관한 것이다. 그렇다면 소설가가 될 것도 아니고 글쓰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읽을 필요가 없을까. 속단은 금물이다.스티븐 킹은 <캐리 designtimesp=24201> <미저리 designtimesp=24202> <돌로레스 크레이븐 designtimesp=24203> <그린마일 designtimesp=24204>과 그밖에도 수많은 책을 펴낸 미국의 대표적 대중소설 작가.책 첫장을 펴든 독자를 맞이하는 건 지루한 문학강의가 아니라 스티븐 킹의 자서전이다. 그는 강의를 늘어놓는 대신 자신의 삶과 글쓰기가 어떻게 서로서로 관계를 맺어왔는가를, 특유의 속도감으로 서술한다.소설인지 자서전인지 정신 못차리고 읽어내려 가다 보면 책의 두 번째 부분인 본격 글쓰기 강의를 만난다. 하지만 ‘글쓰기 강의는 최대한 짧게 하려고 했다’는 저자의 말대로 이 부분 역시 지루함 없이 지나간다.엄청난 필력으로 소설을 써내는 킹에게 무슨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을까 싶은데, 결국 요약하면 ‘그냥 열심히 쓰고 또 쓰는 것’ 외에는 없었다. 가장 감동적인 대목은 책의 마지막, 세 번째 부분이다.이 책을 집필하던 중 큰 교통사고를 당해 생사를 넘나들던 킹이 새로운 눈으로 삶을 바라보면서 독자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스티븐 킹 특유의 문체까지 만끽하려면 영문 원서가 제격.하지만 <유혹하는 글쓰기 designtimesp=24215>(김진준 옮김/김영사/357쪽/9,900원)라는 제목으로, 번역이 훌륭한 국내본도 나와 있다.추천5 - 화두 1·2 / 민준 경제학과 2001학번,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장20년 동안의 생각 덩어리 정리“‘우리가 어떤 역사를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을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텐데, 자신의 ‘화두’에 답하고 있는최인훈의 글은 이런 면에서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최인훈 지음/문이재/각권 500쪽 내외/각 1만5,000원대학생의 추천을 받아봤다. 요즘 대학생들은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다는데, 생활도서관장의 추천이라면 권위가 있겠지. 신선함이 뚝뚝 묻어나는 선택을 기대한 것과는 정반대로, 민관장이 추천한 책은 묵직하기 그지없는 최인훈의 <화두 designtimesp=24239>다.작가 최인훈이 지난 94년 오랜 문학적 침묵을 깨고 ‘필생의 역작’을 내면서 큰 화제를 모았던 책의 개정판이다.이 책은 여러모로 <광장 designtimesp=24244>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장 designtimesp=24245>이 급변하는 한반도의 시대상 속에서 자신은 어디에 속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것이었다면,<화두 designtimesp=24247>는 그때 가졌던 물음을 한평생 맘속에 지니고 살아오다 자신과 자신이 겪은 역사를 스스로 정리해 보고자 쓴 작품인 것으로 보인다.‘어떤 한 사람이 한 20년 동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 끝에 내놓은 생각의 덩어리’라는 작가의 변처럼 말이다.최인훈은 10대 초반을 사회주의 북에서 보냈고, 70년대에 미국에 머물렀으며, 90년대에는 소련을 여행했다. 작가는 이 개인적인 경험들을 민족과 인류 전체의 운명으로 연결시켜 버리는 ‘비약’을 한다.<화두 designtimesp=24254>는 한 개인인 작가가, 20세기의 민족사와 대결한 ‘관념의 고투’의 산물 같은 소설이다. 그 그칠 줄 모르는 대결의식이야말로 생각 없이 휩쓸려 사는 보통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엿보려는 대목일 것이다.추천6 - 디자인, 비즈니스로 승부하라 / 이장우 이메이션코리아 대표디자이너의 좌충우돌 경영기“기업경영에 있어 디자인이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는 시대다.디자인에 문외한이었으나이 책을 통해 눈을 뜰 수 있었다”장동련 지음/디자인하우스/223쪽/1만원이장우 이메이션코리아 사장은 읽을 책을 고를 때 몇 가지 원칙을 갖고 있다. 원칙 하나는 시즌별로 테마를 정해 그와 관련된 책을 집중 섭렵하는 것이다. 이사장은 이를 ‘하이퍼텍스트기법’이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하면 매년 4~5개의 주제를 탐구할 수 있게 된다.이사장은 비즈니스맨의 독서는 단지 독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기며, 실제로 책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업무에 많이 활용한다고 한다.이번 시즌에는 ‘디자인’이 이사장의 화두였다.이 책은 디자인 전문서적이라기보다는 디자인회사의 경영사례집에 가깝다. 장동련 현 홍익대 교수가 디자인 기업들을 경영하며 고군분투, 좌충우돌한 경험담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저자는 외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우리나라 디자인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뒤 DC&A라는 회사를 창립한다. 이후에는 국제적인 브랜딩 기업인 인터브랜드와의 합병을 통해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한 단계 도약하는 기반을 만들기도 했다.이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부침이 이 책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클라이언트의 심리를 분석한 3장과 이 모든 경험으로부터 저자가 추출해낸 교훈을 담은 4장, ‘디자인 디렉터의 10계’가 이 책의 정수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