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전지현·전도연·김혜수 등 거느려, 영화·음반제작서도 두각

“스타는 태어나지 않는다.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다. 타고난 ‘끼’가 하늘을 찔러도 멍석을 깔아줄 사람이 없다면 소용이 없기 마련. 싸이더스HQ(대표 정훈탁)는 국내 최대의 연예인 매니지먼트사다. 업계에서는 ‘매머드급’ 기업으로 통한다. ‘스타만들기’에 관한 한 따라갈 기업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싸이더스HQ에 소속된 배우는 총 52명이다. 대개의 매니지먼트사가 10명 안팎의 연기자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대형사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싸이더스HQ를 국내 최대의 매니지먼트사로 꼽는 데는 소속 연기자들의 수보다 소속된 배우들의 면면에서 드러난다. 정우성, 전지현, 전도연, 최지우, 김혜수, 차태현, 조인성, 정진영, 장혁, 이은주 등 특급 배우들이 즐비한 것. 여기에 김태우를 제외한 god 멤버들이 이 회사 소속이다.배우와 회사간 신뢰가 성공요인싸이더스HQ의 자랑은 많은 연기자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보다 소속사를 옮기는 연기자가 거의 없다는 데 있다고 이재원 이사는 말한다. 김승우, 설경구 등 2명을 제외하면 소속사를 옮긴 연기자가 한 명도 없다는 설명이다.“회사와 연기자 사이의 신뢰감이 없다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싸이더스HQ는 연기자들을 단순히 계약상대자가 아니라 가족으로 생각합니다. 불화가 있더라도 가족을 떠나지 않듯이 싸이더스HQ를 떠나는 연기자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계약을 맺자고 제의하는 연기자가 많지요.”신뢰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철저한 배우관리가 비법이다. 싸이더스HQ는 출연료가 아무리 높아도 어울리지 않는 작품에 소속 배우들을 출연시키지 않는다. 당장의 욕심 때문에 걸맞지 않은 작품에 출연했다가 배우로서의 이미지에 상처를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배우가 원하는 작품인 경우라도 아니라고 판단되면 끝까지 배우를 설득한다. 대부분의 경우 배우들은 회사의 입장을 따른다고 한다. 회사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다.배우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매니지먼트의 핵심인 만큼 배우의 초상권 관리에도 주력한다. 얼마 전 LG텔레콤과 전지현 사이에 벌어진 초상권침해소송이 대표적인 예다. 전지현과 싸이더스HQ는 LG텔레콤이 허락 없이 전지현의 이미지를 제휴사 광고에 도용했다며 2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주변에서 LG텔레콤처럼 광고계의 ‘큰손’을 상대로 무모한 일을 벌이지 말라고 충고했지만 싸이더스HQ는 굽히지 않았다. 이미지가 재산인 배우들의 초상권이 침해받는 일을 막는 것이 매니지먼트사의 의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처음에는 소송까지 갈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LG텔레콤과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생각이었지요. 그러나 협상 중에 연예인의 이미지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각보다 뿌리 깊다는 판단이 섰고 이 기회에 그런 인식을 바꿔야겠다고 방침을 정했습니다. 이번 소송을 통해 연예인들의 초상권에 대한 인식이 제고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신인배우 발굴과 육성에도 열성이다. 매주 1회 오디션을 통해 신인배우들을 발굴하고 있는 것. 그러나 발굴보다 중요한 것은 육성이라고 회사측은 말한다. 어설픈 상태에서 노출했다가 배우의 수명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노래, 연기, 춤뿐만 아니라 외국어까지 가르치고 있다.“학생인 경우에는 공부도 웬만큼 해야 합니다.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만능연기자로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팬들은 뭐든지 잘하는 연예인을 원하니까요. 준비가 완벽하지 않으면 결코 데뷔시키지 않습니다.”싸이더스HQ는 매니지먼트뿐만 아니라 음반제작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인기그룹 god의 1~5집, 차태현 1~2집, 장혁 1집, 조규만 1집 등을 제작했다. 최근에는 드라마와 영화의 OST 제작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영화 <무사 designtimesp=24217> <화산고 designtimesp=24218> <연애소설 designtimesp=24219>, 드라마 <별을 쏘다 designtimesp=24220> <인어아가씨 designtimesp=24221> <명랑소녀 성공기 designtimesp=24222> 등이 싸이더스HQ의 작품이다.토털 엔터테인먼트사 지향최근 싸이더스HQ는 영화제작사로서도 명성을 얻고 있다. 공동제작하거나 직접 투자하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하며 영화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고 있는 것. 투자 대비 수익률이 180%에 이를 정도다. <몽정기 designtimesp=24227> <엽기적인 그녀 designtimesp=24228> <달마야 놀자 designtimesp=24229> 등이 싸이더스HQ가 투자한 작품들이다.싸이더스HQ가 손대는 작품들의 성공확률이 높은 이유는 뭘까. 이재원 이사는 시나리오를 선별하는 정훈탁 사장의 눈썰미에서 원인을 찾는다. 15년간 매니지먼트사업을 해오면서 생긴 시나리오에 대한 감별력이 상당하다는 것. 최근에는 시나리오 작가, 감독, PD 등을 영입해 시나리오 선별작업을 보다 체계화하고 있다.“싸이더스HQ는 영화의 A에서 Z까지 모든 것을 총괄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습니다. 직접 제작한 작품이 아니라도 배우 캐스팅, 시나리오 수정 등의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지요. 최근에는 전속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을 영입해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공동제작이 주류였지만 내년부터는 단독제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매니지먼트사로 시작해 음반제작, 영화제작까지 영역을 확대했지만 싸이더스HQ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현재 영화아카데미, 공연 및 이벤트 사업, 드라마 제작 등 다양한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모든 문화 콘텐츠 영역에 도전해 토털 엔터테인먼트사로 거듭난다는 복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영화아카데미는 내년에 오픈할 예정이다. 싸이더스HQ가 그동안 축적해온 노하우와 인적 인프라를 동원해 신인 발굴에서 교육, 데뷔까지 책임진다는 계획이다. 공연사업도 내년부터 본격화할 방침이다. 가수들의 콘서트처럼 작은 무대가 아니라 뮤지컬, 오페라 등 대형 공연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공연문화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국내 사정을 감안해 해외에서 충분히 검증된 팀을 우선으로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일본 등 해외자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드라마 제작사업에도 뛰어들 작정이다. 영화처럼 합작작품을 만들어 중국, 대만, 동남아 등 한류열풍이 거센 지역에 판매한다는 전략이다.무선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문화 콘텐츠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음반제작에 집착하기보다 보유하고 있는 음원을 이용해 휴대전화용 벨소리, 컬러링, 뮤직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캐릭터와 소품판매도 염두에 두고 있다. 최지우 목걸이, 김혜수 팔찌 등 유행하는 아이템을 자체 제작해 수익원을 다각화하겠다는 것.“예전에는 엔터테인먼트사업하면 건달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치부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인식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100만장 이상 판매되는 음반과 수백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들이 등장하면서 엔터테인먼트사업이 당당한 비즈니스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관심을 보이는 대기업들도 상당수 있을 정도지요. 엔터테인먼트사업의 산업화에 전력을 기울일 작정입니다.”신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자금. 싸이더스HQ는 지난 5월 IMM투자조합으로부터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안에 대규모 유상증자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00억원.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이 기대된다. 내년에 여러 신규사업이 본격화되면 2005년에는 700억원 매출도 무난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싸이더스HQ는 2000년 영화사 우노필름과 매니지먼트사인 이비엠 프로덕션이 합병해 설립된 (주)싸이더스에서 지난해 계열분리된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