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TV쇼의 한 장르인 시트콤은 말 그대로 시추에이션 코미디(Situation Comedy), 즉 시대상을 반영한 상황극을 의미한다. 성격이나 움직임에 의존하기보다는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끌어가며 그 속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 형식이다. 따라서 일반 드라마와 달리 일상의 작은 사건들이 나열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은 앞다퉈 시트콤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시트콤의 원조격인 미국 프로그램들이 케이블TV를 통해 방영돼 큰 인기를 얻고 있다.대표적인 것이 NBC-TV의 <프렌즈 designtimesp=24254>나 HBO의 <섹스앤더시티 designtimesp=24255>, 그리고 Fox채널의 <앨리맥빌 designtimesp=24256> 등이다.이들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와 더불어 등장한 트렌드가 이들 프로그램을 활용한 영어학습이다. 특히 국내 실정에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성문제를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이 대부분이어서 학원가의 영어청취 강의에 단골로 등장하고 있고, 젊은층에도 크게 어필하고 있다.녹화테이프를 보며 수업을 진행하는 전문학원이나 온라인 사이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시험대비 강의를 위주로 해오던 어학원에서도 시트콤 중심의 강의를 늘리는 추세다.서울 역삼동 안병규어학원의 경우 아예 시트콤과 드라마 영어강의로 이름을 알린 학원이다. 오랫동안 영어청취 강의로 유명세를 얻은 안병규 원장이 지난 2000년 말 시험대비가 아닌 실생활에 유용한 영어를 가르친다는 모토로 문을 열었다.학원 내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원장 직강 수업은 시트콤 <프렌즈 designtimesp=24264>와 <앨리맥빌 designtimesp=24265>, 그리고 <사인필드 designtimesp=24266>(Seinfeld), <윌앤그레이스 designtimesp=24267>(Will&Grace) 등을 교재로 하고 있다. 또 이 학원은 아예 강의 명칭을 ‘프렌즈반’, ‘앨리맥빌반’ 등으로 해 특정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클래스로 구성하고 있기도 하다.오프라인 강의가 인기를 얻자 지난해 7월부터는 온라인 강의도 마련했다. 학원수업과 동일한 방식으로 홈페이지(www.ABKonair.com)에 동영상으로 올리는 온라인 수업의 수강생수가 오프라인 수강생수의 3분의 2에 이를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과 해외에서 수강하는 학생도 늘었다고 학원측은 전했다.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강의를 접하고 유용한 표현을 잘 배워서 쓰고 있다는 사연을 보내오는 수강생도 생겼다.이 학원의 상담업무를 담당하는 김보경씨는 “케이블TV를 통해 미국 시트콤을 접하기가 수월해지면서 어떤 시트콤이 강의내용에 포함되는지 미리 확인하는 상담전화가 늘고 있다”며 “특히 오전 7시20분 원장 직강은 개강 1주일 전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자랑했다.전문학원에 온라인 강의, 커뮤니티까지이 같은 전문학원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유명 어학원에서는 시트콤이 강의교재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종로에 위치한 파고다어학원의 경우 영어청취 강의로 AFN&CNN 강의뿐만 아니라 아예 HBO/SCREEN이라는 강의도 함께 개설해두고 있다. 이웃한 다른 어학원이 AFN 강의로 뉴스와 시트콤 등을 모두 다루는 반면, 여기서는 HBO/SCREEN 강의에서 본격적으로 시트콤을 다루고 있다. 역시 <프렌즈 designtimesp=24278>와 <앨리맥빌 designtimesp=24279>, <섹스앤더시티 designtimesp=24280> 등의 대화를 영어 청취력 향상을 위한 소재로 활용한다.외대어학학원도 영어청취 강의로 AFN 클래스를 열어두고 있다. 특히 이 학원은 AFN 강의가 마니아층이 가장 두터운 수업이라고 단언할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용락 외대어학학원 기획팀장은 “시험대비반 중심인 요즘 어학원의 트렌드 속에서도 영어청취 강의는 4년째 학원의 대형 강의실을 꿰차고 있다”고 강조했다.‘시트콤 보기’가 아닌 ‘시트콤 공부하기’의 열기는 온라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Daum)이나 프리챌, 코리아닷컴 등에 개설된 커뮤니티만도 300여개에 이른다. 대표적인 커뮤니티로는 ‘시트콤프렌즈&어학연수’(cafe.daum.net/love05friends), ‘프렌즈동호회’(http://club.korea.com/friends/default.asp), ‘올시트콤’(www.freechal.com/allsitcom) 등이 있는데 많게는 6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커뮤니티도 있다.또 이들 미국 시트콤은 각 시리즈가 한세트로 묶여 어학원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아예 홈스터디용 교재로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시트콤을 강의에 접목시키고 있는 외대어학학원의 강사 김선영(Sun Kim)씨는 “북미 현지사회의 문화와 실생활 영어를 그대로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시트콤 영어학습 열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며 “각각 독자적인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어 이전 스토리에 대한 이해 없이도 대화 자체만으로 배울 거리가 충분해 강의하는 입장에서나 수강생 입장에서나 모두 좋은 교재가 된다고 본다”고 분석했다.노무현 정부 경제정책 집중 분석경기논란과 정부대책올해 경기전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경제성장률이 올해 3%를 넘어설 것으로 낙관했지만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3%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미만일 것이라고 예측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보다 높은 2.5%로 내다봤다. 경제전망에서 왜 이 같은 차이가 날까.경제전망이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므로 서로 다른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누가 전망하는가’이다. 숫자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면 그 뒤에 깔린 복선을 놓치기 쉽다.김진표 경제부총리는 노무현 정부의 경제팀을 총괄하고 있는 수장이다. 김부총리의 발언을 다른 연구기관들이 발표한 것들과 동격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올해 3%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의지로 봐야 한다.정부는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해 재해대책 예비비와 국고채무 부담행위로 복구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필요시 추가경정예산도 편성할 방침이다. 태풍 피해 복구사업과 재정집행을 충실히 하면 3%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김부총리 발언의 요지다. 정부의 경제전망은 항상 ‘객관적으로 예측되는 경제성장률’에다 ‘정부의 정책의지’를 합쳐서 봐야 한다.박승 한은 총재의 발언은 통화정책을 맡은 금융당국자 시각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박총재는 “금리를 내려도 통화량이 늘지 않고 투자수요도 없다”며 올해 하반기 경기하락을 용인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암시를 했다. 통화가치 안정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물가상승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경제 전망에 대한 박총재의 비관적인 발언은 ‘올해 경제성장률 3%에 대한 집착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 정부가 무리하게 경기를 부양하면 3% 성장을 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는 안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는 한국 신용등급 평가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에 못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평가회사는 위험요인을 과다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소비둔화, 투자부진, 북핵문제 등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들이 남아있으면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기가 어렵다. 가능한 한 보수적으로 평가를 하게 된다.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5%로 내다봤다. 지난 4월 IMF가 발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 5.0%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를 내놓았다. IMF는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3.3%, 실업률이 3.4%, 경상수지 흑자는 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IMF는 조직운영을 미국 등 강대국의 주도로 하고 있기 때문에 때때로 공정성 시비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경제성장률 전망에는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다. 올해 경제전망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다면 위의 네 가지 전망들 중 IMF 전망치를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현승윤ㆍ한국경제신문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