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408호 (2003년 09월 29일)

은행 해외이주센터 이용사례 급증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0

TV홈쇼핑을 통해 확인된 이민 열풍은 금융권까지 휩쓸고 있다.

대다수의 시중은행이 해외이민 준비고객을 대상으로 이민전담센터를 운영 중이다. 은행권이 해외이주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운영했던 것.

이민상담을 오랫동안 해 온 은행권도 최근의 이민 열풍에 다소 놀란 분위기다. 특히 이민에 대한 열망은 은행권 해외이주센터에 신청한 가구수의 증가에서도 확인된다.

올 상반기 외환은행 이민지원센터에는 150가구가 신청, 지난해 상반기의 100여가구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했다. 신한은행 역시 올 상반기에 평균 월 20건의 지원 신청을 받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건에 비해 33.3%가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에 500여가구가 이민지원 서비스를 신청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신청한 450가구와 비교해 11.1% 증가한 수치다. 조흥은행에 이민지원을 신청한 가구 역시 37%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70가구가 신청한 반면, 올 상반기에는 96가구가 신청했다.

이들 시중은행의 해외이민센터는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 이주대상국의 금융계좌 개설을 대행해주고 신용카드 발급을 주선하는 등의 서비스를 한다. 또 고객들이 이주하며 정리하지 못한 국내 예금과 부동산 등 자산을 담보로 현지 금융을 알선하고 각종 금융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 강북과 강남 등에 2곳 이상의 이민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은행권의 경우 최근 들어 해외이주센터 고급화 바람도 불고 있다. 해외이주센터를 목 좋고 깔끔한 장소로 이전하고 있는 것. 해외이주센터가 PB(Private Banking)사업의 일환인 국민은행의 경우 올 하반기 내로 동역삼 지점에 위치했던 강남 해외이주센터를 강남 국민카드 빌딩으로 이전한다. 종로구 종학동 소재 강북센터도 명동으로 옮길 계획이다.

외환은행도 압구정지점 등에 위치한 종합자산관리센터인 ‘글로벌웰스메니지먼트센터’(Global Wealth Management Center)에서 이민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유학과 해외여행 등 외환 관련업무와 더불어 외환전문 PB(Private Banker)가 이민 고객들에게 상담을 해준다. 또 고액의 자산가를 위한 별도의 세무 컨설턴트를 배치, 세무상담을 통해 절세 등의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은행권은 예금을 중도 해지해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지닌 고객을 위해 상품을 출시하고 있기도 하다. 중도 해지 사유로 ‘이민’이 들어간 것이 최근의 트렌드다.

대표적인 상품은 하나은행의 ‘하나 기쁜날 정기예금’이다. 이 상품은 정기예금 이자를 주면서도 입출금이 자유로운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의 장점을 결합했다. 중도 해지시 MMDA 금리(약 연2%)가 적용된다. 1년 만기의 최저 가입금액 500만원인 이 상품의 특징은 가입시점에 미리 정하는 ‘기쁜 날’에 해지하는 경우에는 일반 정기예금 약정금리(기간에 따라 연 4.4∼4.5%)를 제공한다. ‘기쁜 날’에는 내집마련, 자녀학자금 마련, 해외여행, 국민상품권 구매 등과 함께 이민이 포함돼 있다.

은행권 증권사 PB서비스 일환으로

증권사에서도 PB서비스의 일환으로 이민 희망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서비스를 하고 있는 굿모닝신한증권의 경우 의료ㆍ해외여행ㆍ유학ㆍ해외부동산 등의 서비스와 더불어 이민상담도 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금융상품, 기업분석전문가로 구성된 투자운영위원회(IMC)에서 투자자문 서비스를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동차업계에서도 오토리스 형태의 금융상품을 기획할 때 이민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오토리스는 소비자가 선택한 자동차를 매월 정해진 리스료를 받고 고객에게 대여하는 방식의 자동차 금융상품.

과거에 출시된 상품들은 법인업무용 차량 중심이었던 반면, 최근의 상품들은 이민자를 포함한 개인운전자들까지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민을 떠나기 전까지만 자동차가 필요한 이민 예정자에게 ‘부담 없이 차를 빌려 타라’는 맥락인 셈이다.

오토리스 상품들은 한달에 일정액을 내면 목돈을 들이지 않고 금융서비스를 받으며 차량을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민 예정자에게는 일시불 또는 기존 할부 프로그램을 활용해 차량을 구입할 때보다 경제적이다.

또 언제든지 반납이 가능해 해외이민을 앞두고 있는 고객 등 단기로 차를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와 제휴를 맺고 할부 리스 신용카드를 결합한 ‘오토 세이브(Auto Save) 리스’와 LG카드, LG화재, 서울자동차경매 등이 제휴해 내놓은 ‘새로운 리스’ 등의 상품이 바로 그것.

한 시중은행 이민지원센터 관계자는 “이민은 계획 후 평균 1~2년 정도의 기간이 걸리고 고객은 통상 출국 1~3개월 전에 금융기관을 찾는다”며 “1~2년 후에 금융서비스를 받는 이민 계획자가 대거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INTERVIEW

은항재 국민은행 PB사업팀 해외이주센터 차장

“해외송금부터 국내 부동산 관리까지 대행”

국민은행 PB사업팀 해외이주센터의 은항재 차장은 지난 5년간 고객의 이민상담을 맡아온 은행권의 이민전문가다.

해외이주센터에서는 이민을 준비하거나 이민수속 중이거나 이민 비자를 받고 출국 기다리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 해외이주센터를 방문, 신청서를 작성하면 회원으로 등록돼 개별관리에 들어간다.

“회원등록시 필요한 서류는 세대 전원의 이민(PR)여권과 해외이주신고확인서 원본, 비자, 관할세무서장이 발행한 자금출처확인서 원본입니다. 부동산 관리를 위탁할 경우 인감증명서와 인감도장도 필요하죠.”

해외이주센터에 부동산 관리를 위임하면, 전세와 월세 계약관리(서울지역)와 함께 전세금ㆍ월세금을 수령해 고객의 계좌에 입금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재산세 등의 공과금 납부 대행은 물론 생활비, 경조금, 회비 등도 교객의 요청에 따라 수취인 앞으로 계좌이체를 해준다.

“주택을 분양받은 시점이 입주일과는 멀었지만 이민을 가야 하는 상황도 발행합니다. 이 경우 고객이 분양계약서 사본을 제출하면 중도금 납부 일정에 따라 고객의 예금계좌에서 중도금을 출금해 분양업체 계좌로 중도금, 잔금, 등기비용 등을 납부해 드립니다.”

은차장은 이민을 앞둔 고객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를 ‘환율’로 꼽았다. 국내 금융상품의 이율보다 환욜에 더 민감하다는 것. 해외이주센터에서는 이 점을 감안해 고객이 요청한 적정 환율이 형성되면 고객에게 연락, 거래하고 있다.

“최근 한달 회원등록 건수는 평균 10~15건입니다. 상담을 받는 고객들 중 대다수는 지난해 6월 이전에 이민 승인을 받았죠. 캐나다는 지난해 9월, 뉴질랜드는 지난해 10월 이민요건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은차장은 TV홈쇼핑에서 판매한 이민상품을 구입한 소비자들 중 30% 정도만 강화된 이민 요건에 합격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질랜드의 경우 영어능력 합격점수를 높여 영어성적을 올려야 이민자격을 받을 수 있다.

“출국한 고객도 국내의 은행상품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국내 여유자금을 운용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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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