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408호 (2003년 09월 29일)

소기업, 온라인 정보화 바람타 고 ‘씽씽’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꿈의 안경’이라는 5평 남짓의 안경점을 운영하고 있는 조진섭 대표(32). 그는 매일 데스크톱 컴퓨터를 켜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그의 오른손에 잡힌 마우스는 먼저 인터넷 음악방송 사이트로 향하지만 그가 단지 그것만을 위해 매일 아침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누르는 것은 아니다. 하나로통신 비즈포스의 ‘아이텍21’이라는 안경점 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체 홈페이지는 물론 고객정보 및 DM 발송 등을 상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아이텍21은 온라인상에 연결돼 있어 언제 어디서든 고객을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백업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컴퓨터가 고장나도 데이터를 잃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고객이 5~10% 늘고 비용지출이 줄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좋습니다.”

서울 서초동 오토월드공업사의 김영호 사장은 자동차정비 관리 프로그램인 KT의 비즈메카 ‘하이웨이’를 이용해 카센터의 경영 및 고객, 정비, 매입, 부품 등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일의 능률을 올리고 있다.

아무리 작은 가게라도 세무, 매출, 인력 등을 관리하기 위해 매달 평균 10만~15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그러나 조대표와 김사장은 프로그램 사용료로 월 1만~3만원 안팎을 지불한다. 즉 비용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대폭적인 비용절감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산원이 2001년 9월부터 300만개의 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의 정보화를 위해 추진해 온 ‘소기업 네트워크 사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2004년까지 총 9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안경점ㆍ카센터ㆍ미장원ㆍ비디오대여점ㆍ약국 등 50인 미만이 근무하는 사업장의 경우 인터넷에 접속해 저렴한 비용으로 각종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용자는 인터넷 접속만으로 고객관리, 세무관리, 재고관리 등 모든 기본적인 업무를 프로그램별로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기본 데이터가 별도의 컴퓨터에 보관되기 때문에 중요한 자료를 반영구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프로그램의 종류도 아이텍21, 아이맨(안경점), 뷰티숍매니저(미용실), 하이웨이(카센터), 인테리어(건축) 등 업종별로 특화돼 수십 가지에 달한다.

이들 프로그램은 일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어떻게 다를까.

한국전산원은 소기업의 경제적, 기술적 제약을 고려한 소프트웨어 임대방식인 ASP서비스를 정보화 전략으로 채택한 것을 강조한다. 또 소기업의 눈높이에 정보화의 수준을 맞춰 단순하고 필요한 기능만을 쓸 수 있도록 제공한다. 일반적인 솔루션보다는 업종별 특성과 기업 규모에 맞는 비즈니스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서비스로 채택한 점도 특징이라는 게 전산원측의 설명.

소기업 네트워크화 사업은 총 225억원이 투입된 지난해까지 한국전산원이 KT,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3개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해 왔고, 315억원이 지원될 3차연도인 올해는 데이콤, 엘리온정보기술, 하나로통신, 한국정보통신, KT 등 5개 사업자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전산원은 2차연도 소기업 네트워크 사업이 끝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소기업 정보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소기업들이 14만개가 넘었으며 올 연말까지는 20만개, 내년에는 50만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오광석 한국전산원 지식정보기술단장은 “대기업과의 B2B 시스템 활성화를 위해 규모가 작은 전방위ㆍ후방위 소기업들의 정보화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가치사슬의 효율화 및 생산성 제고를 이뤄 디지털 국가 경쟁력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68쪽 인터뷰 기사 참조)

소기업 네트워크화 사업이 쉽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소기업에 IT가 필요하다는 것에서부터 컨소시엄 사업자 입장에서 과연 수익이 나겠느냐는 문제 제기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전산원 관계자는 “소비자의 필요와 자발적 의지가 없이 가입한 경우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중간에 이탈하는 경우가 있다”며 “인터넷은 무료라는 시각 때문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솔루션서비스를 유료로 사용하려는 자세가 부족해 명목적 가입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소기업 정보화 사업에 대한 투자성과는 있을까.

한국전산원은 최근 2001년 9월부터 추진 중인 소기업 네트워크화 사업에 대한 정보화 투자성과의 분석 결과 ROI(Return On Investment) 수치가 17배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ROI 분석조사란 일정기간의 투자가 기업 또는 조직의 목표달성에 얼마나 기여했으며 경제적인 공헌도는 어느 정도인가를 분석하는 것이다. 한국전산원은 포스코경영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소기업 정보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100개 소기업 경영자들을 직접 방문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한국전산원 관계자는 “조사결과 ROI 수치가 17배로 나타났으며, 이것은 상당히 경쟁력 있는 결과”이라며 “앞으로 소기업 네트워크화 사업의 성과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전산원은 앞으로 현재의 성과를 기초로 양적으로 확대하는 것 외에 질적인 개선과 고도화를 이루는 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가입자의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대신 업종별 특화된 비즈니스모델을 선정해 개발한다는 것이다. 또 안전한 전자거래의 확립이라는 측면에서 전자서명을 의무화해 거래의 신뢰와 안정성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전산원은 이동성을 고려해 휴대전화나 PDA와 같은 휴대용 단말기를 이용한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오단장은 “이번 사업의 계량적 목표는 가입자가 5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2004년까지 지원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매스 포인트 (Critical Mass Point)에 도달하면 플라이휠 효과에 의거, 시장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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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