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408호 (2003년 09월 29일)

맞벌이 부부·은퇴한 노년층 대상 ‘활발’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0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세 사람 모두 항상 뉴스를 몰고 다니는 유명인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한 가지 색다른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개인요리사(Personal Chef)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웬만한 부유층은 개인요리사를 고용하고 있다. 연예인은 물론 정치인, 기업가도 건강을 이유로, 때로는 까다로운 식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개인요리사를 두고 있다. 일부는 최고의 요리사를 뽑아 많은 보수를 주면서 여행을 갈 때도 데리고 다닌다.

과거 개인요리사는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요즘에는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웬만한 중산층도 마음만 먹으면 개인요리사를 둘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시간에 쫓기는 맞벌이 부부, 신세대 싱글, 은퇴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개인요리사 서비스가 봇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요리사 서비스는 부유층이 고용하는 개인요리사와 달리 요리사 한 명이 여러 가정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일반인들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아메리카개인요리사협회 캔디 월러스 회장은 “가정부나 정원사를 쓸 수 있을 정도의 여력이 있으면 개인요리사를 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요리사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다”며 “예전에 개인요리사라고 하면 대개 백만장자 연예인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가정에서 요리를 해주는 전문요리사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개인요리사 서비스는 정기적으로 고객의 가정을 방문해 요리를 해주는 비즈니스다. 개인요리사는 고객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 취향을 미리 꼼꼼하게 상담한 후 메뉴를 정한다. 특정 음식을 삼가야 하는 병이나 알레르기가 있는지도 따진다. 개인요리사는 대개 1~2주에 한 번씩 가정을 방문, 고객과 상의한 메뉴에 따라 일정기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둔다. 재료도 개인요리사가 직접 사 온다. 고객은 그릇에 적혀 있는 간단한 조리방법에 따라 데워서 먹으면 된다. 개인요리사의 방문횟수는 고객의 필요에 따라 조절한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1~2주에 한 번이지만, 매일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정기적으로 개인요리사를 쓰는 고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개인요리사를 부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개인요리사 상품권도 등장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반 상품권처럼 일시적으로 개인요리사가 필요한 친구나 가족에게 선물할 수 있다.

개인요리사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편리함이다. 회사에서 퇴근한 후 피곤에 지친 몸으로 요리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리시간이나 시장 보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절약한 시간만큼 휴식을 취하거나 가족들과 화목하게 보낼 수 있다. 또 전문요리사가 준비한 요리를 끼니마다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냉동보관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전문가가 요리한 영양가 넘치고 평소 접할 수 없는 각종 음식을 즐길 수 있다. 개인요리사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로버트 파리넬로씨는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1,000가지이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면 항상 새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요리사는 비용이 많이 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시장을 보는 시간과 요리를 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직접 요리하는 것보다 저렴한 셈이다. 개인요리사의 비용은 요리의 가짓수와 방문횟수에 따라 다르지만, 1주일에 한번 방문해 성인 1명이 20번 먹을 수 있는 식사를 준비할 경우 300달러 내외다. 한 끼당 평균 12~18달러선이다. 개인요리사 비용에 음식 재료값까지 포함돼 있어 외식을 하는 것보다 저렴하다.

개인요리사 비즈니스 자체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메리카개인요리사협회(American Personal Chef Association)의 설립자인 캔디 월러스 회장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인요리사의 숫자는 지난 4월을 기준으로 9,500명에 달한다. 개인요리사를 쓰고 있는 고객은 7만2,000명으로 3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월러스씨는 “5년 내에 개인요리사가 2만5,00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개인요리사 비즈니스의 주요 고객은 중산층이다. US개인요리사협회(United States Personal Chef Association)의 데이비드 매캐이 회장은 “개인요리사를 고용하는 가정의 평균 소득은 연간 8만달러이며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나이는 35세에서 55세”라고 설명했다. 개인요리사 수요가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계층은 노년층. 직접 운전을 하기 어렵거나 슈퍼마켓에서 시장 보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어 하는 노년층이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를 출산한 산모들도 개인요리사를 많이 찾고 있다. 출산 직후 요리를 하기 힘들고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이 요리까지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가정에서 개인요리사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개인요리사 비즈니스는 창업아이템으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레스토랑 주방장 출신들이 독립해 개인요리사 비즈니스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개인요리사 비즈니스는 따로 공간을 준비할 필요가 없고, 요리 기술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어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고객의 가정에 방문해 사용할 조리기구만 장만하면 된다. 로버트 파리넬로씨는 오랫동안 레스토랑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개인요리사 비즈니스에 나섰다. 현재 10여 가구의 고정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파리넬로씨는 “개인요리사 비즈니스는 레스토랑에서 일할 때보다 수입이 많고 시간을 맘대로 쓸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레스토랑의 종업원으로 일할 때보다 돈은 많이 벌지만 일은 자유로워졌다는 것이다. 매캐이 회장은 “물론 개인요리사가 연간 수백만달러를 벌 수 있는 비즈니스는 아니다. 그러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일하는 시간도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로 일반 직장과 비슷하다. 주말도 휴일도 없이 일하는 레스토랑보다 훨씬 조건이 좋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여러 개인요리사협회가 개별적으로 개인요리사들의 비즈니스를 돕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아메리카개인요리사협회와 US개인요리사협회다. US개인요리사협회는 92년에 설립됐다. 지금까지 5,500명의 개인요리사를 교육했다. 특히 애리조나, 뉴저지, 조지아에서 개인요리사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아메리카요리사협회는 96년에 설립됐으며 3,000명의 개인요리사를 지원했다.

개인요리사협회는 회원들에게 요리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개인요리사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고객들과 개인요리사를 연결해주는 것. 고객들이 개인요리사를 찾을 때 가장 먼저 문의하는 곳이 협회다. 따라서 고객들과 회원 개인요리사를 소개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개인요리사협회는 개인요리사의 자격을 인증하는 자격증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두 협회에서 따로 자격증을 발급한다. 개인요리사 자격증의 취득 기준은 협회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일정기간 전업요리사 경력이 있어야 한다. 협회가 정한 방식에 따라 포인트를 30점 이상 획득하고 식품안전, 요리사 윤리 관련 과정을 마쳐야 한다. 특히 자격증은 매년 일정 교육을 받아야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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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