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하 SKT)은 2004년에도 어김없이 우선 보유할 종목으로 꼽혔다. 번호이동성 시행을 앞두고 의견이 분분한 주식 가운데 하나다. 번호이동성에 따라 급증하는 마케팅 비용 등이 부담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그 영향이 미미하다는 의견도 있다.다만 중장기 시각에서 SKT의 실적을 의심하는 의견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상승장에서 통신주들이 기대치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만약 2004년에 주식시장 전체가 상승세를 탈 경우 이번만은 SKT주를 빼놓을 수 없다는 기대감이 강하게 반영된 추천으로 보인다.현시점에서 이동통신서비스의 주요 이슈는 무선인터넷을 포함한 무선데이터 매출액, 설비투자 및 감가상각비, 마케팅비용 등이다. 2001년 보급률 60%를 넘어서면서 성장성 정체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LG투자증권은 2003년 상반기 SKT의 매출이 14% 증가했으며, 가입자당 마케팅 비용이 감소해 영업이익이 증가한 점 등을 들어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이익증가의 질이 양호하며 이에 따라 2004년 전망이 밝다고 진단하고 있다. SKT의 주가상승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 그룹리스크인데 이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유무선 결합서비스에 대비해 유선통신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며 양호한 가입자 기반과 마케팅, 기술수준 등을 고려할 때 이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SKT는 2001년 이후 KOSPI 대비 평균 54%, 최고 90%의 프리미엄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 대비 10% 가량 낮게 평가됐다. SK그룹 문제, 각종 규제문제, 이동전화 포화에 따른 성장 정체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리스크들이 해소되는 기미가 뚜렷해진다면 SKT는 다시 한 번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크다.KT배당투자 매력, 외국인 선호KT는 대표적인 외국인 선호종목이다. 배당투자 매력이 높고, 수익성 개선도 주목되고 있어 많은 추천을 받았다.KT의 성장성은 일단 정체기에 접어든 상태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 추세가 둔화되는 중이고 전용회선시장의 요금경쟁도 격해지고 있는 반면, 휴대인터넷이나 홈네트워크 등 차세대서비스들은 2005년께나 돼야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대신해 비용절감이 주가에 탄력을 줄 요소로 꼽힌다.KT는 2003년 대규모의 인원감축을 했다. 매출성장성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높이려면 인건비 절감이 가장 시급하다는 주주의 요구를 받아들여 9월에 전체 인원의 13%에 해당하는 5,500명의 직원에 대해 명예퇴직을 실시한 것. 이에 따라 2004년부터 연간 3,000여억원대의 인건비 감소 효과가 발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이에 힘입어 2004년 영업이익이 2조2,500억원으로(현대증권 추정)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명예퇴직은 단지 비용감소뿐만 아니라 민영화된 KT가 앞으로 주주친화적 경영을 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2004년 주주에게 총 6,500억원을 이익환원하는데 현금배당은 주당 2,000원으로 2003년의 860원에 비해 크게 늘렸다. 현금배당 총액은 5,800억원으로 나머지 700억원은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45%대로 한도인 49%에 근접하고 있어 계속 자사주를 소각할 수 없기 때문에 현금배당이 크게 늘었다. 이후에도 외국인 지분한도 때문에 자사주 소각이 어려울 경우 추가로 현금배당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어 투자매력을 높이고 있다.대한항공경기회복세, ‘고공비행’ 기대2004년 항공ㆍ운송산업은 안정적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까지 국제유가 강세와 사스, 테러위협, 이라크전쟁 등으로 항공ㆍ운송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유가가 하향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원/달러 환율 역시 하락세로 돌아서 이 업종의 가장 큰 변수 두가지가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관측되고 있다.이에 더해 2004년에는 큰 폭의 수요회복도 기대된다. 내수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 가장 먼저 수혜를 입으면서 경기회복을 주도할 업종이 운송업. 이런 측면에서 업종대표주인 대한항공의 실적 개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운송업은 2003년 말에 상대적으로 주가가 많이 상승했다.현대증권 추정에 따르면 화물부문은 2004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6%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를 기준으로 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수송실적(FTK)은 각각 10.2%, 13.4% 증가할 전망이다. 또 국제여객부문 역시 국내 GDP 성장률(2004년 4.8% 성장치를 가정할 경우) 확대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하나증권 주승찬 애널리스트는 “국내 항공사들의 화물 매출 중 미주 노선의 비중이 50∼60%로 가장 높다”며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기 회복은 화물 실적 증가를 통해 성장 모멘텀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대신증권은 “국제선 여객수요뿐만 아니라 미국 경기 회복으로 화물부문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와 함께 국내 소비증가 등으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굿모닝신한증권 역시 GDP 성장률 지속, 여가수요 확대, 지속적인 IT 수요 확대에 따른 화물수요 성장세 등이 2004년 대한항공의 실적개선을 끌어당길 것으로 내다봤다.신성이엔지반도체 LCD장비 독점적 지위삼성SDI가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과 함께 디스플레이 업종의 밝은 전망에 맞물려 신성이엔지도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반도체 및 LCD장비업종 대표주자 중 하나로 국내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신성이엔지의 주요 사업부문은 클린룸, FAS(Fab Automation Aystem), 임대사업부문으로 구성돼 있다.예전에는 클린룸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도체와 LCD라인 건설 초기단계에서 클린룸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클린룸 사용처는 메모리반도체와 TFT LCD 위주에서 유기EL, 생명공학 등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2003년부터 FAS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해 주력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삼성전자와 LG필립스가 경쟁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데 따라 신성이엔지는 지속적으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2003년 4분기부터 2004년 2분기까지는 LG필립스의 6세대 LCD라인 공사가 예정돼 있고, 삼성전자 7세대 LCD라인 건설은 2004년 1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또 2004년 2분기부터는 삼성전자 반도체 13라인의 건설이 예정돼 있고, 현재 중국 BOE의 베이징 5세대 라인 공사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테크산업은 호황기에 매출과 영업이익률의 상승폭이 다른 산업에 비해 월등한 편이다.한편 이 회사의 중장기적 주가 추이는 수출에 달려 있는데, 이에 대해 긍정적 전망 일색이다. 국내 메이저사인 삼성과 LG필립스로부터 모두 FAS 수주를 받아 기술력을 입증했고, 장비의 대부분을 모두 일본에 의존하던 대만업체들이 최근 가격과 애프터서비스 문제 때문에 한국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산 장비 채용이 확대되는 추세에 있어 신성이엔지도 수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현대자동차수출 내수 쌍끌이, 질주 계속2003년 수출 호조에 힘입어 좋은 성과를 냈던 현대차가 이번에는 내수 회복 덕을 입을 전망이다. 삼성투신운용 김영준 팀장은 현대차는 주력 차종인 ‘JM’ ‘NF쏘나타’ 등 신차 효과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본격 내수 회복을 전망해 추천한다고 밝혔다.2003년은 세계 자동차시장이 정체 국면에 있었지만 수출판매가 19.1% 증가, 총판매 180만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수출부문의 호조는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경기 회복이 기대되는데다 중국 자동차시장의 폭발적인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완만한 원화강세와 유가 하향안정 전망도 긍정적인 외부효과다. 이와 함께 국산차 품질 향상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개선, 주요 업체의 플랫폼 통합에 따른 원가경쟁력 확보, 수출차종 확대 등도 수출에 기여할 전망이다.이에 따라 내수 침체 국면에서도 내수 시장 점유율 방어와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성공한 현대자동차, 차부품 AS사업부문의 높은 수익성과 모듈사업의 성장세가 돋보이는 현대모비스, 현대ㆍ기아차 신차 출시와 직수출 확대를 통해 영업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AJM 등이 여러번 추천종목으로 거론됐다.한편 현대ㆍ기아차를 필두로 2004년에는 신차 출시가 잇따를 예정이다. 신차 출시와 경기회복 흐름이 맞물리면 그동안 계속된 내수 침체에 따라 교체용 이월수요도 크게 증가하면서 자동차 경기는 다시 한 번 호황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안요인은 국내 경기회복에 따른 원화 강세와 노사관계가 꼽히고 있다.한화석유화학‘턴어라운드 옐로칩’ 대표주2003년 의외의 급등 업종 중 하나가 석유화학이다. 연초 대비 호남석유 158%, LG석유화학이 94% 올랐다. 그중에서도 한화석화가 202%로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3년 초 한화석화를 유망업종으로 추천한 증권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런 후회를 반영하듯 2004년에는 지난해의 깜짝주 한화석화 추천이 줄을 이었다. 2003년의 가파른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화석화는 이른바 ‘턴어라운드 옐로칩’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김태우 주식운용팀장은 ‘차이나 모멘텀’이라는 관점에서 한화석화를 골랐다고 밝혔다.중국은 세계 PVC(Polyvinyl chloride) 수요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 평균 10% 이상의 수요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업체들은 한국업체들과 달리 공해를 유발하며 전력수요가 많아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카바이드 공법을 사용해 PVC를 생산하고 있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못미치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카바이드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전력난에 따른 중국 내 업체들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한화석화는 2003년 상반기 기준으로 PVC부문이 매출의 30%,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꾸준한 PVC 가격 상승은 한화석화에 레버리지로 작용하게 된다.PVC는 염소+에틸렌-EDC(Ethylene dichloride)-VCM(Vinyl chloride monomer)-PVC(Polyvinyl chloride)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그런데 한화석화는 이 과정에서 EDC의 자체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을 갖고 있다. 더구나 한화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거나 (주)한화의 재무유동성이 개선될 경우에는 한화석화의 계열사 투자부담이 완화돼 추가 기업가치 상승까지 가능하다. 최근 1개월 동안 외국인의 순매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석유화학업종에서는 한화석화뿐만 아니라 LG화학 및 LG석유화학에 대한 추천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