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종합문화콘텐츠로 진화중”

연말연시 송년회나 신년회의 2, 3차 단골코스는 단연 노래방이다. 90년대 초반 노래방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후 ‘노래방’은 장수하고 있다. 90년대 들어 수많은 노래반주기 제조회사들이 등장, 반주기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겪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수의 회사는 대거 사라진 반면, 81년 설립된 태진미디어는 꾸준히 성장, 97년 코스닥에 등록하기에 이르렀다. 2002년 537억원의 매출을 올린 태진미디어의 창업자 윤재환 대표이사(49). 노래방 기기분야 선두주자 자리에 만족하지 않는 그는 종합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2002년 9월 자회사 TJM엔터테인먼트를 세웠습니다. 자회사를 통해 건물 전체가 노래방인 프랜차이즈 ‘질러존’과 공연장 ‘질러콘서트홀’을 운영합니다.” 카페 못지않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노래방 ‘질러존’은 화정점과 홍대점에 이어 2004년 초 3호점인 대학로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300석 규모의 ‘질러콘서트홀’은 질러존 대학로점 지하에 위치할 계획. 콘서트홀을 활용해 공연장 대관과 공연기획뿐만 아니라 신인가수 발굴과 육성도 시도할 예정이다.“질러존에서 노래를 부른 후 그 모습을 태진미디어 홈페이지에 동영상으로 올려 온라인 투표를 하고 있죠. 또 지난해 말 출시한 인터넷 노래반주기 ‘질러넷’을 통해 노래방 점수 전국 1,000위에 든 사람을 가려내고 있습니다.”인터넷 반주기 ‘질러넷’은 55억원을 투자해 3년 동안 개발한 윤사장의 야심작이다. 현재 전국 939개의 노래방에 보급돼 있는 질러넷은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매일 신곡이 자동 업데이트된다. 22년 동안 태진미디어를 경영해 오며 쌓은 반주기 제조 노하우에 최첨단 IT기술을 접목시킨 것. 전국 인터넷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각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노래방 점수 순위가 매겨진다. ‘넷가요제’라는 이름으로 매월 진행되며 전국 1,000위에 든 입상자에게 DVD, 전자제품, 영화티켓 등을 증정하고 있다.질러넷 출시 직후에는 매월 1등한 수상자에게 스포츠카를 주는 대형 이벤트를 6개월 동안 열기도 했다. 현직 가수는 물론이고 미국 LA 한인타운의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인터넷 네트워크가 질러존에 성공적으로 접목됐다는 증거다.윤사장은 일본과 중국에서 펼치는 해외 비즈니스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가라오케 시장 1위 기업인 제일흥상과 2001년 계약을 맺고 노래책과 리모컨이 결합된 ‘전자목차본’ 500억원어치를 수출했다. “수많은 곡들을 PDA 크기의 전자목차본에 넣어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선곡하는 태진의 상품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제일흥상은 전자목차본을 연 12만대 팔아 대기록을 세웠죠.” 2002년 5월에는 중국 베이징 현지 사무소를 설립, 시장파악을 하며 정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사람들의 감성에 호소하고 감성을 표출하는 ‘노래’를 다각도도 활용해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자리잡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