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록 콘텐츠 대폭 확대…대부분 20만~30만원선

졸업과 입학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가족 중에 졸업이나 입학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슨 선물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디지털카메라나 신세대의 각광을 받고 있는 MP3플레이어도 좋지만 학습에 도움이 되는 선물을 하고 싶다면 전자사전을 고려해 볼 만하다. ‘촌스럽게 전자사전이 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근 출시되고 있는 전자사전은 종전 제품과는 판이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개선된데다 MP3, 라디오 기능까지 지원하는 제품도 있어 결코 ‘촌스럽지’ 않다.수록 사전 종류 살펴봐야몇 년 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전자사전의 퇴출’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했다. PDA, 스마트폰 등 전자사전은 물론 통신,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기능 등을 탑재한 다기능 휴대 단말기가 나오는 마당에 단순히 사전 기능만 갖춘 전자사전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전망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전자사전시장은 2000년 12만대, 2001년 20만대, 2002년 50만대로 매년 두 배씩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70만대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광풍처럼 부는 ‘영어배우기’ 바람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그간 일본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던 전자사전 시장에 국내업체들도 뛰어들기 시작했다. 국내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샤프전자에 이어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에이원프로테크, 삼성전자, 아인텍정보에 이어 MP3로 유명한 레인콤도 시사영어사와 제휴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초기의 전자사전은 다분히 ‘어수룩’했다. 유명 출판사의 사전을 수록했다고 하지만 어휘 설명이 축약돼 있거나 설명이 불충분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데이터 저장 기술의 발달로 최근 출시되는 전자사전은 몇 권의 사전을 글자 그대로 ‘통째’로 옮겨놓은 수준에 이르렀고 상황별 회화 모음, 다국어 지원 등 콘텐츠도 다양해졌다. 게다가 대형 LCD모니터를 채택해 한 화면에 보이는 정보량을 크게 늘리는 등 편의성도 극대화하고 있다.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전자사전 외에 다양한 부가기능을 탑재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의 발음을 녹음해 들을 수 있는 녹화 기능, MP3 기능, FM라디오 기능, 다운로드 기능 등 어지간한 PDA 이상의 성능을 자랑한다.제품이 다양한 만큼 10만원대 제품부터 40만원에 육박하는 제품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따라서 무조건 고기능의 제품을 고르기보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 제품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고기능일수록 가격이 비싼 것은 물론 무겁고 두껍기 때문에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적당하지 않을 수 있다. 배터리 수명이 짧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사전 자체의 기능이 약할 수도 있다. 사전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어떤 사전을 수록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서점에서 자기에게 가장 적당한 사전이 무엇인지를 확인한 후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이 모든 점을 차근차근 확인한 후 적당한 사전을 골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샤프전자의 ‘리얼딕세이 RD-7400’은 방대한 콘텐츠를 담고 있다. 옥스퍼드 영영사전, 동아프라임 영한사전, 동아메트로 일한사전 등 11권의 사전이 수록돼 있다. 여기에 시험에 잘 나오는 단어, 관용어구가 정리돼 있고 대형 LCD는 영문 기준으로 최대 954자를 보여준다. 가격은 29만8,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국내 최초로 국어사전을 수록한 샤프전자의 ‘리얼딕 SD-S60’은 민중서림의 국어사전과 함께 옥스퍼드의 영영사전과 YBM시사영어사의 ‘e4u 사전’을 수록했다. 최대 1,152자를 보여주는 대형 LCD를 채용했고 두께가 9.9mm로 초박막형이다. 가격은 23만원.최근 샤프전자에 가려 국내시장에서 고전해오던 카시오는 지난해 하반기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일본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는 선두업체로서의 명성을 국내에서도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주력제품은 ‘EW-K2000’이다.이 제품은 60만개에 이르는 영어 유의어를 수록하고 있다. 유의어를 통한 단어학습의 효율성이 증명된 만큼 영어학습의 충실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두께가 9.8mm로 출시된 제품 중 가장 얇고 배터리 수명은 150시간에 이른다. 한 화면에 들어가는 글자는 900자로 가격은 23만9,000원이다.메모리카드로 추가 콘텐츠 지원에이원프로테크는 외국계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시장 텃밭을 한동안 거의 혼자서 지킨 업체다. 2위 업체이지만 1위인 샤프전자와의 격차가 워낙 커 고전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최초로 컬러 LCD모니터를 채용한 제품을 출시하며 추격의 고삐를 단단히 쥐고 있다. 이 야심작의 모델명은 ‘AP-701’이다.개발기간만 4년이 걸렸다는 이 제품은 기존의 제품과 크게 다르다. 우선 컬러 모니터를 채용해 시각적인 즐거움이 있다. PDA처럼 펜베이스 기능을 탑재해 펜으로 모니터상의 메뉴를 눌러 사전을 조작할 수 있다. 메모리카드를 지원해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으며 업계 최초로 리튬수소충전지를 사용했다. 또한 MP3 기능, 디지털사진 등 저장 기능, 음성녹음 기능, 전자책 기능 등 다양한 부가기능도 지원한다.전자사전의 핵심인 사전 기능도 충실한 편이다. 민중 엣센스 영한사전, 옥스퍼드 영영사전, 고려대학교 중국어사전 등 5개의 사전을 수록했고 9개국 실용회화예문, 2,000문장에 달하는 4개국 무역회화 등 자체 제작한 콘텐츠도 눈에 띈다. 이 회사는 올 2~3월께 국어사전, 중중사전 등 5개 사전의 콘텐츠를 확장카드 형식으로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두께는 22mm로 일반적인 전자사전보다는 두 배 정도 두껍다. 가격은 38만원대로 다소 비싼 편이다.삼성전자와 아인텍정보도 다양한 부가기능을 구현한 신개념 전자사전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어학학습기 ‘프리톡 SDL-E100’은 전자사전 기능 외에 MP3, FM라디오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충전지 방식을 채용했다. 메모리카드를 이용해 콘텐츠를 확장할 수도 있다. 영한사전, 한영사전, 영영사전 등 3개 사전과 8,000개의 일상회화문장과 2,000개의 토익문제가 수록됐고 중국어와 일본어는 옵션으로 제공된다. 가격은 39만8,000원이다.아인텍정보의 ‘매직토커스 EK-D9100SOS’도 MP3와 라디오를 지원하며 펜베이스 방식이다. 62권 분량의 ‘오성식 생활영어 SOS7200’을 수록하고 있다. 가격은 29만8,000원이다.기존에 PDA를 소지하고 있다면 디오텍의 ‘e4u 딕 1.0’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제품은 PDA의 운영체제(OS)에 최적화한 소프트웨어로 PDA에 저장해 사용할 수 있다. 수록된 사전은 YBM시사닷컴의 영한사전과 한영사전이다. 소프트웨어이므로 업그레이드가 수월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조만간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가격은 4만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