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업고 충청권 인기 급등…가격 큰 폭 올라 투자 신중해야

연초부터 불붙었던 토지 투자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유니에셋이 최근 네티즌 1,755명을 상대로 투자상품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많은 52%가 토지를 꼽았다. 인기 투자상품인 아파트(31%)를 따돌린 것이다. 실제 현재의 투자 환경을 고려해 5년 이상을 내다볼 경우 토지보다 좋은 투자대상도 없다.판교ㆍ화성ㆍ아산신도시 등 굵직한 신도시 개발, 고속철 역세권 개발, 정부가 추진 중인 토지규제 완화 등 토지가격 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변수가 산적해 있다. 이렇다 보니 토지시장의 경우 허가구역 강화ㆍ투기지역 지정 등 각종 규제로 거래는 뜸하지만 가격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파주·광명·평택 매수문의 증가세LCD공장 신축, 신도시개발, 경의선 복선화 등의 호재로 인해 지난해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였던 파주시의 경우 북고남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LCD공장이 들어서는 파주 북쪽 일대는 정부의 투기대책 발표 이후에도 매수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반면 교하, 운정, 파주신도시가 들어설 남쪽지역은 이미 투자자들이 한 번 휩쓸고 간 상태여서 발길이 뜸하지만 입질은 계속되고 있다.월롱면 하나공인 관계자는 “마땅한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지 계약서를 쓰겠다는 매수 대기자들이 있다”고 전했다. 가격은 오름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LCD단지 인근 도로 옆 토지는 대지가 평당 100만~150만원을 호가한다. 전답 역시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2~3배 올라 평당 30만~7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파주시가 한수이북 토지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면 한수이남에서는 판교, 화성, 수원, 광명, 평택시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신도시개발, 고속철 역세권 개발, 주한미군기지 이전 등으로 인해 장기 투자처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속철 개통이 이뤄진 광명시는 보상금을 노린 ‘한탕족’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광명 역세권 일대가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됐지만 보상금을 노려 조립식 주택을 짓는 등의 불법행위가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이뿐만 아니라 실제 거주하지도 않으면서 ‘깔세’ 형태로 월세계약을 맺거나 외지에 있는 자녀들의 주민등록지만 옮겨오는 경우도 많다.토지가격은 개발 바람을 타고 2년 전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중순 절정을 이룬 후 점차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평당 70만원대에 불과하던 이 지역 논밭은 150만~230만원까지 뛰어올랐고, 대지는 500만원을 넘어선 상태다. 한창 때는 11평짜리 구옥이 2억3,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광명과 더불어 주목받고 있는 평택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주한미군기지 이전, 평화의 도시 개발 등 굵직한 개발 관련 뉴스가 나오면서 평택은 외형상 술렁거렸다. 하지만 현재는 잠잠해졌다. 이런 가운데 과거 10년간 개발 뉴스로 인해 지리적으로 충청권에 가깝지만 땅값 등의 호가는 수도권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안중읍의 서해공인 유대홍 사장은 “상업지구의 경우 평당 1,500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돼 있고, 도로변의 경우 평당 200만원까지 호가가 형성돼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매물 나오는 즉시 매수자 나타나오송ㆍ오창지구, 천안ㆍ아산신도시 일대 등 지방은 수도권과 달리 여전히 토지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조건에 맞는 매물이 없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뿐 좋은 물건만 나오면 매수자는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의 설명이다.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논밭이 평당 50만~60만원, 임야는 30만~40만원선이며 도로변은 일반 매물보다 최고 두 배까지 높게 값이 매겨지고 있다. 특히 현행 농지법상 농민이 아닌 일반인이 구입할 수 있는 303평 미만 규모의 농지의 경우 이미 지난해 초에 동이 난 상태다.아울러 착공 중인 오송ㆍ오창단지의 경우 단독택지 분양에 대한 ‘물딱지’ 거래도 나타나고 있다. 단독택지 중 향후 이주자용 입주권이라는 매물이 3,000만~1억원선에서 시중에 나돌고 있다.천안ㆍ아산신도시 일대 역시 가격 오름세가 한풀 수그러들었지만 매수문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외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곳은 아산신도시 주변. 배방면 휴대리, 세교리, 복수리 등이다. 이곳도 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으나 신도시 대상지와 달리 천안ㆍ아산에 연고가 있으면 허가가 나오기 때문이다.배방면 신세계공인의 한 관계자는 “시세를 묻는 게 별다른 의미가 없다”며 “매물이 나오는 즉시 소화되다 보니 평당가격을 묻는 게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신도시 인근 토지가격은 평당 40만~100만원 정도. 올해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5년 이상 장기투자, 주변 지역 노려라우선 토지투자는 5년 이상을 내다보는 게 현명하다. 세월이 흘러 ‘자식의 대에 가서야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개발계획 내 지역보다 인근 지역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 또 높은 가격이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으나 개발 초기이다 보니 향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과감한 투자도 노려볼 만하다.일례로 영종도에 국제공항이 들어설 때 발빠른 투자자들은 김포지역에 투자를 했다. 공항 배후지역에 도시가 들어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김포와 강화를 잇는 강화2교 공사계획이 발표되자 강화에 투기꾼들이 몰렸다. 이처럼 개발계획으로 인해 바뀔 상황을 염두에 놓고 주변지역을 공략하는 게 수익률을 높이는 한 방법이다.아울러 ‘평창 학습효과’를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동계올림픽 개최 후보지로 평창이 거론되면서 땅값이 크게 뛰었다. 아울러 펜션 개발 붐도 일어났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개최지에서 제외되면서 평창 토지시장은 침체에 빠진 상태다. 동계올림픽 후광 효과를 기대하며 투자에 나섰던 사람들 중 대다수가 뼈아픈 투자 상실감을 느꼈다. ‘평창 학습효과’ 교훈은 개발호재를 맹신하지 말라는 것. 투자상품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투자환경 변화 등을 고려하지 않고 후광 효과만을 막연히 기대하는 것 역시 금물이다.아울러 토지투자시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이 있다. 먼저 정확한 시세를 파악해야 한다. 둘째, 본인이 확인하기 전까지는 정보를 믿지 말아야 한다. 셋째, 토지투자의 가장 큰 적은 ‘부화뇌동’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