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438호 (2004년 04월 26일)

필요한 직원 못 뽑는다 44.1%

국내에서 중소기업 인력난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견디다 못해 중국 등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곳이 속출할 정도다. 국가적으로는 산업공동화를 불러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은 어느 정도로 심각할까. 전국 102개 중소 제조업체 사장들을 상대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본다.

조사는 전문리서치기관인 M&C리서치에서 담당했고, 전화와 팩스조사를 병행했다. 조사대상 리스트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제공했다. 먼저 체감도를 알아보기 위해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느끼는가’에 대해 물었다. 답변을 보면 ‘그저 그렇다’(48.1%)가 가장 많고, 이어 ‘약간 어렵다’(30.4%), ‘매우 어렵다’(17.6%), ‘쉬운 편이다’(3.9%) 순이다. ‘그저 그렇다’를 빼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답이 48%에 이른다. 이에 비해 긍정적인 답변은 3.9%에 불과하다. 대기업들이 채용공고를 내면 수만명이 몰려들어 경쟁률이 100~200대1은 기본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느끼게 한다.

한발 더 나아가 ‘그렇다면 인력난으로 필요한 직원을 뽑지 못하는가’를 물었다. 답은 ‘그렇다’가 44.1%, ‘아니다’가 55.9%를 차지했다. 또 ‘그렇다’고 대답한 경우 추가질문으로 ‘전체 필요인력의 몇 %가 결원인가’를 던졌다. 이에 10% 이하(84.4%), 10~20%(13.4%), 50% 이상(2.2%) 순으로 대답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 인력난을 가중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은 무엇일까. 원인을 알아야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에 대해 응답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복지수준’(32.4%)을 가장 많이 거론했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30.4%)와 ‘구직자들의 잘못된 직업관’(29.4%)을 이유로 꼽은 응답자도 의외로 많았다. 3가지 답변이 매우 비슷한 수치를 나타낸 셈이다. 결국 특정한 요인보다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인력난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중소기업체 사장들 가운데 평소 직원들의 재직기간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입사해서는 조금 다니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그만두는 사례가 너무 많다는 얘기다. 자연 회사의 생산성과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는 어떨까.

이에 ‘직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어느 정도 되는가’를 물었다. 응답을 보면 ‘3~5년’이 28.4%로 가장 높고, ‘5~10년’과 ‘2~3년’이 뒤를 이으며 똑같이 20.6%를 기록했다. 또 1~2년(16.7%)과 10년 이상(9.8%), 1년 이하(3.9%) 등도 만만치 않았다. 전체적으로는 ‘근속기간 5년 이하’가 69.6%를 기록해 앞서 언급한 중소기업 사장들의 얘기가 엄살이 아님이 입증됐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외국인 노동자 활용이다. 어차피 국내에서는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면 외국인이라도 써야 한다는 논리다. 더욱이 일부 중소기업들이 외국인을 근로자로 고용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불법적인 고용도 성행하고 있어 문제점도 많다. 이와 관련, 이번 설문에서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결과는 과반수의 중소기업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는 답변은 56.9%에 달했고, ‘아니다’는 의견은 43.1%였다. 여기서 ‘그렇다’고 대답한 응답자들에게는 ‘직원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인가’를 추가로 물었다. 답변을 보면 10% 이하(75.9%),11~20%(17.2%), 21~30%(6.9%)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이 심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하지만 그 정도는 분야별로 크게 다르다. 업무의 성격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인력난이 가장 심한 분야는 어디인가’를 알아봤다.

답변은 의외로 명쾌했다. 생산직이 72.5%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생산현장 기피현상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대목이다. 상대적으로 응답자수는 많이 떨어지지만 영업직(8.8%), 연구·기술직(8.8%), 사무직(6.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정부는 외국인고용허가제 도입을 확정했다. 외국인 노동자 취업을 양성화하되 허가제로 운영해 일정 부분 규제를 하겠다는 의미다. 일각에서 인건비를 크게 올려 중소기업들의 채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반대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은 이번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인력난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에 ‘도움이 된다’가 44.1%로 ‘도움이 안된다’의 25.4%보다 20%포인트 가량 높게 나왔다. ‘그저 그렇다’는 의견은 30.5%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인력난을 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여기저기서 많은 해법이 나오고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본다는 취지에서다. 결과를 보면 의외로 근무조건 개선에서 많이들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답변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임금인상 등 근무조건 개선’으로 44%를 차지했다. 결국 직원을 채용하려 해도 오지 않고 이직이 잦은 것이 근무여건과 관련이 깊다고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병역혜택 등 정부지원 확대’를 꼽은 사장들도 적지 않았다. 27.5%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지목했다. 중소기업 혼자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구직자 인식변화’(19.6%)도 만만치 않은 답변을 얻었고, ‘외국인 노동자 적극 고용’(6.9%), ‘제품가 인상’(2%)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물론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인력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금난, 영업망 부재, 낮은 인지도 등 쉬운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 특히 최근 들어 발표되는 각종 통계를 보면 ‘이러다가는 공장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굳이 인력난을 집중 거론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다른 것들과는 달리 중소기업 자체적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적인 높은 관심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06-09-04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