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438호 (2004년 04월 26일)

더 나은 일자리 찾아 ‘삼만리’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0

고학력자의 취업률은 지난 20여년간 큰 폭으로 떨어졌다. 1981년 73%였던 4년제 대학졸업자의 취업률이 2003년 59.2%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4년제 대학졸업자의 수는 5만명에서 24만명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결국 노동시장으로의 공급이 수요를 과도하게 초과, 고학력자의 취업률을 급속히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최영섭 산업연구원 박사는 “대학 교육내용이 산업현장의 수요와 발맞추지 못한 채 졸업장만 남발, 노동시장으로 신규로 배출되는 청년층이 적당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현상이 90년대 초부터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고학력 실업자들이 일자리가 있어도 조건이 마음이 들지 않을 경우 취업을 꺼린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30세 미만 대졸 실업자 5만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2만3,000명(42.5%)이 취업을 제의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여러 회사에 시험이나 면접을 보고 있거나(46.5%), 근무조건 불만족(34.9%) 등의 이유로 취업 제의를 거절했다. 취업 제의를 받은 대졸 실업자 5명 가운데 4명이 보다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자발적인 실업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학력별 소득 격차는 여전히 크다. 2003년 노동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30~50대 남자를 기준으로 대학졸업자와 전문대 졸업자는 고등학교 졸업자에 비해 각각 49%와 19%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은 취업할 경우의 소득뿐만 아니라 취업의 기회와 중장년기의 소득흐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통계는 왜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대학 진학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병희 노동연구원 박사는 “개인의 발전을 위해 상급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욕심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의 대중화된 대학 교육이 개인의 인적자본 증가와 생산성 향상에 실제로 기여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간판효과’만을 가져오는지는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박사는 “고학력 실업자의 증가는 개인의 투자실패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자원의 손실”이라고 지적한 후 “현재와 같이 대학 진학자들에게 졸업 이후의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대학 진학만 확대된다면 고학력 실업자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고등학교 이전부터 정확한 자료에 기초한 진로교육을 활성화해 무분별한 대학 진학을 방지하는 한편 대학졸업자와 비졸업자간의 사회적 차별을 해소해 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박사는 “고학력화를 사회적 투자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대학간의 서열화를 탈피, 전공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학교육이 장차 갖게 될 직업과 연관을 가질 수 있도록 노동시장과 괴리되지 않은 교과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도 무작정 대학교육만 확대시킬 것이 아니라 대학교육의 산업현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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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