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438호 (2004년 04월 26일)

정치굴레 벗고 활력회복 시동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0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4ㆍ15총선에서 과반수의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정부의 경제정책은 제대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인 출신 의원후보 45명 중 이계안 김진표 당선자(우리당), 최경환 이종구 당선자(한나라당) 등 11명이 원내에 대거 진출해 재계는 벌써부터 이들의 활약을 주목하고 있다.(435호 커버기사 ‘경제인 총선출사표’ 참조) 이들이 여야를 떠나 ‘경제 살리기’에 한목소리를 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소비심리 위축, 설비투자 부진, 청년실업 등에다 고물가, 고유가까지 겹쳐 안정적 진로를 찾지 못하고 헤매왔다. 단지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빠른 회복과 중국 특수에 따른 수출만이 시들어 가던 경제를 떠받쳐 왔을 뿐이다.

따라서 총선 이후 우리 경제는 신용불량자 문제 해소를 통한 가계부채의 연착륙,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내수회복, 국가의 잠재성장력 확충 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일단 정부는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이 됨으로써 기존의 정부정책을 발빠르게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4월 들어 이미 각종 경제 관련 법령들의 정비에 들어갔다. 오는 5월 입법예고를 거쳐 6월 개원 국회에서 처리한 뒤 하반기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둔 상태다.

정부는 먼저 5,000만원 이하를 연체한 신용불량자들의 채무를 한곳에 모아 구제 처리하는 배드뱅크 설립과 종합부동산세제시안 수립을 5월께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하반기 중 신행정수도 건설 후보지역 및 해당지역 내에서의 투기억제책을 펴는 한편 분야별 토지규제 개혁안을 순차적으로 6월 말까지 마련하고, 관련법은 올해 정기 국회를 목표로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총선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양대 국내 불확실성 중 하나가 해소돼 투자 및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현재의 경기회복 추세만으로도 5%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낙관하고 있고, 박승 한국은행 총재 역시 수출호조에 힘입어 최대 6%까지 성장이 가능하다며 당초의 전망을 상향조정했다.

여야 할 것 없이 모두가 총선 공약으로 경제회복과 민생안정을 내세웠던 점도 경기호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점에서 신용불량자 대책, 일자리 창출 대책, 투자 부양책, 서비스업 및 창업 활성화 대책 등 정부의 각종 정책이 본격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복병’도 여기저기에 도사리고 있다. 중동 산유국의 석유감산과 미국ㆍ이라크간 내전상황 악화 등으로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원유가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국제원자재 가격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국내 소비자물가에 고스란히 전가돼 지난해부터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 경제에 이중고를 안겨주고 있다.

체감 소비지표인 재래시장이나 할인점 판매는 물론 백화점 매출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대형 백화점은 최근 봄 세일을 실시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7~8%씩 감소했다.

원화 강세도 또 다른 복병이다. 현재 달러당 1,140∼1,15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환율이 추가 하락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원자재 가격과 유가 급등으로 원가 상승압력을 받고 있는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더욱 악화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번에 처음 원내 진출에 성공한 민주노동당의 행보도 변수다. 재계는 일단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을 예상됐던 일로 해석하는 등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노동계가 의석을 확보한 만큼 그에 상응한 책임감도 느끼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노동 관련 법안 입법에 대한 노동계의 영향력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사안별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돋보기 주목받는 경제인 출신 당선자

경제계 엘리트 11인, ‘가자 국회로’

우리당 이계안·김진표, 한나라 최경환 당선

제17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보들 가운데 경제인 출신은 몇 명이나 될까.

<한경BUSINESS>는 지난 435호(4월5일 발행자) 커버스토리를 통해 이번 4ㆍ15총선에 출마한 지역구 후보자 가운데 경제인 출신 후보 45명의 프로필과 선거공약 등을 집중 보도했다. 이들 가운데 총선고지를 점령한 후보들은 열린우리당 이계안ㆍ김진표ㆍ강길부ㆍ김맹곤ㆍ변재일ㆍ안병엽ㆍ유필우, 한나라당 최경환ㆍ이종구ㆍ김태환ㆍ심재엽 당선자 등 11명이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해 당선된 이계안 당선자는 전 현대캐피탈 회장으로 ‘샐러리맨의 우상’이다. 이당선자는 현대그룹의 말단사원에서 시작해 현대건설 부사장, 현대자동차 사장 등을 두루 거친 입지전적 인물이다. 상업ㆍ문화ㆍ주차시설 등의 지역개발 공약과 실물경제에 밝다는 점이 유권자들로부터 큰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당선자는 자신의 고향인 수원 영통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지난 93년 금융실명제의 실무를 총괄한 김당선자는 정치가 바뀌지 않는 한 경제발전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출마를 결심했다. 그는 영통을 IT, 나노기술의 대표적인 첨단산업단지로 만들겠다는 공약으로 50%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는 데 성공했다.

한나라당의 경제전문가인 최경환 당선자는 경북 경산ㆍ청도에 출마해 노동부 장관 출신인 권기홍 후보를 더블스코어 차로 누르고 금배지를 따냈다. 경제관료 출신인 최당선자는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을 거치는 등 실물경제와 이론에 밝은 경제통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역개발과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전문가그룹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이종구 당선자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금융전문가 중 한명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 금융권 구조조정을 담당해 큰 성과를 올리기도 한 이당선자는 17대 국회에서 한국경제의 회생을 주도할 인물로 기대되고 있다. 이당선자는 이번 선거를 통해 아버지인 이중재 전 국회의원의 뒤를 이어 금배지를 따낸 기록까지 세웠다.

이밖에 건교부 관료출신의 우리당 강길부 당선자는 울산 울주에서 영예를 안았다. 정통부 관료 출신인 우리당 변재일 당선자는 충북 청원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우리당 안병엽 당선자는 경기 화성,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인 우리당 유필우 당선자는 인천 남구갑에서 각각 금배지를 달게 됐다. 고 김윤환 국회의원의 동생이자 대기업 임원출신의 한나라당 김태환 당선자는 경북 구미을에서, 강원도 정무부지사 출신의 한나라당 심재엽 당선자는 강원 강릉에서 각각 국회 입성의 꿈을 이뤘다.

한편 민주노동당 권영길 당선자는 경남 창원을에서 현역의원인 한나라당 이주영 후보를 큰 표차로 눌러 큰 화제를 뿌렸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의 단병호 당선자 또한 비례대표로 당선, 오는 6월 개원하는 국회에 진출하게 돼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허우영 기자 kp119@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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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