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438호 (2004년 04월 26일)

해외아웃소싱‘노’, 국내 생산 고집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0

요즘 미국에서 최대 관심은 해외아웃소싱이다. 경기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자리가 해외로 물밀 듯 빠져나가고 있어 미국민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TV와 신문들도 연일 해외아웃소싱에 대해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해외아웃소싱 보도 가운데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케이블방송인 트래블채널(Travel Channel)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이다.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경비절감을 위해 너도나도 인건비가 싼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지로 생산기지를 속속 옮기고 있는 현실에서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는 사실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외아웃소싱을 하면 생산비를 낮출 수 있지만 굳이 미국 현지생산을 고집하는 회사, 그러면서 탄탄한 수익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는 것은 미국 기업들에 새로운 대안으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주인공 할리데이비슨

할리데이비슨은 오토바이 애호가의 꿈이다. 강력한 엔진, 우아한 디자인으로 전세계 오토바이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할리데이비슨은 지난 1903년 설립된 회사. 오토바이 본체를 비롯한 각종 부품까지 모든 것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현재 펜실베이니아의 요크, 미주리의 캔자스시티, 위스콘신의 와우와토사에 공장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6억2,000만달러, 순이익 7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 1/4분기 매출은 11억7,000만달러를 넘겨 전년 동기의 11억1,000만달러에 비해 4.7% 증가했다. 할리데이비슨은 올해 31만7,000대의 오토바이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할리데이비슨은 전세계 48개국에 1,300여개의 딜러를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회사의 성공비결로 고객지향주의 정신을 꼽고 있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오토바이 설계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것. 현재 할리데이비슨은 전세계에 85만명의 동호회 회원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존 러셀 부사장은 “고객과의 특별한 관계가 성공의 열쇠”라고 설명했다.

굿이어타이어

굿이어타이어는 지난 1898년 설립됐다. 당시 고무는 고온에서 녹고, 저온에서 균열이 생기는 문제를 갖고 있었다. 필라델피아의 상인이던 찰스 굿이어는 우연한 기회에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 고무로 된 타이어를 개발했다. 굿이어타이어는 개발자인 찰스 굿이어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회사가 설립된 후 자동차 붐이 일어나 세계적인 회사로 발돋움했다. 굿이어타이어는 해외 각지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지만 미국에서 상당량을 생산하고 있다. 미주지역 타이어는 사실상 미국에서 모두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3/4분기 중 39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0.7%가 증가한 수치다. 타이어 판매량은 5,530만개를 기록했다. 또 북미에서만 2,660만개의 타이어를 팔았다. 매출은 17억9,130만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인상과 환차손으로 순손실 1억590만달러를 기록했다.

굿이어타이어가 다른 타이어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비결은 신뢰다. 미국 운전자들에게 굿이어타이어는 신뢰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타이어는 자동차 안전과 직결돼 있어 운전자들은 다소 비싸더라도 믿을 만한 타이어를 선호한다. 웬만한 자동차 타이어 전문점에서는 모두 굿이어를 가장 먼저 추천할 정도다.

굿이어타이어가 신뢰를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있다. 급속한 자동차의 발전과 발맞춰 연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92년에는 펑크가 나도 시속 55마일로 50마일을 달릴 수 있는 타이어를 개발하기도 했다. 또 엄격한 테스트를 실시해 고객들의 신뢰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시코스키헬리콥터

지난 1939년 러시아 이민자인 이고르 시코스키가 세운 세계 최초의 헬리콥터 제조사. 현재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UTC)의 자회사다. 지난 1942년 미군에 납품한 시코스키 S-47을 대량생산했다. 전투용 헬리콥터로 유명한 블랙호크도 이 회사 제품이다.

시코스키는 최근 미국의 국방비 증가로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올해 36대의 블랙호크를 구입할 예정이다. 올해 블랙호크 헬리콥터 구매 및 유지보수 예상으로 총 20억달러가 배정된다.

시코스키는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메이드 인 아메리카’ 진영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시코스키의 헬리콥터는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미국 대통령 전용기로 채택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헬리콥터는 극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기계. 블랙호크 헬리콥터에 들어가는 부품은 무려 30만개가 넘는다.

모노폴리

모노폴리는 보드게임의 대명사다. 찰스 대로가 지난 1934년 개발한 보드게임이다. 한국에서 한때 인기를 모은 ‘블루마블’의 원조 격이다. 모노폴리는 70년 동안 꺼지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까지 팔린 모노폴리는 2억개에 달한다. 매주 생산되는 모노폴리가 10만개에 달한다.

잭 대니얼

미국 양주의 상징이다. 일반 대중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독특한 향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1863년 당시 13세이던 잭 대니얼이 증류소를 인수해 만든 술이다. 영화 <대부>에서 알파치노가 잭 대니얼을 병째 들이키는 장면이 나오면서 한국에서도 유명해졌다.

켈로그시리얼

미국인들의 아침식사를 완전히 바꿔 놓은 회사다. 켈로그 형제가 지난 1894년 우연히 발견한 새로운 방식의 가공식품이다. 그후 1906년 첫 상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지난 2001년 매출이 80억달러를 넘었다.

현지생산 자신감의 배경

트래블채널은 인건비가 높은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원인으로 첫째 탁월한 기술력을 들고 있다. 해외아웃소싱으로 가격을 낮추지 않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자신감이다.

둘째는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심(Loyalty)이다. 단순히 가격으로 판단할 수 없는 소비자의 심리가 경제적 효율을 앞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상품에 대한 로열티는 오랫동안 미국 서민들과 운명을 같이해 온 공동체 의식에 상당부분 기인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생산공장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들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연령이 100세 안팎인 장수 기업들이 많다. 개별기업의 역사가 미국의 역사인 셈이다. 그만큼 미국인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가격 면에서는 미국산을 충분히 앞서지만 미국인들 뇌리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로열티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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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