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438호 (2004년 04월 26일)

상하이 후광 업고 인프라 정비 ‘착착’

상하이에서 자동차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자싱(嘉興)현 하이탕(海塘). 작은 어촌에 불과하던 이곳이 지금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곳에 건설 중인 ‘항저우(杭州)만 대교’가 그 주인공. 하이탕은 레미콘으로 하루 종일 복잡하고, 해안에는 각종 자재 운반선이 점점이 박혀 있다.

상하이와 닝뽀(寧波)를 잇게 될 이 다리의 길이는 36km. 세계 최대 해상교량이다. 4년 후에 왕복 6차선의 대교가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중국은 이 다리공사에만 약 118억위안(약 1조8,000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지금 상하이에서 닝뽀를 가려면 항주만을 돌아 자동차로 7시간 정도를 달려야 도착할 수 있습니다. 다리가 완공되면 두 도시의 거리는 2시간으로 단축됩니다. 상하이-항저우-사오싱(紹興)-닝뽀 등으로 연결되는 항주만 주변도시가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이는 것입니다.”

교량건설을 총책임지고 있는 교량건설지휘부 왕용 부장의 설명이다.

중국이 거금을 들여 이곳에 세계 최대 해상교량을 세우는 직접적인 이유는 ‘창장(長江ㆍ양쯔강)삼각주 3시간 생활권’에 있다. ‘창장삼각주의 머리’인 상하이에서 삼각주 지역 14개 도시를 3시간 안에 주파할 수 있도록 도로망을 건설하겠다는 게 이 구상의 핵심이다.

이 구상에 따라 지금 상하이 저장(浙江)성, 장쑤(江蘇)성 등 창장삼각주 관련 도시에서는 도로망 건설이 한창이다. 상하이에서 쑤저우(蘇州), 우시(無錫), 난징(南京) 등을 잇는 고속전철건설이 추진 중이다. 또 15개 창장삼각주 도시를 모두 고속도로로 연결시키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창장삼각주 지역을 단일 경제도시로 육성시킨다는 게 중국정부의 뜻이다.

“도로망뿐만이 아닙니다. 인재이동, 물류 등을 막고 있는 각 도시간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무역, 금융, 물류 중심지인 상하이는 쑤저우, 항저우, 난징 등 배후 제조업 도시를 바탕으로 뉴욕, 도쿄, 파리 등과 견줄 수 있는 국제도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시정부 정책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화민 푸단대학 교수의 설명이다. 상하이를 뉴욕, 런던, 도쿄 등과 견줄 수 있는 세계 제6대 메가시티로 육성하겠다는 게 상하이 시정부의 목표다. 화민 교수는 상하이 앞바다에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되고 있는 양산(洋山)항 건설 역시 ‘메가시티 상하이’ 조성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창장삼각주는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메가리전(Mega Region) 개발전략’의 하나다. 경제에서 차지하는 주요 지역을 5개 권역으로 묶어 육성하겠다는 게 이 전략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창장삼각주, 주장(珠江)삼각주, 환발해경제권, 동북경제권, 시산(西三)경제권 등이 형성되고 있다. 주장, 창장, 환발해는 비교적 일찍 경제권으로 성장해 온 데 비해 동북, 시산 등은 중국의 동북개발, 서부개발 등으로 최근 들어 빛을 발하고 있다.

“현재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경제권은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창장삼각주와 광둥(廣東)성의 주장삼각주입니다. 이들 두 지역은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0%, 수출의 64% 정도를 차지할 만큼 경제 기여도가 높습니다.”

화둥이공대학의 스량핑 교수는 “각 경제권 사이의 주도권 경쟁에서 상하이 경제력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창장삼각주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각 기업들은 메가리전 형성에 따른 비즈니스 기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저장성 최대 건축내장업체인 지우징(九鼎)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다.

항저우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영업의 핵심 기능을 상하이로 옮길 것이라고 선언했다. 창장삼각주 육성책에 따라 상하이 진입 문턱이 낮아지자 거점을 아예 상하이로 옮기기로 한 것이다. 이 회사의 상하이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장진화 사장은 “이제 창장삼각주 지역 15개 도시가 모두 시장”이라며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각 경제권의 선발 도시의 대형기업들은 토지 및 임금이 싼 주변도시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주변도시의 제조업체들은 선발 도시 대형기업의 주문생산, 하청 등 협력관계를 맺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외자도 메가리전 지역으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의 외자유치액 중 65%가 창장삼각주와 주장삼각주로 몰리는 게 이를 반영한다. 중국본부 및 연구개발(R&D)센터는 상하이에 세우고 공장은 쑤저우, 항저우 등에 설립하고 있다.

주요 거점지역에 형성되고 있는 메가리전이 중국 경제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돋보기 창장삼각주는 컴퓨터의 메카

2003년 2천만대 생산, 세계시장 55% 점유

“전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노트북 컴퓨터 2대 중 1대에는 ‘메이드 인 창장삼각주’ 표시가 붙어 있다.”

창장삼각주 지역이 세계 노트북 생산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이 지역에서 생산된 노트북은 약 2,000만대. 전세계 생산량(약 3,600만대)의 55.5%에 달하는 수준이다.

노트북산업의 강자인 대만 기업이 창장삼각주 지역으로 몰려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대만의 10대 노트북 생산업체 중 8개 업체가 이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한 데 이어 도시바, 삼성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창장삼각주 노트북산업은 상하이 변두리의 작은 구인 쏭장취(松江區)에서 시작됐다. 쏭장취에 자리잡고 있는 쏭장수출가공구에서만 지난해 약 1,000만대의 노트북이 생산, 수출됐다. 특히 쏭장수출가공구의 대만 투자기업인 다펑컴퓨터는 지난해 940만대의 노트북을 생산, 53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밖에 도시바가 항저우에 연산 240만대, 삼성이 쑤저우에 100만대 규모의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06-09-04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