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인터넷 · 홈네트워크 · 텔레매틱스 등에 집중 투자

‘선점하라.’ 유비쿼터스를 앞서 준비하는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별도의 전담팀을 두는가 하면 궁합이 맞는 제휴선을 찾아 국내외를 넘나들고 있다. 바쁘게 움직이는 기업 수뇌부의 머릿속에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뚜렷한 목표의식이 꿈틀댄다. ‘미래의 시장’을 놓고 물밑에서 벌이는 기업들의 경쟁은 이미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통신업계의 움직임은 숨이 가쁠 지경이다. 그들에게 유비쿼터스는 미래가 아닌 현재다. 유비쿼터스의 핵심 인프라로 알려진 광대역통합망 사업 등은 지금 진행중이다. 통신업계는 이미 유비쿼터스 시대의 초입길에 들어선 셈이다.KT는 유무선통합, 홈미디어와 홈 네트워킹 부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의 통신 네트워크 사업자로서 단순히 음성이나 DB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애플리케이션ㆍ솔루션을 공급하는 업체로 변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종착점은 하나다. 바로 유비쿼터스다.‘네스팟 스윙폰’은 그 첫걸음이나 다름없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과 화상통화가 가능한 차세대 멀티미디어 단말기다. 2.8인치의 PDA급 화면과 110만화소의 동영상카메라를 내장하고도 휴대전화와 같이 가볍다. 또 MP3 기능이 있어 외장 스피커나 이어폰을 통해 자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 무선 팩스ㆍ출력 기능과 전자사전 기능이 있을뿐더러 GPS 서비스도 지원된다.홈네트워킹 사업도 중점 추진과제다. 이미 세계 최초의 초고속인터넷 기반 홈네트워크 서비스인 ‘홈엔’(Home N·www.homen.co.kr)을 상용화했다. ‘홈엔’ 서비스란 KT의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에 홈게이트웨이를 연결해 초고속인터넷 접속은 물론 고품질의 비디오ㆍ오디오 서비스, 홈오토메이션(정보단말 및 가전기기 제어 등), 양방향 TV 등 다양한 응용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홈미디어 사업도 빼놓을 수가 없다. 지난해 10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를 활용한 온라인 콘텐츠 유통사업 진출을 선언, 메가패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홈미디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1Mbps급 동영상 콘텐츠를 TV로 시청할 수 있으며 리모컨으로 조종도 가능하다. 또 안방에서 개봉영화를 볼 수도 있다.KT는 이밖에도 광대역통합망(BcN), u-센서 등 첨단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SK텔레콤은 기존 네트워크와 무선 인터넷서비스 분야에서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유비쿼터스 환경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한 네트워크 사업자가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금융, 미디어,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의 통합서비스 제공을 통해 종합 정보유통사업자로 크겠다는 전략이다.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미 위성DMB사업을 시작했다. 2.3GHz 대역의 휴대인터넷 사업권 획득도 추진 중이다. 위성DMB의 경우 올 3월 방송위성 발사에 성공해 상용서비스를 눈앞에 두고 있다. 2.3GHz는 대용량 무선인터넷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것으로 CDMA2000 1X, 1X EV-DO 등 3세대 이동통신의 경쟁력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SK텔레콤의 차세대사업 중의 하나는 흔히 유비쿼터스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디지털홈’ 서비스다. 현재 LG전자, LG건설, SK건설 등 39개 업체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기술 및 사업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서울, 수도권, 대전, 부산 등에 있는 아파트와 단독주택 600가구를 시범가구로 선정해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홈네트워크시장 ‘격전’국내에서 쌍벽을 이루는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두 업체는 휴대인터넷과 홈네트워크 분야에서 밀고 당기는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10년 후에 삼성은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삼성그룹은 이에 대한 해답으로 유비쿼터스를 꼽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유비쿼터스의 핵심인 휴대전화 홈네트워크 등의 분야에서 시장선점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은 “휴대전화는 미래 생활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휴대전화가 컴퓨터 기능을 갖춘 지능형 멀티단말기로 진화해 미래 정보통신 사회의 핵심인 ‘허브’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하나면 신용카드, 카메라, 캠코더, 신분증의 기능을 모두 하는 ‘올인원’(All in One) 단말기를 제일 먼저 내놓겠다고 큰소리 친다.지능형 복합단말기인 MITs M400은 유비쿼터스 시대를 유추해 볼 수 있는 최첨단 단말기다. 지상파 TV채널을 무료로 수신할 수 있는 TV 수신기능과 GPS는 물론 MS의 포켓PC OS를 탑재해 엑셀, 워드 등 문서작업도 가능하다. 이처럼 단말기의 진화를 남보다 앞서 이끌겠다는 것이 삼성의 전략이다.삼성전자의 홈네트워크 사업인 ‘홈비타’도 유비쿼터스 시대를 노린 주력모델이다. ‘홈비타’는 미래형 디지털 주거환경이다. 휴대전화와 PDA 같은 모바일 장비로도 무선인터넷 등을 통해서 가정 내 정보가전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올해 입주했거나 입주예정인 경기도 화성 태안지역을 비롯해 의정부 호원동, 대전 교촌동 등에 ‘홈비타’를 구축했다.LG전자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핵심수단인 휴대전화 단말기 분야에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300만화소 이상의 최첨단 카메라폰은 물론 향후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가 시작되면 DMB폰과 CDMA(미국식)와 GSM(유럽식) 방식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월드폰, 나아가 제3세대 휴대전화인 3G폰 등도 이미 개발을 완료한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차세대 이동통신을 위해 단순통화 기능의 휴대전화에서 벗어나 캠코더, 모바일뱅킹, 게임기, MP3플레이어, TV 등 각종 오디오비디오(AV) 기기뿐만 아니라 PDA, PC 등 정보기기까지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홈네트워크 분야는 전략사업이다. 백색가전 시장의 우위를 홈네트워크까지 이어간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에만 3,500여가구의 신축 아파트 단지 홈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하는 등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개별제품도 이미 2000년부터 국내 최초로 인터넷디오스(냉장고)를 시작으로 인터넷 세탁기, 인터넷 가스오븐레인지, 인터넷 전자레인지 등을 출시하는 등 국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SI업계도 유비쿼터스 환경에서의 수익모델 창출에 여념이 없다.삼성SDS는 미래 핵심 수종사업의 하나로 유비쿼터스 사업을 선정하고 삼성정보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21세기 신도시 IT 서비스팀’을 만들어 원스톱 행정, 물류혁신, 지능형 교통, 지능형 건물, 홈네트워크 서비스가 통합된 유비쿼터스 도시 건설을 위한 정보서비스 모델 발굴에 나섰다.이 서비스는 21세기형 도시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도시 곳곳에 설치돼 있는 유비쿼터스 인프라스트럭처를 기반으로 통합된 도시관리시스템에서 실시간 도시를 관리할 수 있다. 2005년부터 ‘유시티’(U-City) 사업도 본격 진행할 예정이다. ‘유시티’와 관련된 기술 중 하나인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ㆍ전파식별) 부문에 대해서도 기술연구소의 전담인력 10여명을 중심으로 ‘RFID를 활용한 시스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과 관련된 연구에 주력 중이다.LG CNS는 2003년 ‘Future Friendly U-Business Partner’(고객과 함께, 인재와 함께, 기술과 함께 미래의 IT세상을 리드하는 비즈니스 동반자) 비전을 선포하는 등 유비쿼터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2~3년 내에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영역’의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U-City’, ‘U-Healthcare’ 등의 사업모델을 발굴해 차세대 IT 서비스 시장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텔 등과의 제휴를 통해 유비쿼터스 기술을 병원 의료정보시스템에 적용한 의료진 및 환자의 편의를 극대화시킨 ‘U-Healthcare’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현대정보기술은 최근 유비쿼터스팀을 신설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존 신기술팀과 생체인증서비스 인력을 확대, 개편해 분야별 석박사급 전문인력 20여명을 중심으로 구성한 유비쿼터스팀이 기획, 컨설팅, 개발, 운영 등의 비즈니스를 총괄하게 된다. 우선 RFID(전파식별), 생체인증(Bioplex), 텔레매틱스 등을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해당 분야 기술 확보 및 솔루션 개발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다.이를 위해 정보보호 및 생체인증 보안 등 생체기반 인증 특화 기술과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는 개인 프라이버시를 적극 보호하면서 동시에 고객정보의 완벽한 보안을 제공하는 고객인증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텔레매틱스 사업은 자동차와 통신과의 결합을 넘어서 유비쿼터스를 완성하는 분야다. 이동통신 분야의 위치기반서비스(LBS)와의 결합으로 다양한 콘텐츠 제공의 장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현대자동차는 다양한 전략적 제휴와 협력관계를 통해 텔레매틱스 사업 성공에 힘을 쏟고 있다. 단순히 수익모델 하나를 첨가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를 따돌릴 수 있는 새로운 경쟁력의 수단으로 여기는 분위기다.지난해 11월 그랜저 등 중형 3개 차종에 텔레매틱스인 ‘모젠’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 5월 에쿠스 대형차량에도 ‘모젠’을 장착했다. ‘모젠’은 △안전서비스(SOS콜, 긴급출동, 도난차량 추적, 에어백 전개 자동통보)를 비롯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다이내믹 내비게이션 △무선인터넷 생활정보 서비스(교통정보, 여행, 맛집, 증권, 날씨) 등 의 서비스를 제공한다.원터치 버튼만으로 24시간 운영되는 모젠 상담원과 직접 연결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긴급견인, 비상급유, 배터리충전 등 주요 긴급출동 서비스를 모젠 가입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