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474호 (2005년 01월 03일)

삼성전자 ‘우리가 최고’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1

‘삼성전자를 앞지를 기업이 나올 수 있을까.’ 우리나라 국민은 광복 이후 지난 60년간 한국경제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삼성전자는 설문조사에 참가한 500명 중 72.6%의 응답률을 보이며 2위 기업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현대건설(38.5%), 현대자동차(36.9%) 등 현대가 출신 기업이 나란히 2, 3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LG전자, 포스코, 현대중공업, SK, SK텔레콤, 대우자동차, 대우건설 등이 뒤따랐다.

삼성전자의 1위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한국경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위상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수출만 봐도 2003년 34조2,000억원을 기록, GDP 232조원의 14.8%를 차지했다. 2004년에는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더군다나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세계 톱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브랜드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가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25억달러다. 이는 세계 25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번 조사에서 삼성전자를 추천한 사람들은 남녀노소, 직업, 학력 등을 불문했다. 다만 젊고 소득이 높은 사람들의 추천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20대의 83%, 소득별로는 연간소득이 4,000만~5,000만원인 응답자의 96.1%가 삼성전자에 몰표를 던진 것이다.

현대건설이 2위를 차지한 것은 다소 예상외였다. 외환위기 이후 그룹 유동성위기의 직격탄을 맞은데다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쟁탈전의 외풍까지 겹치면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해 부도 직전까지 내몰린 아픔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50대(45.2%)와 자영업자(48.2%)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2위에 당당히 올랐다.

현대건설은 65년 태국의 고속도로 건설공사를 시작으로 해외진출에 성공했고, 70년대에 접어들면서 중동의 건설 붐을 등에 업고 외화벌이에 큰 역할을 한 점이 국민들의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최근 경영성적이 좋아지면서 부활의 날개짓을 힘차게 하고 있다. 2001년 무려 8,096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2002년 192억원, 2003년 78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서는 3분기까지 1,14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옛 명성을 거의 회복하고 있다.

최근 세계시장을 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3위 입성은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50대(25.1%)의 낮은 추천비율을 40대(43.1%)가 막아내며 LG전자를 가볍게 따돌렸다.

현대자동차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맏형으로 1976년 ‘포니’를 첫 수출하며 세계시장에 진출한 이후 28년 만인 2004년 7월 1,000만대 수출기록을 세웠다. 이는 수출물량 기준으로 전세계 메이커 중 도요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수출액도 76년 310만달러에서 2004년 12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한국 제조업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4위의 LG전자는 전자산업의 씨앗을 뿌린 업체로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왕관마크가 새겨진 ‘골드스타’ 라디오와 TV를 기억하는 국민들이 적잖을 것이다. 연령별 추천율이 20대 24.8%, 30대 25.5%, 40대 30.9%, 50대 38.8%로 점점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도 에어컨, 냉장고, LCD, 휴대전화 등의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호평을 얻으며 삼성, 현대자동차와 함께 글로벌시장에서도 통하는 브랜드로 굳건히 자리잡았다.

5위로 선정된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된 기업으로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가격경쟁력인 높은 철강회사로 알려져 있다. 냉열제품의 제조원가는 94년 기준으로 주요경쟁국인 일본과 대만에 비해 월등히 낮다. 2004년 8월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파이넥스(FINEX)설비를 착공함으로써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6위에 오른 현대중공업은 삼성중공업, 대우중공업과 함께 세계 조선업계를 이끌고 있는 선두주자로 세계 최대의 선박건조능력을 자랑한다. 74년 1억불, 83년 10억불, 92년 20억불, 99년 30억불, 2002년 40억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현재 조선, 해양, 엔진기계, 전기전자시스템, 플랜트, 건설장비 등 6개의 사업부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조선사업본부는 연간 50~60척의 선박을 건조(평균 6일에 1척)해 전세계 선박의 약 15%를 공급한다.

7~8위는 SK그룹의 양대 주력사인 SK(주)와 SK텔레콤이 차지했다. SK(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정유회사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과 주유소를 갖고 있다는 점이, SK텔레콤은 우리나라 이동통신산업을 이끌어온 주역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많은 추천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이 강세를 보였다. 당분간 추월이 힘들어 보일 정도이다.

1위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건설(12위), 삼성자동차(16위ㆍ현 르노삼성), 삼성SDI(20위), 삼성물산(21위), 삼성중공업(25위), 삼성생명(30위), 제일모직(30위) 등 8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의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히는 삼성자동차가 30위권에 오른 것은 다소 의외였다. 삼성 지분을 인수한 르노삼성이 아직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관효과를 얻은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에 이어 지금은 실체가 사라진 대우그룹이 대우자동차(9위ㆍ현 GM대우), 대우중공업(10위), 대우건설(11위), 대우조선해양(15위), 대우전자(22위) 등 무려 5개 기업을 30위권에 진입시키며 삼성의 뒤를 바짝 쫓은 것도 화제거리다.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을 겪었던 옛 대우 계열사의 경영이 속속 정상화되면서 옛 명성이 부활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실제로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자동차판매, 대우조선해양, 대우종합기계, 대우증권 등 6개 상장회사의 2004년 3분기까지 경영실적이 15조1,366억원의 매출과 7,8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현대는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6위), 현대전자(18위), 현대산업개발(30위) 등 5개 기업이 30대 기업에 진입했으나 지금은 모두 남남으로 지낸다.

LG그룹은 LG전자를 비롯해 LG텔레콤(13위), LG화학(19위) 등 3개 기업만이 30위권에 포함됐고 SK그룹은 SK(주)(7위)와 SK텔레콤(8위) 등 2개사만이 순위에 진입해 체면치레를 했다.

건설회사가 다수 포함된 것은 70~80년대 중동특수를 떠올리게 한다. 2위인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11위), 삼성건설(12위ㆍ현 삼성물산 건설부문), 동아건설(17위), 대림건설(27), 현대산업개발(30위), SK건설(30위) 등 7개 건설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업체는 해외시장에 과감하게 진출한 외화벌이의 역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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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