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합중국 건국 초기에 지도자들이 막대한 보물을 비밀리에 숨긴 것으로 전해진다. 게이트가문은 풍문 속 보물의 행방을 3대째 찾고 있다. 마침내 게이트가의 후손 벤자민(니컬러스 케이지)이 단서를 발견하고 실체에 바짝 접근한다. 존 터틀타웁 감독의 액션물 <내셔널 트레져>는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짜깁기해 사실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고고학자 부자(父子)의 보물찾기 모험을 판타지 형식으로 담은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와는 접근방식이 다르다.기둥줄거리가 시사하듯 보물찾기 과정은 미국 정체성 찾기와 상통한다. 벤자민의 모험은 미국의 역사와 전통을 되짚어보면서 건국정신을 찬미한다. 석학 새뮤얼 헌팅턴 교수는 미국의 특징으로 저항적 개신교 정신을 지닌 영국계 백인 개척자들과 이후 합류한 이민자들이 건설한 국가라고 정의했다. 이런 관점을 대변하듯 보물찾기에 나선 인물들은 하나같이 백인들이다. 그 중심에 있는 벤자민은 스스로 ‘고결한 반역정신’의 추종자임을 여러차례 강조한다. 아무도 믿지 않는 (보물에 대한) 사실의 진위를 규명해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의지다. 그것은 영국인의 후손인 미국의 건국 지도자들이 영국에 저항해 스스로 독립을 쟁취한 정신이기도 하다.보물의 행방에 관한 중요한 단서가 미국 독립선언문에서 발견되고 벤자민 일당이 이 문서를 절취하는 장면도 같은 맥락에 있다. 또한 벤자민 일당의 구성에는 개척자와 이민자가 합류했던 미국역사가 압축돼 있다. 미지의 보물을 찾아나선 벤자민과 친구가 개척자라면 나중에 합류한 고문서학자 아비게일(다이앤 크루거)은 이민자이다.독립선언문 관리책임자인 아비게일이 문서를 도둑질한 벤자민 패거리에 가담하는 행위의 이면에는 스스로 옳다고 믿는 바를 실천하는, 즉 개인의 양심과 책임을 강조하는 도덕주의가 깔려 있다. 독립선언문 절도가 악당으로부터 문서를 지키기 위한 선택일 때 그 행위는 선(善)이다. 반면 탐욕 때문에 보물을 찾으려는 이안(숀 빈) 일당은 악이다. 이런 식으로 윤리적 잣대에 따라 선악을 분리하고 악을 응징하는 것은 미국 개신교 정신의 주요 특징으로 일컬어진다. 벤자민과 이안의 대결도 예정된 수순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교회의 지하에 보물이 감춰져 있는 것은 미국이 개신교의 정신 위에 물질적 풍요를 이룩한 나라라는 함의다. 이집트 유물과 고대 및 중세의 성물로 구성된 보물은 미국 부의 원천을 서구문명 총체로 확대시킴을 암시한다.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 워싱턴DC의 링컨기념관, 뉴욕의 트리니티교회 등으로 단서를 찾아헤매는 과정은 미국인들의 개척정신과 이로써 생겨난 또 다른 특징인 이동성을 대변한다. 미국인들은 전체 인구의 16~17%가 매년 한 차례씩 이사하는 세계에서 자주 이주하는 국민들이다.그러나 이 영화는 ‘절반의 미국사’이자 ‘찬양일변도의 사관’을 드러낸다. 건국 과정에서 미국인이 자행했던 흑인 노예차별, 인디언 학살, 아시아인 배척, 가톨릭 박해의 역사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2004년 12월31일 개봉, 12세 이상.개봉영화▶하울의 움직이는 성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소피가 마법에 걸려 할머니로 변한 뒤 기상천외한 모험을 시작한다. 일본에서는 개봉 16일 만에 500만명을 돌파하는 흥행기록을 세웠다. 주연 바쇼 치에코, 기무라 다쿠야, 미와 아키히로▶역도산설경구가 주연하고 송해성 감독이 연출한 액션드라마. 한국인으로 태어나 일본의 영웅이 됐던 실존 프로레슬러 역도산의 영광과 몰락을 담았다. 설경구가 무려 28kg이나 몸무게를 불려 역도산으로 변신해 보여주는 레슬링 액션이 볼거리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일본어로 진행된다.▶블레이드3사람과 흡혈귀 사이에서 태어난 블레이드에 관한 액션호러 시리즈 3탄. 지구를 뱀파이어의 혈통으로 뒤덮으려는 음모와 이를 저지하려는 블레이드의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호러와 결합된 논스톱 액션이 특징. 감독 데이비드 S 소여, 주연 웨슬리 스나입스▶인크레더블한때 슈퍼영웅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은퇴한 후 배불뚝이가 된 주인공에게 비밀작전 지령이 떨어진다. 가족주의와 부권회복을 내세운 3D 애니메이션. 감독 브래드 버드, 목소리출연 홀리 헌터, 사무엘 L 잭슨, 제이슨 리▶여고생 시집가기감독 오덕환, 주연 임은경, 은지원. 현대판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에 관한 로맨틱 코미디. 여고생 평강이 점술사의 말에 따라 온달사냥에 나서야 할 운명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