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잘 될 수밖에 없습니다. 10년 만에 한번 찾아오는 기회가 바로 지금부터 시작되니까요.”조영선 싸이버뱅크 사장(44)에게 2005년은 ‘결전의 시간’이나 다름없다. 지난 99년 PDA 및 이동통신분야 연구개발 전문 벤처기업으로 출발, 내로라하는 세계 ‘골리앗’ 기업들과 격전을 벌이고 있는 싸이버뱅크는 지난해 5월 월매출 100억원 돌파라는 기록을 수립한 데 이어 올해는 수출과 신사업 개척으로 창사 이래 최고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2005년에는 어떻게든 승부를 보고야 말겠다”는 게 ‘다윗’ 조사장의 다짐이다.정보단말기ㆍ이동통신분야에서 싸이버뱅크는 거의 유일한 토종 벤처다. 2000년 이후 PDA시장이 순식간에 흥망성쇠를 거듭하면서 셀빅, 세스컴 등 토종 PDA 전문업체들이 하나둘씩 뒤처졌지만 싸이버뱅크는 고군분투하며 매년 2~3개의 신제품을 선보여 왔다.2004년 25만대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PDA시장에서 HP와 삼성, LG를 따돌리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은 어려운 와중에도 끊이지 않고 연구개발에 매달린 덕분이다.컨버전스 휴대단말기시장에서 기술에 관한 한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싸이버뱅크이지만 한때 회사 존폐를 걱정할 만큼 어려운 시기도 거쳤다.전환기는 지난해 봄에야 찾아왔다. 2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내놓은 네스팟스윙 PDA폰 ‘포즈 X301’이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를 끈 것이다. 무선랜카드를 내장한 복합성능에 PDA답지 않은 작고 미려한 디자인이 마니아를 넘어 일반소비자층에까지 폭넓게 어필했다. 비록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와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여파로 수요가 급감하는 바람에 ‘창업 5년만의 첫 흑자’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벤처 특유의 자신감과 패기를 회복한 것만은 큰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다.“지난 5년동안 연구개발비로만 1,000억원을 쏟아부었습니다. 덕분에 PDA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1월6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쇼 CES 2005에서는 빌 게이츠가 새 모델 ‘포즈 X501’을 직접 소개할 예정입니다. 그만큼 싸이버뱅크의 제품이 국제 경쟁력을 가졌다는 의미지요. 그동안 사회가 투자를 아끼지 않은 만큼 ‘최고의 회사’로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어요.”최고 기술을 보유한 만큼 최고 매출을 올리겠다는 조사장의 새해 의지를 더욱 다져주는 것은 PDA폰 수출확대와 위성방송 수신이 가능한 DMB폰 사업이다.수출의 경우 지난해 250만달러에 그쳤던 데서 10배 이상 끌어올려 전체 매출의 30% 수준까지 맞춘다는 계획이다. 이미 중국, 브라질, 호주 등지로 수출선을 뚫어 현지 인증과 선적을 앞두고 있다.무엇보다 4월 출시 예정인 DMB폰에 거는 기대가 대단하다. 연방 “10년에 한번 오는 기회”라고 표현할 만큼 매출신장에 확신을 갖고 있다. 12개 비디오채널과 24개 오디오채널을 즐길 수 있는 DMB폰이 새로운 모바일 엔터테인먼트를 갈망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대단한 인기몰이를 할 것이라 믿는 까닭이다. 어느 경쟁사와 경합해도 뒤지지 않을 품질 자신감은 기본이다.“해마다 PDA 크기를 0.5인치 줄여 신제품을 발표해 왔습니다. 새해 선보일 PDA폰 ‘포즈 X501’은 기존 휴대전화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작은 크기입니다. 이처럼 고성능 처리능력을 기반으로 만든 DMB폰과 휴대전화 전문업체가 만든 DMB폰은 품질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요. 곧 기술면에서 대기업 제품을 압도하는 DMB폰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62년생 소띠인 조사장은 “올해 소띠 신수가 아주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직원들이 너무 바빠서 철야를 밥 먹듯 해도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또 “올 연말쯤에는 PDA폰 수출 대박에 DMB단말기 히트로 대단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을 것”이라며 “어려웠던 시절을 웃으며 회상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약력: 1962년생. 80년 익산 남성고 졸업. 85년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졸업. 95년 서울대 대학원 항공우주공학과 석사. 85년 대우정밀 근무. 90년 상공부 생산기술연구원 연구원 및 서해시스템(주) 기술이사. 95년 다한전자 설립. 96년 금호KD통신 대표이사. 99년 8월 싸이버뱅크 대표이사 사장김영민 티컴앤디티비로 사장제2창업선언… 시장다각화 ‘의욕’2004년 증권시장에서 티컴앤디티비로는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장외기업인 이 회사가 연초에 코스닥 등록기업인 아이디씨텍을 인수한 데 이어 연말에는 거래소 상장기업인 세양산업을 인수했으니 눈길을 끌지 않을 수 없었던 것. 일각에서는 합병에 의한 시너지 효과보다 다른 데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어린 예측을 하기도 했지만 두 번의 M&A는 모두 기업의 발전을 위한 최선책이었다는 것이 이 회사 김영민 사장(38)의 설명이다.“인수작업을 원만히 진행하는 것보다 ‘색안경’을 낀 시장의 시각을 참아내는 게 고역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성실한 기업,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모토로 걸고 있는데 알아주지 않으니 억울했지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티컴앤디티비로는 시장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기업으로 남을 겁니다.”김사장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해 초 인수한 아이디씨텍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2003년 매출 60억원에 48억원의 적자를 낸 기업이 2004년에는 예상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160억원, 10억원을 바라보는 알짜배기 회사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만큼 시너지 효과가 엄청났다는 의미다.지난해 8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위성방송사업자인 셀레비전에 1억달러의 수출을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위성방송에 필요한 셋톱박스와 시스템을 티컴과 아이디씨텍이 공동으로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티컴은 해외마케팅 경험이 풍부하고 아이디씨텍은 우수한 시스템통합(SI)기술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두 회사의 장점을 결합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요.”세양산업 인수는 아이디씨텍의 경우와 다른 목적으로 결정됐다. 기술이나 영업적인 시너지가 아니라 재무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다. 상장기업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물론 티컴앤디티비로 단독으로 코스닥 등록은 할 수 있었지만 코스닥보다는 거래소 상장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이를 위해 우회등록이라는 길을 택했지요. 시간적으로나 비용면에서 더 효과적이니까요.”사실 주식시장의 우려는 티컴앤디티비로의 진짜 실력을 몰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알고 보면 티컴앤디티비로만큼 알찬 기업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주력제품인 IP셋톱박스(인터넷 TV용 셋톱박스) 기술력은 세계 최고수준이고 시장점유율은 세계 2위이며 성장잠재력 또한 엄청나다. 특히 주력시장인 일본에서 시장점유율은 무려 80%에 이른다. 또 2003년 280억원이던 매출이 2004년 400억원으로 불어났고 올해는 매출 800억원을 기대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푼의 차입금 없이 세양산업을 인수했을 정도로 재무상태도 건전하다.창업 이후 가장 분주한 한해를 보냈다는 김사장은 올해는 더욱 바빠질 것이라고 말한다.우선 섬유업체인 세양산업을 정보통신업체로 탈바꿈시키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3월께 두 회사의 통합CI를 발표할 예정이다. 티컴앤디티비로도 세양산업도 아닌 제3의 회사로 ‘제2의 창업’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세양산업의 섬유사업은 단계적으로 축소할 방침이고 구조조정의 범위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김사장은 말한다.시장다각화도 목전의 과제다. 일본시장 위주에서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동남아 등으로 넓혀나갈 방침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방송ㆍ통신 융합의 바람과 함께 인터넷방송의 도입시기가 빨라지고 있어 기대가 크다.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발맞추기 위해 기술개발에 사력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HD급 IP셋톱박스를 개발, 상용화할 정도로 기술력에 자신이 있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설명이다.“두고 보십시오. 티컴앤디티비로은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할 것입니다. 티컴앤디티비로를 누구나 알아주는, 유명한 회사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올해의 소망도 꼭 이룰 각오입니다.”약력: 1967년생. 90년 전남대 전기공학과 졸업. 92년 전남대 전기공학과 석사. 99년 전남대 전기공학과 박사 수료. 93년 대우전자 종합연구소 선임연구원. 97년 도울정보기술 이사. 98년 제론전자 이사. 99년 티컴넷 대표이사 사장. 2002년 티컴앤디티비로 대표이사 사장(현). 2004년 아이디씨텍 대표이사 사장(현)이성민 엠텍비젼 사장세계 카메라폰 IC시장 석권 ‘레디 고’엠텍비젼은 지난해 가장 각광받은 벤처기업 가운데서도 첫손가락에 꼽히는 회사다. 연초 코스닥 등록 후 첫 거래에서 공모가 2만5,000원의 2배인 5만원으로 시초가가 정해졌을 정도로 투자자들의 뜨거운 구애를 받았다. 놀랄 만한 성장률, 뛰어난 기술력과 시장점유율, 성장잠재력 등 모든 면에서 시장이 군침을 흘릴 만했던 것이다.2002년 73억원이던 매출액이 2003년 564억원으로 증가했고 2004년에는 매출 1,800억원에 순이익 32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압도적이다. 주력 제품인 카메라 컨트롤 프로세서(CCP) 분야에서 국내시장 64%로 1위, 세계시장 21%로 2위를 달리고 있다.이 회사의 이성민 사장(43)은 “팹리스 회사(공장이 없는 반도체회사) 가운데 국내 최초로 매출 1억5,000만달러를 돌파한 것이 지난해 최대 성과”였다며 “우리나라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엠텍비젼이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인 휴대전화 트렌드가 카메라폰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CCP의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비 없는 자에게 기회가 주어질 리는 만무한 일. 엠텍비젼의 영광 뒤에는 10여년간 이미지센서와 카메라IC 등 ‘디지털의 눈’에만 매달려온 이사장의 집념이 있었다.“LG반도체 시절 10여년간 연구개발한 카메라용 집적회로(IC)를 회사에서도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사내 벤처라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했지요. 혼자라도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직원 한 명 없이 친구의 사무실을 빌려 창업을 했습니다.”호기롭게 엠텍비젼이라는 간판을 내걸기는 했지만 연구만 해오던 엔지니어에게 경영은 버겁기만 했다. 무엇보다 자금이 부족했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연구비와 사업비용을 댄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였고 더군다나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사장의 뜻에 동조하는 지인들이 하나둘 모여들며 연구는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대박이 터졌다. 2001년 국내 최초의 내·외장형 CCP를 자체 개발한 것이다.지난해는 엠텍비젼이 업계의 선두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해였다고 이사장은 말한다. 주력제품인 CCP는 물론 화상통화 기능을 갖춘 하드웨어 기반의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CAP), 디지털카메라 수준의 화면을 제공할 수 있는 카메라 신호처리장치(CSP) 등 새로운 구조의 제품군을 연이어 내놓으며 카메라폰IC의 세계적인 표준을 이끌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엠텍비젼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엠텍비젼의 최대 경쟁력은 기술력입니다. 특히 신제품 개발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카메라폰IC의 경우 엠텍비젼의 제품은 이미 표준으로 굳어지고 있어 어떤 형태의 경쟁에서도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올해 엠텍비젼의 매출목표는 3,000억원으로 지난해 2배 수준이다. 휴대전화시장이 전체적으로 소폭 성장할 전망인 데 비해 카메라폰시장은 지난해 1억5,000만대에서 3억대로 2배 이상 불어날 것으로 보여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이사장은 전망한다.이사장은 올해 엠텍비젼의 과제 가운데 하나로 제품 다원화를 꼽는다. 지난해까지는 카메라폰 프로세서시장이 CCP 중심이었지만 올해부터는 CSP, CAP 등으로 다양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준비는 완료된 상태다. 관련제품군을 지난해 끝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상태다.세계시장 장악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올해의 목표다. 지난해 본격적인 시동을 건 해외시장 진출을 올해 탄탄한 반석 위에 올려놓고 내년에는 카메라폰IC분야 시장점유율을 35%로 끌어올려 세계 최대의 업체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영국과 중국에도 현지사무소를 설치한 상태다. 특히 세계 최대의 카메라폰 생산공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시장 개척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지난해에는 엠텍비젼을 일시적으로 흥하는 회사가 아니라 영속적인 기업으로 이어지기 위한 시스템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올해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hjb@kbizweek.com약력: 1962년생. 86년 서강대 전자공학과 졸업. 88년 서강대 반도체공학과 석사. 88년 금성사 제품개발 연구원. 91년 LG반도체 CCD 이미지센서 설계담당 선임연구원. 94년 LG반도체 카메라IC 설계담당 선임연구원. 96년 LG반도체 카메라IC 설계담당 팀장. 99년 엠텍비젼 대표이사 사장(현). 2004년 한국벤처기업협회 부회장(현)최선호 토마토LSI 사장‘디스플레이=토마토’가 최종 목표“매킨토시 하면 애플사의 사과를 떠올리듯 디스플레이 하면 토마토LSI의 토마토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도록 하겠습니다.”최선호 토마토LSI 사장(44)의 목표는 이렇게 선명하다. 휴대전화,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 MP3 등 LCD 디스플레이를 구동시키는 비메모리 반도체칩을 의미하는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의미다.토마토LSI의 성장속도를 보면 최사장의 장담이 머지않아 현실화될 것이라는 데 의심을 품을 사람은 없다. 2002년 매출 156억원에서 2003년 454억원으로 3배 가량 불어나는 등 2003년까지 3년간 연평균 294%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토마토LSI의 강점은 마케팅 분석력과 이에 따른 신속한 제품화입니다. 창업 이후 DDI 한우물을 파오면서 축적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는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토마토LSI가 앞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지난해의 경영실적은 기대를 훨씬 밑돌았다. 전년에 비해 15% 성장한 510억원 매출에 그친 것. 하지만 이는 토마토LSI의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기보다 ‘공장 없는 반도체회사(팹리스)’의 구조적인 문제 탓이었다. 생산을 맡길 공장(팹ㆍFAB)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주문량의 40%만이 매출로 이어진 것이다.“매출이 준 것도 문제지만 적기에 물량을 공급하지 못해 고객만족을 이루지 못한 점이 더욱 아쉽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지난해 목표로 하고 있던 기업공개(IPO)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했지요. 현재는 팹을 다원화해 안정적인 물량공급이 가능진 상태입니다.”어렵사리 팹을 다원화하기는 했지만 비메모리 반도체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 중소업체 전용의 팹을 마련해야 한다고 최사장은 주문했다. 대만처럼 정부가 정책적으로 팹을 확보해 주면 업계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해 토마토LSI는 도약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했다. 무엇보다 주력제품을 STN-LCD용 구동칩에서 TFT-LCD용 구동칩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위해 전체 매출의 15%에 해당하는 6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무모하리만치 과감한 집행이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업계의 흐름이 STN에서 TFT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했다. 지난해 말 디지털스틸카메라(DSC)용 TFT-LCD 구동칩을 개발했고 2003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TFT-LCD 싱글칩의 고사양 제품도 개발을 완료하는 등 R&D 투자의 과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지난해 말부터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TFT-LCD 제품이며 올해는 80%까지 비율을 높일 계획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매출 1억2,000만달러를 달성하겠습니다.”최사장은 올해 제품의 다양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기존의 주력제품인 DDI뿐만 아니라 카메라폰 컨트롤 프로세서(CCP), 고감도 이미지센서(CMOS 센서) 등 다양한 모바일 단말기용 제품도 개발, 양산해 매출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토마토LSI는 벤처기업으로는 드물게 초창기부터 해외시장을 의욕적으로 개척한 것으로 유명하다. 전체 매출의 절반이 수출을 통해 발생할 정도다. 이는 최사장이 삼성전자 시절 대만에서 6년간 주재원 생활을 한 국제통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토마토LSI는 대만, 중국, 일본에 4곳의 지사를 두고 있는데 올해는 미국, 유럽지역에도 지사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토마토LSI는 단순히 칩을 판매하는 데 그치는 회사로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 유수의 휴대전화업체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해 미래 제품의 개발과 연구에도 참여해 휴대전화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hjb@kbizweek.com약력: 1961년생. 87년 광운대 응용전자학과 졸업. 86년 삼성전자 입사. 99년 토마토LSI 대표이사 사장(현). 2001년 ASIC 설계사협회 부회장. 2004년 한국벤처기업협회 부회장(현). △수상: 2003년 무역의 날 대통령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