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488호 (2005년 04월 11일)

은행ㆍITㆍ자동차주 ‘눈에 띄네’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1

3월 말 증시는 희미하나마 희망의 불빛이 비쳤다. 20일 넘게 지속되던 외국인 매도가 단절됐다. 종합주가지수의 바닥을 확인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시장에 끼어 있는 짙은 안개는 여전하지만 그나마 큰 위안이 됐다.

사실 지금 증시에는 의문부호가 널려 있다. 경기는 회복되는 것인지, 초저금리는 정말 끝나는 것인지 헷갈리는 것투성이다. 해외증시도 심상치 않다. 미국, 영국, 일본, 대만 할 것 없이 모조리 하락세다. 투자자들이 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 요소는 그 기업이 돈을 얼마나 잘 벌고 있느냐다. 기업의 실적이야말로 절대적인 투자지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시장에서 관망세가 두드러졌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첫 분기가 마감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윤곽을 드러내길 기다리는 것이다.

3월 말로 끝난 올 1분기 실적의 추정결과를 보면 투자자가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해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업이익은 감소에서 증가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 지금 주식을 사야 할 때라는 말이다.

대우증권이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의 올 1분기 실적을 추정한 결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보다 29.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수준이지만 3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또다시 19.7%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바닥 시점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지표인 영업이익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17.3%로 급락한 데 이어 올 1분기 -18.5%로 바닥을 찍고 2분기에 -10.5%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3분기와 4분기에는 영업이익 증가율이 각각 6.9%와 49.4%로 뚜렷한 상승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경기가 지금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말이다.

삼성증권은 1분기 스타로 운송, 제지, 전력ㆍ가스(유틸리티) 통신업종을 꼽았다. 반면 잘나가던 조선, 기계, 건설 등은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운송업종의 경우 운임상승세가 지속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7%,직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 521% 늘어난 1,96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제지업종은 지난해 4분기보다 248% 늘어난 350억원, 전력ㆍ가스(유틸리티)는 192% 증가한 1조1,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조선ㆍ기계는 지난해 4분기보다 81% 감소한 150억원, 건설은 59% 줄어든 3,65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IT업종은 영업이익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희망의 싹이 보인다. 직전분기인 4분기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7%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이 바닥권을 점진적으로 탈피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지난해와 올 초 시장을 주도했던 철강과 석유화학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3%와 6%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1%, 2% 감소해 이익증가세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주가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 매도의 배경은 한국기업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아니다. 올 초 한국주식을 사들였던 헤지펀드가 환율하락과 주가상승을 이용해 차익을 실현한 것과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비한 투자심리의 위축 등이 그 배경이다. 3월에 약 2조원 안팎의 외국인 순매도 물량이 쏟아졌다는 것은 팔만큼 팔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기업이익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고, 외국인 매도물량이 줄어든다면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이원선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올 1분기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라며 “2분기에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IT업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시장의 상승세가 돋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가 하락한 지금이 주식을 사야 할 타이밍이란 말이다.

증권사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맞춰 4월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핵심은 은행주와 IT(정보기술), 자동차의 비중을 늘리고 통신, 소재주 비중은 줄이는 것이다. 1분기 실적발표를 전후해 업종별ㆍ종목별로 차별화된 주가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월 후반으로 갈수록 증시의 초점은 기업들의 실적으로 모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IT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IT경기가 아직은 바닥권이지만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서서히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이 대표적이다. 김지환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특히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를 전후해 주가가 의미 있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LG필립스LCD도 2분기부터 실적회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비중 확대 종목으로 추가했다. 김병수 대우증권 팀장도 “시장이 추세적으로 빠질 상황이 아니라면 최근 낙폭이 컸던 IT 등 경기민감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4월에는 IT 선취매를 고려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권유했다. 물론 신중론도 있다. 전우종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는 1분기 실적을 통해 개선 속도를 확인한 후 투자시기를 저울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홍기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IT주들의 경우 1분기 실적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업종도 비중 확대 의견이 많은 편이다. 현대차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가 4월 초께 마무리될 예정인데다 1분기 실적전망도 밝다는 게 그 이유다. 은행주도 4월의 유망업종에 포함됐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분기 실적으로만 놓고 보면 은행주가 가장 매력적이다”며 “잇단 수수료 인상과 카드충당금 해소 등으로 1분기 실적이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주는 당분간 이익개선 모멘텀이 없다는 점 때문에 대다수 증권사가 비중축소 의견을 내놓았다. 삼성증권은 이익성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자체 포트폴리오에서 투자비중을 크게 줄였고, 한화증권도 통신서비스업종의 실적개선 전망이 중장기적으로도 불투명하다며 ‘중립’으로 낮췄다.

연초 상승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석유화학, 철강 등 소재 관련주도 4월에는 주가 움직임이 다소 정체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김지환 팀장은 “두 업종 모두 업황이 고점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종목별로 이익개선 정도에 따라 차별화될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종목별로는 올 1분기에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 주목을 받고 있다. 더딘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진 것이 주가 조정의 배경이 되고 있는 만큼 예상을 웃도는 이익을 올린 업체들은 실적시즌이 본격화될 4월 중순부터 강한 탄력을 받을 것이란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상장업체들의 이익규모가 늘고 있기 때문에 올 1분기 실적은 시장의 우려보다는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종목을 선취매하는 것은 조정기의 좋은 투자전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깜짝실적’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호남석유화학, 에쓰오일, (주)SK 등 석유관련주 △대한항공,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운송주 △포항강판, 포스코 등 소재주를 꼽았다. 또 하나은행, 한국전력, 한국철강, 신무림제지, 두산중공업, 한국타이어, 포스코 등도 깜짝실적이 유망한 종목들로 평가됐다. 반면 네오위즈, 다음, 퓨처시스템, 이수페타시스, 한빛소프트 등 코스닥시장의 주요종목들은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SK증권도 “1분기 실적발표에 대한 관심을 높일 시기”라며 CJ, 동원, F&B, 종근당, 태평양제약, KP케미칼 등을 어닝 서프라이즈 예상종목으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유가, 미국금리 등 대외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실적호전주가 가장 유력한 투자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기봉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증시 안팎의 변수들이 진정돼 외국인들의 매도가 일단락지어지면 1분기 실적호전주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예상종목들은 지금도 상대적으로 강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실적발표가 본격화되는 4월 중순께는 차별화 양상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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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