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488호 (2005년 04월 11일)

실개천ㆍ풀밭… ‘전원주택 따로 있나요’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1

‘우리 아파트는 공원 안에 있다.’

주택건설업체들이 친환경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단지 조경, 브랜드명 등에서 ‘자연의 향기’가 물씬 배어나오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친환경 개념을 적용한 아파트는 시세도 주변에 비해 월등한 강세를 보여 웰빙 또는 로하스(LOHASㆍLife style of health & sustainability) 트렌드가 투자가치로까지 연결되는 추세다. 웰빙 아파트가 곧 비싼 아파트, 좋은 아파트로 통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친환경 아파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e편한세상 4차. 2003년 5월 입주한 이 아파트는 대림산업의 TV광고에 등장하면서 신도림동 명물에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누리는 아파트가 됐다.

실제로 이 아파트는 여느 아파트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다. 16~25층의 고층아파트에 853가구 규모인 것은 별다를 게 없지만 단지 내 조경이 특별하다.

준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 아파트지만 풍부한 녹지에 새들이 날아들어 둥지를 틀고 있다. 단지를 흐르는 실개천과 연못에선 버들치와 돌고기가 노닐고 물가엔 다양한 물풀들이 자란다. 별도로 설치된 데크에서 물고기와 물풀을 관찰할 수도 있어 자연학습장 역할까지 하고 있다. 또 높은 담벼락 대신 무릎보다 낮은 울타리를 치고 모든 주차공간을 지하에 배치해 공원의 느낌을 최대화했다. 각종 놀이시설, 운동시설, 황토 산책로, 잔디광장 등에선 주민들의 여가활동이 자유롭게 이뤄진다.

공원인지, 아파트 단지인지 헷갈릴 만큼 아파트에 대한 만족도도 상당히 높다. 인근 중산공인중개사사무소 이보영 사장은 “친환경 조경, 낮은 용적률, 편리한 교통환경 등 좋은 아파트의 조건을 두루 갖춰 주민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면서 “찾는 사람은 많은데 내놓으려는 이가 없어 늘 매물이 달린다”고 말했다. 구로구 내에서 비교할 대상이 없을 만큼 독보적 위상을 확보했다는 이야기다.

높은 만족도는 시세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34평형의 시세는 최고 5억2,000만원으로 평당 1,520만원선에 달한다. 최초 분양가 2억원에서 2배 이상 뛴 셈이다. 반면 이 단지보다 늦게 입주한 새 아파트인 대림e편한세상 5~7차 32평형은 이보다 1억원 이상 낮은 수준. 구로구 전체 평균가격과 따지면 무려 평당 590만원의 차이가 난다. 이보영 사장은 “탁월한 단지 조경이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고 덩달아 프리미엄 수준을 한껏 높여 놓았다”며 친환경 조경에 시세상승의 ‘공’을 돌렸다.

원래 이 아파트 부지는 한국타이어 공장이었다. 대림측은 오래되고 낡은데다 공해까지 연상되는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처음부터 환경친화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일본과 독일의 생태단지를 답사해 이 단지를 만든 게 현재 대림이 내세우는 ‘에코 프로젝트’의 기반이 됐다. 에코 프로젝트는 가장 건강하고 쾌적한 상태로 생활할 수 있는 건강한 아파트를 만든다는 의미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분양 당시 계약사항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공정이 진행 중인 대부분의 아파트에 에코 프로젝트를 적용시킨다는 방침이다.

강서구 화곡동의 화곡푸르지오 역시 입지의 한계를 뛰어넘는 ‘친환경 조경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2002년 10월 입주한 이 아파트는 인근 수명산 줄기와의 조화를 염두에 둔 단지 설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빛마당, 물그림자원, 푸른뫼원 등 독특한 이름의 8개 공간을 만들어 전통적 환경친화사상을 접목하고 산책로와 실개천, 벤치 등을 만들어 2,176가구의 대단지를 공원처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콘크리트 옹벽 대신 커다란 바위와 꽃나무로 산벽을 만들거나 12층 중층아파트로 용적률을 낮춘 것도 쾌적성을 더한다는 평이다.

이 아파트 시세도 주변에 비해 월등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서구 전체 아파트 평균시세가 평당 886만원선인 데 반해 화곡푸르지오는 평균 1,120만원선을 기록 중이다.

수도권에서는 용인시 구성읍 언남리의 동일하이빌이 돋보인다. ‘2004 상반기 웰빙 아파트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동일토건은 ‘웰빙’이라는 말이 생소한 시기인 2001~2002년에 1,836가구의 대단지를 분양하면서 웰빙 개념을 적극 도입했다.

지상에 주차장을 없애 쾌적성을 높인 한편 수도권에서 최초로 수영장, 사우나, 헬스, 스쿼시, 골프연습장을 모두 갖춘 입주민 전용 피트니스클럽을 단지 내에 만들었다. 어둡고 칙칙하기 쉬운 지하주차장 역시 경사를 이용한 데크식 설계와 곳곳에 설치된 채광창, 대나무 조경으로 밝고 쾌적하게 만들었다. 2km 조깅코스와 등산로, 다채롭고 풍성한 조경이 입주자 만족도를 높인 것은 물론이다. 이 아파트 역시 비슷한 시기에 입주한 주변 아파트보다 시세 면에서 적잖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GS건설(옛 LG건설)이 지은 용인 수지LG빌리지도 수준 높은 친환경 아파트로 손꼽힌다. 61~92평형 1,164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단지 입구에서부터 30년생 느티나무 가로수길이 터널을 형성해 탄성을 자아낸다. 이뿐만 아니라 단지 내 중앙공원에는 대적송 군락, 수직분수, 안개분수, 수상데크 등이 설치돼 있어 잘 만들어진 정원을 연상시킨다. 단지 내에 약수터에서 물을 길어 마실 정도로 자연친화적인 게 특징이다.

GS건설은 올해 사업에서도 친환경 개념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첫 사업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주상복합 ‘여의도자이’에 2,000여평의 조경공간을 설치해 주상복합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는 전략이다. 단지 내 조경뿐만 아니라 여의도 샛강, 윤중로, 여의도공원 등과 조화를 이루도록 자연친화적으로 설계했다는 게 GS건설측의 설명이다.

지상 여유공간이 부족해 삭막하기 십상인 주상복합을 친환경 아파트로 바꾸기 위해 지상주차장을 모두 없애고 단지 내 12곳에 운동코스를 마련하기로 했다. 생태공원으로 꾸며지는 워터파크, 퍼팅그린, 선큰가든 등을 조성해 ‘자연이 숨쉬는 초고층 아파트’를 만든다는 계획. 독서실, 명상휴게실, 원기회복실 등이 있는 동별 공동시설인 ‘워커블 커뮤니티(Walkable Community)’도 자랑거리다.

한편 친환경 조경과 웰빙 개념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업체마다 브랜드명에 이를 접목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고유지명 대신 산, 강, 바다 등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짓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부산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분양한 SK건설의 ‘오륙도SK뷰’를 비롯, 대우건설 ‘수영강푸르지오’, 현대산업개발 ‘수영만아이파크’ 등이 있다. 최근에는 대성산업 건설부문이 청계천 바로 앞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를 ‘청계천 대성 스카이렉스’라고 명명해 인기를 끌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시장이 예전 같지 않은 만큼,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자연친화적 설계와 마케팅이 필수”라며 “과거에는 평면개발이나 마감재에 치중했지만 웰빙 트렌드 이후 단지 조경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고 밝혔다.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06-09-04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