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김정문알로에는 잊어라.”알로에 기업의 ‘원조’ 격인 김정문알로에가 전열을 재정비하고 토털 건강전문기업으로 새출발했다. 그동안 주력해 온 알로에 관련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이온수기, 유기농식품 등을 판매하는 ‘대체의료 전문기업’으로 새옷을 갈아입었다.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활력 넘치는 젊은 이미지로의 변신 시도도 빼놓을 수 없다. ‘제2의 창사’라 할 만큼 전면적인 개혁이다.총지휘는 최연매 부회장(45)이 맡았다. 창업주 김정문 회장(78)의 부인이기도 한 최부회장은 지난 2003년 8월부터 김회장과 함께 경영일선에 합류해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주도해왔다.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고 과감한 인력조정을 단행하는 등 혹독한 내부 정비 끝에 부도 위기에 몰린 기업을 살려내 ‘회생의 주역’으로 꼽힌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외모가 한없이 여성스럽지만 위기관리만은 대장부 못지않게 해낸 것이다.“5년의 전문경영인체제 동안 회사가 많이 피폐해졌습니다. 알맹이가 빠진 장밋빛 보고서만 받아보면서 실태는 어떤지 까맣게 몰랐던 거죠. 2003년 위기에 봉착해서야 경영상태를 속속들이 들여다보니 ‘늦었다’ 싶더군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늦지 않았던 셈이 됐어요.”실제로 김정문알로에는 2000년대 들어 기업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 시장점유율이 계속 떨어진 것은 물론 영업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방문판매조직도 눈에 띄게 느슨해졌다. 1975년에 설립, ‘알로에’ 하면 김정문알로에를 먼저 떠올릴 정도로 지명도가 높았던 브랜드는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선의로 시도한 전문경영인체제는 결국 ‘악수’가 된 것이다.최부회장이 처음부터 ‘구원투수’로 투입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경영에 복귀한 김회장을 돕는 ‘사모님’이었지만 역할이 확대되면서 정식으로 부회장에 취임했다. 동시에 방만한 조직부터 다잡기 시작했다. 총직원의 3분의 1을 내보내고 10원짜리 하나도 결재를 거쳐 지출하도록 했다. 한편으로는 퇴사자들에게 재취업ㆍ창업 지원을 아끼지 않아 마찰을 최소화했다. 김회장도 최부회장의 위기관리 능력과 경영감각을 높이 사 지금은 의사결정 권한 대부분을 최부회장에게 부여한 상태다.“효율성이 떨어지는 사업분야를 정리하고 방판조직 재건에 주력했어요. 91년부터 5년간 김정문알로에 청주지사를 운영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지요. 재기에 온힘을 쏟았더니 부도 위기에서 1년 만에 정상궤도를 되찾았습니다.”위기에서 탈출한 김정문알로에가 올해 내건 슬로건은 ‘더블 경영’. 방판조직을 2배로 키워 매출과 이익을 2배 늘리고 사원복지 및 사회환원도 2배로 높이자는 의미다. 마침 올해는 김정문알로에가 창립 30주년을 맞는 해이다. 여러모로 재도약의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다. 환경운동가로 유명세를 떨친 장원씨를 신임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재도약과 기업 이미지 변신을 위한 시도 가운데 하나다.“국내에서 알로에를 유기농으로 생산하는 기업은 우리 회사뿐입니다. 새로 진출한 유기농사업과도 충분히 연계할 수 있어요. 화장품사업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화장품 원료로 알로에만한 게 없는 만큼 품질만은 자신있어요. 1만명이 1만원으로 1만명의 어린이를 지원하는 만만만 생명운동 등 사회환원에도 박차를 가할 겁니다. ‘사회의 모범이 되는 좋은 기업’으로 자리를 잡는 게 목표입니다.”최부회장은 “10년 이내에 한국 100대 기업으로 올라서는 것도 중요한 목표”라며 밝게 웃어 보였다.약력 : 1960년생. 79년 청주여고 졸업. 83년 청주사대 국문과 졸업. 85~87년 청주 중앙여중 교사. 91~95년 김정문알로에 청주지사장. 96년 김정문알로에 이사. 2003년 8월 김정문알로에 부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