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세무사이며 경영컨설턴트였던 아버지가 고문을 맡던 회사 사장이 상담을 하러 찾아왔다. 아버지는 상담 중에 나를 동석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중 내가 먼저 사람들을 상대하기도 했는데, 가끔 이런 질문을 던지는 묘한 아이였다. “아저씨, 돈 많이 벌었어요?”, “이익이 많이 남았어요?” 사람들이 아버지에게 ‘아드님이 더 무섭다’고 농담을 던졌을 정도다. 때문에 컨설턴트로서 나의 인생은 10여년에 지나지 않지만 경영자를 관찰한 측면에서는 이미 30년 이상의 경력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30여년간 수많은 흥망성쇠를 지켜봤다. 어떤 유형이 성공을 거두고 어떤 유형이 몰락하는지를 코앞에서 목격했다. 사장들의 얼굴을 떠올리는 동안 나는 ‘비즈니스 IQ’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비즈니스 IQ’란 뭔가. 바로 비즈니스에 관한 지성을 말한다. 이 지성이 높지 않으면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성공하고 싶다면 비즈니스 IQ를 높여야 한다. 단 비즈니스 IQ가 높아졌다고 반드시 행복하게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행복하게 성공하려면 ‘비즈니스 EQ’도 활용해 이 둘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비즈니스 IQ 첫째, 번다 = 돈을 버는 것은 비즈니스 IQ의 첫 번째다. 뭐라 해도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그것은 비즈니스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초보자는 이 사실을 모른다. 독립을 희망하는 사람과 상담해 보면 비즈니스 플랜이나 마케팅 등의 기획서를 컬러로 깨끗하게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들에게 매출을 어떤 식으로 올릴 거냐고 물으면 그걸 배우기 위해 찾아왔다고 대답한다.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는다.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없다면 독립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다.매출을 올린다는 건 독립 초기 회사에만 필요한 요소가 아니다. 오랫동안 기업을 경영한 사람이라도 자칫 잘못하면 궁지에 몰리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그런 경우에 빚 변제나 융자상환, 밀린 세금 처리 등은 매우 중요한 업무이지만 이것들은 매출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은 매출을 어떻게 올릴 것인지 기획하는 것이다.◇비즈니스 IQ 둘째, 사용한다 = 물품구입 등 필요한 경비를 제외하면 본질적으로 사업에서 돈을 사용하는 방식은 ‘소비’와 ‘투자’의 두 종류다. 따라서 갖고 있는 돈을 어떤 식으로 장래 매출과 연결시키는가가 승부처다. 대부분 경영자는 돈을 벌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판단이 흐려진다. 술집에서 유흥비를 사용하거나 업계의 단체모임에 참가하거나 거래처 사장과 골프를 치는 동안 본업이 뭔지 잊어버리는 것이다. 이런 활동에 들어가는 돈이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판단 기준은 만약 결혼했다면 파트너에게 물어보면 된다. 파트너는 그 돈이 투자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판단해 준다. 갖고 있는 자금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하는 문제는 회사가 크고 작은 것과는 관계없이 경영에서의 영원하고도 중요한 테마다.◇비즈니스 IQ 셋째, 지킨다 = 비즈니스 IQ에서 ‘지킨다’는 건 몇가지 종류가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거래처, 소비자, 외부세력으로부터 돈을 충분히 지켜내지 못하면 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다. 앞으로는 미국처럼 종업원들로부터 고소를 당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이다. 시대흐름에서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다. 시대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탓에 기존 방식대로 비즈니스를 하면 순간적으로 시장이 감소될 우려가 있다. 가령 ‘삐삐’로 불리던 무선호출기는 휴대전화의 보급으로 순식간에 시장에서 사라졌다. 휴대전화도 무선랜이 보급되면서 새로운 서비스가 구축돼 무제한 요금 등을 통해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자신의 비즈니스가 순식간에 소멸될 가능성을 한시라도 빨리 캐치하기 위해 끊임없이 안테나를 세워둬야 한다.▷ 비즈니스 IQ 넷째, 늘린다 = 특히 중요한 게 ‘늘린다’ 항목이다. 사람들은 이 항목을 ‘회사를 확장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서 말하는 ‘늘린다’는 것은 ‘매출이나 이익을 늘린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매출이 증가하면 회사 규모가 커진다. 사원수, 사무실 규모 및 비용 등이 매출에 따라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 직원수나 사무실 규모를 확장하지 않고 매출이나 이익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사업가들 중에는 ‘회사가 커진다 = 성공한다’는 20세기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미래 회사는 고객을 만족시킨 대가로 돈을 받으며 이익 향상에 의해 평가받는다. 여기에는 매출규모나 이익률은 관계없다. 적절한 이익을 오래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마케팅 천재인 제이 에이브러햄(Jay Abraham)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3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이는 상품판매든 서비스 제공이든 공식은 똑같다. 그 3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하나는 고객의 ‘수’를 늘린다. 이는 단순히 당신에게 돈을 지불해 주는 사람의 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고객수가 증가할수록 당신의 매출도 증가한다. 둘째는 고객의 ‘1회 구입금액’을 늘린다는 것이다. 고객이 한 번 구입하는 금액을 늘리는 게 두 번째 방법이다.한 번 구입하는 게 늘면 당연히 매출은 증가한다. 셋째는 고객의 ‘구입빈도’를 늘린다는 것이다. 고객이 지금까지 당신에게 상품을 구입하는 빈도가 월 1회였다면 월 2회 혹은 주 1회로 늘리면 매출도 증가한다. 고객에게 압박감을 주지 않는 상태에서 이 같은 내용을 실천할 수 있다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이 3가지 포인트에 초점을 맞추고 지혜를 짜내는 것이다. 여기에는 굳이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돋보기비즈니스 IQ로 본 10가지 레벨비즈니스, 의외로 즐겁고 재미있어지금껏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났다. 자영업자부터 세일즈맨, 경영자 등 실로 다양한 업종의 종사자들이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이런 사람들을 유형에 따라 나누는 걸 좋아했다. 여기서는 비즈니스 IQ라는 측면에서 10가지 유형으로 정리해 봤다.IQ레벨 1. 무슨 일을 해도 안되는 유형 = 비즈니스에는 발을 들여놓지 말았어야 하는 부류다. 차라리 다른 재능을 찾는 게 낫다. 마음에 없는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겠다고 할수록 불행해질 뿐이다.IQ레벨 2. 의뢰를 받으면 확실히 완수하는 유형 = 종업원으로서는 호평을 받는다. 하지만 비즈니스에서는 평가받기 어렵다. 독립해도 고객이 의뢰한 것 이상은 할 수 없기 때문에 성공하기 어렵다.IQ레벨 3. 배려ㆍ준비를 잘하는 유형 = 일단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파워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당한 평가는 못받는다.IQ레벨 4. 파워가 넘치고 밀어붙이는 유형 = 종업원으로 출세하거나 자영업으로 능력을 발휘한다. 단 함께 있으면 상대방을 지치게 만들기 쉽고 절대적인 신뢰를 얻기 어렵다.IQ레벨 5. 무슨 일이든 잘 처리하는 활동가 유형 = 자영업에 매우 적합하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잘 처리하는 만큼 돈을 버는 일에 의식을 집중하기 어렵다. 열심히 뛰는 만큼 이익을 올리기 어렵다.IQ레벨 6. 세일을 잘하는 유형 = 어떤 상품이든 팔아치우는 사람이다. 종업원이든 자영업이든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돈을 잘 지키는 사람과 손잡으면 비즈니스에서 큰돈을 번다.IQ레벨 7. 마케팅을 잘하는 유형 = 세일과 마찬가지로 마케팅을 잘하는 유형은 성공한다. 단 혼자 비즈니스를 하거나 장기적인 비전이 없는 경우 큰 성공은 어렵다.IQ레벨 8. 팀을 잘 구성하는 유형 = 비즈니스 오너로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재능이다. 결국 리더십이다. 팀을 만들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재능이 있으면 비즈니스 오너로 활약할 수 있다.IQ레벨 9. 비즈니스 모델의 천재 = 팀을 만드는 재능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재능은 비즈니스 오너가 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돈을 버는 구조를 생각해내 팀을 만들면 오너가 될 수 있다.IQ레벨 10. 뭘 봐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는 유형 = 뭘 봐도 성공하는 비즈니스의 재료를 발견해낸다. 실행하든 않든 비즈니스가 되느냐 여부를 순간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지금까지의 내용을 보고 ‘나는 비즈니스 IQ가 높지 않다’며 타박할 필요는 없다. 사업이 그렇게 복잡한 것만은 아니다. 대부분이 평소에 고객으로 비즈니스에 참가하고 있으니 조금만 달리 생각해 보면 간단히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비즈니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즐겁고 재미있다. 고객을 기쁘게 하는 자신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