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500호 (2005년 07월 04일)

이젠 장기 투자문화 꽃피울 때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1

국내증시가 1000포인트에 재도달했지만 시장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한 것 같다. 주식투자에 대한 일반의 경계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동안의 증시를 돌이켜보면 이해는 된다. 예컨대 국내 주식시장은 1000포인트에 이르고 나서는 이상하게도 급락하는 패턴을 보여줬다. 외환위기 때는 불과 몇 개월 만에 주식가치가 절반으로 줄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이익실현 압력이 높아지면서 대규모 환매가 발생하고, 이는 다시 지수와 수급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과정이 만들어졌다. 다행히 최근에는 적립식펀드 등 간접투자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과거와 같은 패턴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증시는 우리의 투자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절호의 시점이다. 과거와 같은 객장의 분주함 대신 우량 금융자산을 보유함으로써 조용하지만 장기적 시장수급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누적돼 온 주식투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장기투자에 대한 믿음 결여에서 비롯됐다. 장기투자는 단순히 투자를 오래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우선은 우량주식을 보는 시선을 갖고, ‘좋은 주식은 언젠가 제자리를 찾는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다만 개인이 직접 실행하기 어려우므로 간접상품을 활용하면 되는 것이다. 누구나 꿈꾸는 큰 수익률은 바로 장기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장기보유가 큰 수익률로 연결된다는 건 그동안 충분히 검증됐다. 최근 관심이 높아진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살펴보자.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수익률 상위 5개 펀드의 3년간 평균 누적수익률은 62%에 이른다. 같은 기간 종합지수 상승률이 18%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44%포인트의 초과수익률을 달성한 것이다. 일부 펀드의 경우 3년간 200%를 웃돌기도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표적인 주식형펀드의 경우 대부분 우량주를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이들 펀드는 설정된 지 벌써 3년 내지 4년을 넘어서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에 만기 1년 이상의 펀드를 찾기 어려웠던 사실에 비춰 보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우량주에 대한 장기투자의 효과는 국내투자자보다 외국인이 훨씬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2000년 이후 외국인투자가는 국내에서 46조원 이상의 주식을 매수했다. 외국인투자가의 경우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친 반복된 투자경험을 갖고 있다. 이들은 어떤 국가에서든지 우량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결코 손해 보지 않는다는 사실에 눈을 뜨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성장잠재력이 큰 이머징마켓에 대한 인식은 각별하다. 장기투자에서 이런 시각은 매우 중요하다. 자본주의는 결국 ‘성장’을 의미한다. 경기순환이라는 경제현상으로 호황과 불황의 과정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자본주의 경제는 우상향의 성장궤적을 그리기 때문이다. 이 믿음이 있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다.

장기투자 요령은 두 가지를 잘 지키면 된다. 첫째, 투자기간을 되도록이면 길게 가져가되 분할해서 매수하라는 것이다. 투자기간이 길면 하락장세가 오히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중요한 점은 급락할 때마다 분할 저점매수하겠다는 생각이다. 분할매수는 결국 매수단가를 낮춰 둠으로써 증시 상승기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최근 인기를 독점하고 있는 적립식펀드도 바로 이런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둘째,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간접투자 상품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다. 투자요령에 담겨져 있는 숨은 의미는 결국 개인의 직접투자가 내포하고 있는 단기 변동성과 그에 따른 손실 확대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는 이런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 검증된 주식형펀드의 경우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 20개와 내재가치가 우량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운용한다. 개인적으로 투자해서는 분산투자를 효과적으로 수행해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과 개별기업의 내재가치를 분석하기 힘들다는 점만 감안하더라도 간접투자의 필요성은 충분할 것이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사장

약력 : 1961년 전남 강진 출생. 90년 전남대 정외과 졸업. 89년 동원증권 입사. 96년 동원증권 서초지점장. 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99년 미래에셋증권 대표(현). 공정위 기업간전자상거래 자문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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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