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제 500호 (2005년 07월 04일)

‘중국인 씀씀이 커질 것’ 명품업체 ‘싱글’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1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어도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이 조만간 단행될 것이라는 분석은 국제외환시장에서 이미 대세로 굳어져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및 유럽의 기업들은 이해득실을 계산하느라 매우 분주한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위안화 평가절상은 전세계 산업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며 “명품업체ㆍ자동차메이커ㆍ항공사 등은 수혜주, 유통ㆍ휴대전화업체 등은 비수혜주”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지역의 매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위안화 평가절상시 큰 이익을 챙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화가치가 높아져 ‘주머니사정이 두둑해진’ 중국인들이 종전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및 유럽기업들은 아시아에서 거둬들인 판매대금을 달러나 유로화로 환전할 때 상당한 ‘환율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된다.

위안화 평가절상의 대표적 수혜기업은 티파니, 불가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명품업체들이다. 티파니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아시아에서 올린 매출이 23%에 달한다.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젠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가치가 절상되면 한국, 일본, 대만 등 다른 아시아 각국 통화도 자연스레 상승해 아시아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함께 커진다”며 “이럴 경우 명품업체들은 두 배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및 유럽의 자동차업체들도 위안화 평가절상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아시아 자동차업체들이 통화가치 상승으로 수출경쟁력이 약화된 점을 이용해 폴크스바겐, 푸조, 르노, 피아트 등 유럽의 자동차업체들은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BMW의 경우 아시아 매출 비중이 77%에 육박해 위안화 평가절상 시점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시아 소비자들의 구매력 확대는 대한항공, 말레이시아항공, 중국남방항공 등 아시아 항공사들에도 큰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항공사들은 자국 통화가치 상승으로 달러로 지불하는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를 맛볼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아시아에서 원자재 등을 수입해야 하는 업체들에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달러나 유로화로 환산한 수입원가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표적 기업들은 중국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해야 하는 유통업체들. 미국의 월마트나 타깃, 스웨덴의 헤네스&모리츠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은 위안화 평가절상시 중국의 납품업체들이 판매가를 올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수입가격 인상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원자재 수입이 많은 독일 아디다스와 푸마, 휴대전화의 거인 노키아와 모토롤러 등은 이 같은 이유로 걱정이 태산이다. 노키아는 재료구입비의 3분의 1을 중국에서 쓰고 있으며, 모토롤러도 이 비중이 20~25%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시아에 생산기지를 두고 아시아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기업들은 그나마 위안화 평가절상의 파장을 덜 느끼게 될 것”이라며 “이들은 원자재 비용 부담이 커지면 아시아 소비자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이 한국기업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위안화가 절상되면 해외시장에서 중국제품에 대한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증가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내수가 위축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위안화가 10% 절상되면 대중국 수출 비중이 큰 기계, 철강, 석유화학 등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산업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위안화가 절상되면 한국의 원화가치 역시 동반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국기업들이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력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산업별 특성에 따라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06-09-04 12:01